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칼리아(Passacaglia, g는 묵음)는 본래 샤콘느와 함께 스페인의 춤곡이었으나 바로크 시대에 바흐와 헨델이 새롭게 해석하고 여러 곡을 작곡하면서 기악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바흐의 곡은 파사칼리아의 전범이 되었으며, 헨텔의 곡은 단순하면서도 반복되는 멜로디가 여러 가지로 변주되어 많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할보르센이 편곡한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또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로 헨델의 원곡보다 더 많이 연주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인모와 용재 오닐이 함께 연주하는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편곡은 YouTube에서도 백만 뷰를 자랑하고 있다.
할보르센에 의한 헨델의 파사칼리아 편곡은 템포를 빨리하여 전자음악으로 연주하는 경우 애니메이션과도 잘 어울려 그 BGM으로 많이 쓰인다.
아래의 뮤직비디오는 인피니티와 피에스타 2 게임에 수록된 곡으로, 테크노 아티스트 SynthWulf가 리믹스한 것이다.
그러나 시크릿 가든의 파사칼리아가 릴랙싱 내지 힐링 뮤직으로 더 좋은 것 같다.
애조(哀調)을 띤 듯하지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래 소개하는 뮤직 비디오는 유럽의 혼성 듀오 Secret Garden이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릴레함머에서 1999년에 가졌던 라이브 공연 실황이다.
파사칼리아의 매력은 아련한 슬픔 속에 희망과 기대가 나도 모르게 솟아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곡에 맞는 시구절을 찾다가 전에 같은 직장에 근무했던 정봉렬 시인으로부터 받은 시와 그 분위기가 매우 흡사한 것을 알았다. 영어로 옮겨보니 더욱 그러했다.
서럽지 않으려고 가을길에 나섰더니 닿을 듯 안겨올 듯 다가오는 얼굴(사람의 얼굴만은 아니고 무엇이든 정면의 모습으로 해석하여 아래의 영역에선 it로 받음), 그런 바램은 가을바람 속에 흩어져도 코스모스가 나를 반겨준다는 내용이다. 비록 가을길이 빈 손이고 쓸쓸한 것 같아도 산과 들에는 도처에 수확을 기다리는 곡식과 과일, 꽃들이 피어 있음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가을길 - 정봉렬
Autumn Path by Chung Bong-ryeol
고개를 돌려 보오
빈 손을 빌려 주오
Turn your head and look.
Lend me your empty hand.
홀로 걷는 가을길이
서럽지 않으려고ᆢ
I'm walking alone on the autumn path
Lest I should be saddened. . .
허전한 독백 사이로
다가오는 그 얼굴
Through the vacant monologue,
That face moves near to me.
닿을 듯이 안길 듯이
뜨거운 숨소리가
As if it touches and embraces me,
I feel its hot breath.
바람결에 흩어져서
피어나는 코스모스 ᆢ
Scattering in the breeze.
It’s blooming as cosmos flowers . . .
이 길이 끝나는 언덕에서
손 흔들고 있겠지
On the hill where this path ends,
It will be waving its 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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