영화

SAS 특수부대: 라이징 오브 블랙 스완

Whitman Park 2025. 9. 22. 08:30

해마다 9월 중순에 충남 계룡시에서 열리는 군(軍)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 행사 행사에 전국의 밀리터리 덕후(이른바 '밀덕')들이 몰리고 있다 한다. 국군의 주력 무기와 장비 등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축제에 전국에서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채 5만 명도 안되는 계룡시 인구의 20배가 넘는 남녀노소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탱크와 자주포, 헬리콥터 등 우리나라 방산 제품의 품질이 세계수준으로 높아졌고 자연히 일반인의 무기에 호기심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을 통해 언론과 영화에 소개된 각종 특수장비와 무기로 무장한 특수부대원들의 용맹한 활약상이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북한과 대결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SWAT 같은 경찰특공대의 대테러 작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참에 Netflix 영화 〈SAS 특수부대: 라이즈 오브 블랙 스완〉(SAS: Rise of the Black Swan, 2021)을 아주 흥미롭게 보았다.

처음부터 강렬한 액션으로 시종하는 이 영화는 영국에서 처음 개봉되었을 때의 제목은 〈SAS: Red Notice〉였다. 그러나 Netflix가 이 영화 판권을 인수하면서 자체 제작 영화〈Red Notice〉(인터폴 적색수배)[1]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제목을 바꾼 것이다. 이 영화가 우연이지만 행운처럼 여겨졌 이유는 이미 다른 블로그 기사에서 밝힌 바 있다.

 

* 런던의 워털루 역을 출발하는 파리행 유로스트림 열차. 이하 사진출처: Netflix 영화 캡쳐
* 영국의 도버 해안과 프랑스의 칼레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공사는 세기의 토목공사로 일컬어졌다.

 

영화의 줄거리

영국의 브릿개즈 가스회사는 동유럽 조지아에서 가스관을 건설할 때 난관에 부딪힌다. 어느 산간 마을 주민들이 완강히 반대하자 가스회사는 SAS 특수부대 클레멘츠 장군에게 해결을 부탁한다. 클레멘츠는 미국계 민간군사기업(PMC)인 블랙 스완(검은 백조) 회사를 고용하여 주민들을 쓸어버리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블랙 스완이 조지아에서 행한 잔학 행위는 한 주민에 의해 몰래 휴대폰으로 촬영되어 서방에 유출되어 방송을 타고 블랙스완의 경영진, 설립자 윌리엄과 지휘관인 두 자녀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자로서 인터폴의 적색 수배령이 내린다. 국제형사재판소가 영국에 거주하는 피고인들을 헤이그로 송환해 재판을 받게 할 것을 요구하자 영국 총리는 주저한다. 총리는 정부의 개입이 밝혀지면 곤란하다며 SAS 클레멘츠 장군을 불러 그들을 조용히 처리할 것을 지시한다.

SAS의 급습을 눈치챈 윌리엄은 블랙 스완을 해산하고 부대를 지휘해온 그레이스와 올리버에게 속히 떠나라고 말한다. SAS가 블랙 스완의 본부를 포위하였을 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 변장한 그레이스와 올리버, 핵심 대원들은 SAS에 복수를 다짐하고 파리행 유로스트림 열차에 탑승한다. 윌리엄은 인간적 정서와 담을 싼 사이코패스인 그레이스가 특별하다며 그에게 블랙스완의 통솔과 재건을 맡겼던 것이다.

 

그레이스 일당의 타깃은 런던발 파리행 유로스트림 열차였고 해저 터널로 진입한 후 승객들을 인질 삼아 영국 정부에 탈출용 헬리콥터와 5억 달러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열차 안에는 SAS 요원 톰 버킹엄과 그의 여자친구 소피 하트가 탑승하고 있었다. 톰은 소피에게 파리에 가서 청혼할 예정이었는데 이미 블랙 스완의 테러 사건이 보도되었던 터라 긴장을 풀지 못한다. 이를 보고 소피는 톰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 다반사인 군인이고 자기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 의사라 서로 어울릴 수 없다고 말한다.

 

* 여자친구에게 청혼하기 위해 파리행 고속열차를 타고가는 SAS의 에이스 대원 톰 버킹엄

 

이 다음의 줄거리는 필자가 기고한 한글 위키백과의 " SAS 특수부대: 라이즈 오브 블랙 스완"을 참고하세요.

 

감상의 포인트

이 영화는 앤디 맥나브의 원작 〈SAS: Red Notice〉 (적색수배)[1]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실제로 영국군 특수부대 SAS(Special Air Service)에서 복무한 적이 있는 작가의 경험담이 녹아들어 있고, 또 그가 제작과정에서도 기술고문으로 참여하였기에 박진감을 더하는 것 같았다.

사실 영화 속의 검은 백조(Black Swan)는 영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미국계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 PMC)으로 그려져 있다. 많은 부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악명을 떨친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을 연상케 한다. 

 

* 채널 터널 안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소방대원들

 

이 영화에서 보듯이 PMC의 활동이 정규군이 수행하기 곤란한 민간기업의 해외 공사현장 경비, 인질 구출, 전투 대행, 주요인물의 특별경호 등으로 확대[2]됨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PMC가 저지르는 인권유린과 자원수탈 문제는 국제적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2023년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보고서에서는 PMC같은 용병들이 민간인 거주지 근처에 경고 없이 지뢰를 매설하는 등 민간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잇따랐음을 지적했다.

 

PMC 대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 문제 역시 중요한 논란거리다. 이들에 대해서는 특정 국가의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범죄를 처벌할 주체와 절차에 대해 국제적인 합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 블랙워터 소속 용병들이 자살폭탄 테러로 오인한 민간인 차량에 대해 무력 대응을 하여 이라크 민간인 1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주범 4명은 이라크가 아닌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중형을 선고받았음에도 2021년 사면을 받아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셈이었다. 이같은 사례는 PMC들의 활동이 실질적으로 '무법지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PMC의 존재 자체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군사기업들이 전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며, 갈등을 오히려 장기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PMC가 전투의 군사적・정치적 결과보다는 경제적 이익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 귀족 신분임에도 군사적 모험을 좋아해 SAS에 입대한 주인공은 일당백으로 싸운다.
* SAS 대원 중에는 블랙스완과 내통하여 내부정보를 흘려주는 자도 있다.

 

프랑스의 외인부대, 바티칸의 스위스 근위병처럼 나라마다 사정은 조금씩 달라도 정규군 이외의 PMC의 존재가 불가피하고 갈수록 중요시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현대전에서 첨단무기를 다루는 특수 임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주요국마다 군 편제에 따라 다수의 특수부대를 운용하는 만큼 이들이 전역한 후에 정상적으로 사회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육군은 그린베레와 델타포스·75레인저연대 등을, 해군과 공군은 각각 네이버실과 720특수전술타격대 등 최정예 특수전 부대를 거느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 톰 버킹엄은 큰 영지와 맨션을 가진 귀족 신분임에도 임무가 하달되면 즉각 뛰어나가는 용맹스러운 SAS 대원으로 그려져 있다. 원작자인 앤디 맥나브는 톰을 주인공으로 하여〈Red Notice〉(2012) 외에도 〈Fortress〉(2014), 〈State Of Emergency〉(2015) 두 편을 더 발표하였다.

본명이 Steven Billy Mitchell (1959生)인 Andy McNab는 10대 때에는 비행(非行)청소년으로 소년원에도 들락거렸으나 16세에 군(Royal Green Jacket)에 입대한 뒤로는 정신을 차리고 군무에 충실하여 몇 차례의 도전 끝에 1984년 빡센 훈련과 실전임무로 유명한 SAS(Special Air Service 공정대/空挺隊)로 옮겼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 파병되어 바그다드 지하 통신망의 파괴, 스커드 미사일 추적 등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그는 큰 부상을 입고 입원치료를 받은 후 부대로 복귀하였다가 1993년 34세로 전역하였다고 한다. 그 후 특수전 훈련교관, 저널리스트 등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경험을 살려 여러 편의 픽션과 넌픽션을 써서 발표하였는데 SAS에서의 활동이 워낙 민감한 내용이 많아 원고를 발표하기 전 반드시 국방부의 검열을 받아야 했다. 또 TV에 출연할 때에는 얼굴을 그림자로 처리하는 등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애썼으며 그때부터 앤디 맥나브라는 필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1993년과 1995년에 발표한 〈Bravo Two Zero〉와 〈Intermediate Action〉은 각각 영국에서만 170만부, 140만부가 팔렸고 16개 언어로 번역되어 17개국에서 출판되었다. 10년 간의 SAS 복무가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그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던 것이다.

 

* 터널의 비상탈출로로 빠져나간 두 사람은 프랑스 설원에서 조식의 복수와 부대의 명예를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여담이지만 영국과 프랑스를 이어주는 채널 터널이 영화의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영화로 톰 크루즈 주연의 〈Mission Impossible〉(1996, 제1편)이 있다. 그 영화에서 장 르노가 조종하는 소형 헬리콥터가 터널 안까지 유로스타 열차를 뒤쫓아가다가 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프로젝트 금융을 연구하던 필자로서는 터널 안 폭발 사고로 인해 복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채널 터널의 운영수입이 끊어지고 가까스로 채무조정(rescheduling)을 통해 운영되고 있던 '유로 터널 프로젝트 회사가 파산하고 말 터인데' 하고 걱정이 앞섰다.

나로서는 유로 터널의 운영과 캐시플로가 궁금하여 파리와 런던을 한 번은 여객열차를 타고, 다른 한 번은 버스를 타고 화물열차에 실려 오갔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은퇴한 지금은 '강 건너 불구경'처럼 여겨졌다. 비록 터널 안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터널 안에 설치되어 있던 가스관이 연쇄폭발하는 참사가 벌어지더라도 태연자약할 수 있다는 게 스스로도 놀라웠다.

 

Note

1]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 ICPO, 인터폴)가 회원국의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예컨대, 이 영화의 원제인 Red Notice란 인터폴의 수배령이 내려진 피의자(블랙 스완의 CEO 및 최고위 지휘관 3명)를 체포하여 지정 장소로 압송함으로써 재판을 받게끔 요청하는 공문을 말한다. 출처: 한글 위기백과

인터폴의 현 총재는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김종양 씨이다.

 

2] 우리나라는 인구감소와 복무기간의 단축으로 군 편성기준인 50만명에도 못 미쳐 '병력 절벽'의 위기에 처해 있다. 아무리 유무인 복합체계로 무장한 스마트 강군을 지향한다 해도 북한 정규군의 1/3이 안 되면 반격은커녕 방어도 힘들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는 블렛케이(Bullet-K)를 비롯한 5~6곳의 PMC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활동하는 용병들은 특수부대 복무 경력을 바탕으로 주로 육상 및 해상 경호 업무를 수행하며 외국 군대나 경찰을 대상으로 군사 교육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들은 많은 보수를 받는 만큼 전문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단 유사시에는 군사작전의 지원 및 특수장비 조작, 정찰병참 등을 맡아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