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31

겨울에 듣는 피아졸라의 음악

G : 안녕하세요. 손에는 음악회 팜플렛을 들고 남부터미널 역에서 지하철을 타셨다면 예술의 전당에서 무슨 공연 보고 오시는 길인가요? P : 네, 오늘(2024.01.27) 서울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열린 송영훈의 4 첼리스트 연주회를 보고 나오는 길입니다. 부제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겨울"이었어요. G : 그럼 송영훈 씨를 비롯한 네 명의 첼리스트가 겨울 분위기 나는 탱고 중심의 레퍼토리를 연주했겠군요. P : 잘 아시는군요. 피아졸라의 '항구의 사계' 중 겨울을 비롯하여 클래식의 여러 명곡을 편곡해서 첼로만으로 멋지게 연주해주었습니다. G : 송영훈 첼리스트는 연주솜씨도 뛰어나지만 인물 좋고 언변 좋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Young Song 팬들이 많잖아요? P : 네, 맞습니다. 저는 송영훈..

공연 2024.01.27

트럼펫 연주와 No More Art

아침 기상 나팔도, 군대의 진격 나팔도 트럼펫이 맡는다. 그렇기에 트럼펫 소리를 들으면 벌떡 일어난다거나 힘차게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조건반사적으로 들곤 한다. 내 경우 어려서부터 루이 암스트롱의 재즈곡, 김인배의 "밤하늘의 트럼펫" 같은 경음악을 들으며 한때 트럼페터(trumpeter)를 동경하기도 했다. 전에 직장에서 모셨던 상사가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으셨기에 평소에 트럼펫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영향도 있었다. 트럼펫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히 국내외의 트럼펫 연주자들도 눈여겨 보게 되었다. 트럼펫은 여러 관악기 중에서도 입술과 호흡의 강약으로 음의 높낮이, 아티큘레이션을 조절하는 만큼 연주하기 힘든 악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특히 여성 연주자들은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 특히..

공연 2024.01.11

양인자 작사, 킬리만자로의 표범

오래 전 회사법 시간에 학생들에게 앞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을 얻으려면 노래 작사를 해보라고 권한 적이 있다. 음원 저작권료가 상당하므로 히트곡 몇 곡만 나오면 평생 어지간한 월급쟁이보다 나은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바브라 스트레이전드의 '메모리' 예를 들어주었다. 작곡은 음악적 재능을 요하지만, 노래 가사는 자기의 진솔한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면 몇 번이고 고치고 다듬을 수 있으니까 누구나 쓸 수 있는 거라고도 했다. 물론 실력있는 작곡가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모든 작사가(지망생)들의 우상인 양인자 씨가 모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다. 자신이 고이 간직하고 있는 소장품을 공개하는 자리였는데 자필로..

공연 2023.12.13

서초구 경로잔치와 어린이 영어 말하기 대회

27회 노인의 날을 맞아 9월 26일 서초구청과 방배노인종합복지관이 대한노인회 서초구지회 등의 지원을 받아 관내 경로당 회장과 임원을 대상으로 흥겨운 잔치를 벌였다. 본래 노인의 날은 10월 2일이지만 금년은 추석 연휴와 겹치므로 앞당겨 경로잔치를 겸해 미리 기념식을 갖는다고 했다. 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International Day of Older Persons)은 10월 1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날이 국군의 날이므로 10월 2일을 노인의 날 기념일로 정한 바 있다. 대한노인회 서초구지회 김정무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박성중 의원, 조은희 의원 등 역대 서초구청장의 축사가 있었다. 노인회의 재정과 복지, 노인 일자리를 좌지우지하는 전성수 현 서초구청장이 등단할 때에는 우레와..

공연 2023.09.26

하늘에 걸린 무지개

장맛비가 그치고 모처럼 해가 떴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으므로 반대편을 바라보니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었다. 어느 시인은 저 무지개가 내일의 희망과 기쁨을 안겨줄 거라 믿으며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어찌 보면 이 시는 학생들에 대한 훈화 같기도 한데 유안진 교수는 1980년대에 수필 같은 장문의 산문시 "지란지교를 꿈꾸며"로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 유안진 The Windflower Will Not Wither - Yu Anjin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 믿으리 Tomorrow's share is ..

공연 2023.07.28

팬텀싱어4 결승 무대의 "Melody"

우리 한국 사람들은 흥겨우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전업 가수가 있고 그들의 등용문(登龍門)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유별난 것 같다. 장르도 트롯, 가요, 성악곡 등으로 나뉘어 있고 오디션도 전국 노래자랑 같이 제작진이 방방곡곡을 순회하면서 장기자랑처럼 진행하는 것도 있다. 수준이 높기로는 전문 심사위원과 방청객들 앞에서 가수(지망생)들이 콘테스트를 벌이기도 하고, 시청률이 높은 경우에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스마트폰을 이용한 문자 투표로 우승자를 결정하는 프로도 있다. 노래 부르기 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내가 주목한 프로는 이번에 시즌4를 마친 JTBC의 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여러 남성 4중창단이 배출되었거니..

공연 2023.06.05

'님이 오시는지'를 영어로 번역?

G : '님이 오시는지'를 영어로 말해보라고요? P : 네, 우리 가곡요.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할 때의 문제점, 인공지능(AI) 번역기를 사용할 때의 유의점 등에 대해서는 얼마전에 다룬 적 있어요. 이번에는 우리 말의 특징과 AI가 이를 번역할 때의 애로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G : 요즘 YouTube 강의 채널을 보면 챗GPT나 영어로 된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Dont' worry, be happy."라고들 해요. 일단 우리말로 입력한 후 즉석에서 파파고 같은 AI 번역기로 고쳐서 입력하라는 안내를 해줍니다. P : 네, AI 번역기를 쓰면 언어장벽이 해소될 것처럼 이야기들 하지요. 그런데 실상을 보면 그 반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요. 소통이 잘 되기는커녕 오히려 오해와 불신만 조장할 가능성이..

공연 2023.04.14

늘 새로운 '예수' 칸타타와 뮤지컬

2023년 4월 9일 부활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와 십자가 구속, 부활을 그린 특별한 공연 두 가지를 보았다. 서울 온누리교회에서는 부활주일이면 칸타타 공연을 하는 것이 오랜 전통으로 남아 있다. 교회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오후에는 지인들이 알려준 Sight & Sound의 뮤지컬 'JESUS'를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온누리교회는 성가대 합창단은 물론 체임버와 뮤지컬 무용 팀이 있으므로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특별 공연을 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유리판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내러티브에 따라 손으로 예수의 생애를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는 샌드 아트(Sand art)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금년에는 성가대와 무지컬 팀이 칸타타 여러 곡을 합창과 무용으로 상연했는데 백색 깃발과 폭넓은 긴 천을 ..

공연 2023.04.09

벚꽃 나무 아래: 고성현 노래

2023년 봄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등 시차를 두고 개화하던 봄꽃들이 전국적으로 일제히 피었다. 2월과 3월의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전국적으로 봄이 2주일 정도 빨리 온 것이라 한다. 꿀벌들이 채비도 하기 전에 꽃들이 피어버려 양봉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도처에 벚꽃이 만발했다가 비라도 오는 날이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비가 어서 흠뻑 내려야 하건만, 큰일이다. 비바람이라도 치면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버릴 텐데 ······. 가는 봄이 아쉬워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게 생겼다. 그런데 마침 김상문 친구가 계절에 맞는 시를 노래와 함께 그의 블로그 '한사람 시와 마음'에 올렸음을 전했다. 김동현의 시에 이원주가 곡을 붙인 "벚꽃 나무 아래" 가곡을 바리톤 고성현의 독창, 송지원ㆍ김선덕..

공연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