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28

합성사진과 딥페이크 논란

내가 갖고 있는 갤럭시폰 S-22에도 인공지능(AI)의 여러 기능이 새로 추가되었다.그 전에도 트리밍, AI지우기 등을 즐겨 사용했는데 사진 속의 인물만 빼내는(抜/ぬき) 기능을 써서 다른 배경사진 속에 넣는 콜라주(photo collage) 만드는 재미에 빠져들었다.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많이 찍어놓았음에도 거기에 어울리는 피사체(사람이나 반려동물)가 없어 어디 내놓지 못하고 있던 사진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위의 사진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지만 여인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해지는 들녘 풍경이 왠지 스산해 보이다가도 묘령의 여인이 등장함으로써 갑자기 활기를 띠고 오만 가지 스토리가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What's interesting?지난 8월 해운대..

전시 2024.10.17

얼마나 맛있을지 사진만으론

언제부터인가 음식점에 가면 내 앞에 놓인 음식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인스타그램은 하지 않아도 간혹 블로그에 음식 사진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그보다는 언제 어디서고 마음놓고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폰 갤러리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사진 중에서 따로 표시를 해놓은 것도 아닌데 '음식' 사진만 골라내는 AI 기능이 신기하기조차 했다. 마침 내가 즐겨먹는 호박죽에 관한 시를 영어로 옮기게 되었다.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 감동적이었다."아직 돌아오지 않은 식구들 몫까지 / 식탁 가득 붉은 호박죽 / 우주로 창을 낸 저녁이다"잘 익은 단내와 구수한 맛을 풍기는 호박죽을 이 자리에 없는 식구들 뿐만 아니라 창문을 통해서는 우주의 생명체들과도 공유한다니 얼마나 자비롭고 스케..

전시 2024.08.18

꽃길만 걸으세요

"꽃길만 걸어라"고 말하지만과연 그게 축복일까?꽃길만 걷는다면예쁘고 진기한 꽃도 보고꽃향기도 그윽하겠지.하지만떠들썩 구경하는 사람도훼방꾼도 적잖을 거야.무엇보다도그 꽃길에서는 누가 물을 주며가루받이할 벌 나비는 어떻게 끌어 모을까!   지난 3월 말 강원도에 갔을 적엔 봄꽃이 아닌 눈꽃송이를 보아 전혀 뜻밖이었다. 그렇기에 강릉 경포호에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원도로 떠났다.진부 오대산역에 내렸을 때 진부택시의 안희진 기사가 4월 14일까지 삼척 맹방리에서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고 귀띔해줬다.  근덕 IC로 나가면 도로변의 가로수 벚꽃도 아주 볼 만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다음 날 아침 맑은 날씨임을 확인하고 처음 가보는 삼척 맹방리로 떠났다.  과연 삼척 근교의 맹방리에서는 벚꽃이 만발한 가로숫..

전시 2024.04.15

강릉 솔올미술관 개관 전시회

최근 강릉에 공공미술관이 산뜻한 모습으로 개관을 하여 화제가 되었다. 바로 강릉 市가 솔올('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 지구에 아주 멋있는 솔올미술관(Sorol Art Museum: S를 고딕체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한 5OROL AM)을 세운 것이다. 마이어 파트너스(Meier Partners)가 설계하고 4년 여의 준비 끝에 높은 언덕 위에 순백색의 건물이 들어섰다.[1]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현대건축의 거장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을 보여주고 있어 그 자체가 하나의 미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개관전(2024. 2.14 ~ 4.14)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의 공간주의(Spatialism..

전시 2024.03.30

Picturesque 봄의 수채화

내가 좋아하는 영어 단어에 'Picturesque'가 있다. 마침 친구가 보내준 '봄'에 관한 여러 편의 시(詩) 중에 그림을 보는 듯한 시 한 편(A picturesque poem)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수채화 같은 봄 풍경"을 검색해 보니 아래의 그림을 찾을 수 있었다. 봄 풍경을 상상하며 시를 우리말과 영어로 차례로 읽어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시인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과 들을 배경으로, 아니 청중으로 여기고 인생 곡을 연주하라고 한다. 봄의 수채화 - 양봉선 복사꽃 화사한 봄날 어스름 해질 무렵 어머니 젖무덤처럼 완만한 능선 따라 쉼없이 거닐 때 먼 발치 언뜻언뜻 보이는 형형색색 절경 수채화 물감 풀어 놓은 흐드러진 산야 벗삼아 인생을 연주하리라 Watercolors of Sp..

전시 2024.03.15

잠실 금아(琴兒) 피천득 기념관

잠실 롯데에서 열리는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롯데 민속박물관을 찾아 갔다. 마침 시간여유가 있어 3층 엘리베이터 홀 앞에 있는 금아 피천득 기념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지금도 피천득(皮千得, 1910 ~ 2007) 하면 그의 수필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기에 '인연', '5월', '청자 연적(靑瓷硯滴)', '파격' 같은 말부터 연상되곤 한다. 그런데 식민지 시대와 건국 시기를 살았던 지식인이자 영문학자로서 그의 삶을 몇 개의 단어로 나타낼 수는 없을 것이다. 작은 아파트 크기의 전시실에는 그의 전 생애가 일목요연하게, 또 아기자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유명 인물의 기념관을 나름대로 많이 찾아다닌 바 있다. 얼핏 떠오르는 사람만 해도 조지 워싱턴(Mount ..

전시 2024.02.18

광주 아시아 문화의전당 기획전시회

12월 22일부터 광주 아시아 문화의 전당(ACC)에서 아주 특별한 국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인류가 집중호우, 폭염과 폭설 등 '기후변화'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ACC가 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시회를 기획한 것이다. 내년 2월 25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3,4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수, 토는 저녁 8시까지 연장)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가이아(Gaia)'란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을 말한다. 카오스가 혼돈 상태에서 낳은 딸이다. ACC는 이번 전시회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하여, 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양한 각도로 조망하는 전시"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2023 ACC 사운드 랩'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 팀의 작품을 포함하여 한국, 중국, 일..

전시 2023.12.26

꽃 한 송이 드리리다

연말연시를 맞아 친한 친구나 지인들에게 보낼 연하장에 새해 복을 빌어주는 어구(Season's greetings)는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친구가 황금찬(1918~2017) 시인이 임술년(壬戌年 1982)을 맞아 독자들에게 축복을 전하였던 시 한 편을 소개해 주었다. 처음엔 말 그대로 생화(生花) 한 송이를 선물 받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영어로 옮기면서 곱씹어 볼수록 내가 받고 싶은 꽃 한 송이는 과연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꽃 한 송이 드리리다 - 황금찬 A Flower for You by Hwang Geum-chan 꽃 한 송이 드리리다. 복된 당신의 가정 평화의 축복이 내리는 밝은 마음 그 자리 위에 눈이 쌓이듯 그렇게 -- A flower for you. Blessed be yo..

전시 2023.11.29

가을날 집을 짓지 못 하는 사람

콘서트장, 미술 전시장은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많이 찾는 곳이다. 나 역시 은퇴하면 한 달에 적어도 한두 번 찾아가보기로 작정했으나 코로나 거리두기가 끝난 후에도 인터넷 예약을 제때 하지 못해 귀중한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이건희 컬렉션,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 등 알면서도 전시기간을 지나쳐 버렸다. 아마도 가족이나 지인이 인터넷으로 예약했다며 연락을 해왔으면 만사 제치고 찾아갔을 거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ARTE 채널에서 우연찮게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 전시회 안내를 볼 수 있었다. 대전역 부근 옛 동양척식회사 자리에 있는 헤레디움 미술관에서 가을을 주제로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초대작가는 독일의 신표현주의 거장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로서 그가 라이너 릴케..

전시 202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