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3

기적(Miracles from Heaven, 2015)

오늘날에도 과연 기적은 있는가? 우리도 기적을 체험할 수는 없는가? 오래 된 신문을 뒤적이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기사와 사진에 눈길이 갔다. 방 한쪽에 쳐박혀 있던 신문더미 속에 들어있었는데 마치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곱 개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 받은 일곱 살 은서가 엄마 품에 안겨 미소 짓는 모습이었다.[1] 일곱 살 은서는 날 때부터 모유조차 소화시키지를 못했다. 위장·소장·대장 등 소화기가 정상적으로 붙어는 있지만 연동 운동[2]을 하지 않는 '만성 가성 장폐색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았기 때문이다. 밥을 조금만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다 토해내는 바람에 입으로는 아주 적은 양의 식사만 할 수 있었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은 80% 이상을 영양제와 수액 주사를 맞으며 근..

영화 2022.02.20

일본 드라마 써머 스노우(2000)

제목 “여름에 내리는 눈”은 깊은 바다에서 하얀 물체가 눈 내리는 것처럼 바다 밑으로 떨어지는 'marine snow'를 이르는 말이다. 바닷물 표층의 생물 사체, 찌꺼기, 플랑크톤이 죽어서 작은 덩어리로 뭉쳐 눈처럼 내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Summer Snow는 1996년 제68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올랐던 홍콩 영화 "여인사십(女人四十)"의 영어 제목이기도 하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는 스코틀랜드 민요 “The Water is Wide”이며 일찍이 미국의 Peter Paul & Mary가 "There is A Ship"으로 개사해 불러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노르웨이의 소프라노 시셀 슈샤바(Sissel Kyrkjebø)가 잠피르(Gheorghe Zamfir)의 팬플룻 반주로 부른 곡은 200..

드라마 2022.02.20

존 큐(John Q, 2002)

2002년 6월 서울 도심은 월드컵 대회에서 연승을 거둔 한국 축구선수들을 응원하는 길거리 응원단으로 넘실거렸다. 집에서 TV 중계방송이나 보고 앉았을 사람들을 길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든 것은 중심가 요로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전광판과 여럿이 모여 응원하면 선수들에게 그 파워(念力)가 전해질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 그리고 굿판과 같은 축제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군중의식 때문이었다. 똑같이 붉은 티샤쓰를 입은 '붉은 악마들'(Red Devils)의 질서정연한 응원 모습은 국내외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15년 전 같은 장소에서 벌어졌던 '6월 민주화 항쟁'을 떠올렸다. 현행법상 보통 사람들이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장치는 투표를 통해 그들의 의사를 대변해줄 사람을 선출하는 일뿐이다. 같..

영화 2022.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