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16

판타지 영화 〈웡카〉(2024)의 재미

판타지 뮤지컬 영화 〈웡카〉 (Wonka, 감독: 폴 킹, 제작: 데이빗 헤이먼, 촬영감독: 정정훈)를 보고나서 이 영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았다. , 같은 판타지 영화이므로 법적인 이슈를 분석하기 보다는 〈웡카〉 속에 깃들어 있는 순전히 상상(pure imagination) 속의 재미난 요소를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영화를 함께 본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MS Copilot에게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와 로알드 달(Roald Dahl)의 원작 소설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1964)과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았다. 영화의 줄거리 이 영화는 소설의 주인공인 윌리 웡카가 쇼콜라티에(chocolatier)가 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원작 소..

영화 2024.03.18

영화 〈로기완〉(2024)의 우연 같은 필연

Netflix 신작 영화 〈로기완〉(My Name is Loh Kiwan, 2024)을 보았다. 미니 시리즈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래 송중기의 단정한 모습만 보아온 터라 유럽에서 노숙자가 된, 북한 사투리를 쓰는 탈북 청년의 모습은 어색하고 처음엔 몰라볼 정도였다. 요즘 탈북민의 처지를 다룬 소설과 영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의 비참한 인권 현실과 필사적인 탈북과정을 그린 국제적인 화제작 〈비욘드 유토피아〉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반면 〈로기완〉은 조해진의 원작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에서 모티브만 가져온[1] 상당 부분이 픽션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김희진 감독이 각색을 하고 직접 연출을 맡음으로써 원작과는 사뭇 다른 설정이 많이 들어갔다. 최근 들어 백만 관객을 모은 영화 〈건국전쟁〉..

영화 2024.03.06

영화 〈건국전쟁〉(2024)과 '바위고개'

다큐 영화 〈건국전쟁〉을 보았다.그리고 뜬금없이 가곡 '바위고개'가 생각 났다. 영화가 끝났을 때 객석에서 느닷없이 박수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님, 그리워 그리워 눈물납니다." 바위고개에서 기다리던 님 7080세대는 어렸을 적에 인자한 모습의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을 집에서, 학교에서 늘상 보았었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그는 한국 근대사에서 지워져 있었다. 영화가 끝난 뒤 박수를 친 어르신들이 마치 고개 위에 숨어서 님을 기다렸던 비련의 女주인공처럼 여겨진 것이다. 바위고개 - 이서향 작사[1] 이흥렬 작곡 Rocky Pass composed by Lee Heung-ryeol 바위고개[2]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눈물납니다 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님 그리워 그리..

영화 2024.02.27

영화 〈오펜하이머〉 (2023)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화제작 〈오펜하이머〉(Oppenheimer)를 보았다. 원자폭탄을 만든 미국의 천재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Julius Robert Oppenheimer, 1904-1967)의 전기를 다룬 것임은 알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추석 연휴기간임에도 상영 스크린 수나 관객 수로 미루어 파장 분위기가 뚜렷했다. 때마침 2023년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시즌이기에 영화관을 나설 때 그가 오늘날에도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I Max 카메라로 찍었다면서 왜 흑백 신이 많고[1] 영화의 분위기가 시종 침울할까, 어찌하여 그는 2차 세계대전, 정확히는 일본과의 전쟁을 일찍 끝낸 국가적 영웅임에도 전쟁 후에 그러한 고초를 겪어야만 했을까, 영화에서처럼 매카시즘의 광풍과 ..

영화 2023.10.03

Mission Impossible 7 - 재미와 제작비가 역대급!

주말에 가족과 함께 [1]을 보았다. 장맛비에 꿉꿉하고 무더운 날씨를 날릴 수 있는 선택지로서 영화관을 선택한 것이다. 돈은 좀 써야 하지만 시원한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나은 게 없을 성 싶다.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가까운(163분) 대작이었음에도 시종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의 연속이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 중에는 미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많아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개봉 초기라 영화평을 쓴다는 게 무리인 듯하지만 일단 스토리와 감상의 포인트를 정리해 둘 필요성을 느꼈다. 모르는 것은 Wikipedia와 Bard에게 물어서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들 올 여름에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 영화와 을 꼽았다. 참고하기 위해 Wi..

영화 2023.07.24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2023)

올여름 블락버스터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을 개봉하자마자 보았다. 정년퇴직한 지 5년이 된 입장에서 대학교수를 은퇴한 그가 무슨 모험(adventure)을 좇아 노년의 삶을 새로 개척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미리 예고편을 보고 갔음에도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허황됨(absurdity)' 그 자체였다. 시나 소설, 영화는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할지라도 예술적 라이선스(Artistic license)라 하여 스토리 전개를 흥미롭게 하는 픽션을 가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상상(fiction)과 사실(fact)의 거리는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1편 (Raiders of the Lost A..

영화 2023.07.09

영화 〈파벨만스〉(2022)와 스필버그 감독

지난 4월 하순 파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 The Fabelmans를 보았다. '파벨만 씨의 가족'[1]이라는 의미의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는 말을 들은 바 있기에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이어폰을 끼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E.T., 〈쉰들러 리스트〉, 〈인디아나 존스〉와 〈쥬라기공원〉 시리즈 같이 셀 수 없이 많은 흥행 대작을 만든 그의 저력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본래 이 블로그는 "영화 속의 법률 이야기"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법적인 논점(legal issue)을 찾을 수 없기에 다른 관점에서 이 영화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지난 1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제치고 제80회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개봉된지 얼마 ..

영화 2023.05.22

사실과 픽션의 차이: 교섭(2023)

설 연휴 기간 중에 영화 을 보았다. 식구들 사이에 무슨 영화를 볼지 설왕설래가 있었다. 사건의 전말을 다 아는데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 황정민과 현빈 게다가 애드립의 명수로 소문난 강기영의 연기대결이 볼 만하지 않겠느냐, 한국 영화 사상 처음인 요르단 로케이션(헐리우드 영화에선 , 등 사례가 많다)이라니 궁금하다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결론은 임례순 감독이 어찌보면 뻔한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신묘한 연출로 관객몰이(손익분기점은 350만명)를 할지 직접 확인해보기로 하고 영화관으로 갔다. 우선 영화의 무대인 아프가니스탄(영화 에서는 월터 미티가 아프가니스탄과 히말라야 산지를 찾아간다)과 지형과 인물이 흡사한 요르단에서 촬영을 한 것이 볼거리였다. 여성 감독이 연출을 했음에도 멜로적 요소는 모조리 배제하고..

영화 2023.01.25

영화 〈Oblivion〉을 보며 떠오른 생각

9월 11일 추석 특선영화로 OBS(경인방송)에서 〈오블리비언〉(2013)을 보았다.2077년 외계인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SF영화였다. 살아남은 인류는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으로 모두 이주하였고 지구 상에는 스캐빈저(scavenger)라고 하는 일단의 무리가 외계인의 재침공에 대비하면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설정이었다. 그래픽 소설 Oblivion (망각)을 쓴 저자 조지프 코신스키가 감독으로서 직접 연출을 맡고, 톰 크루즈, 올가 쿠릴렌코, 모건 프리만 등이 출연하였다. 그리고 IMAX로 상영되어 관객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았다.[1] 이 영화를 연휴 기간 중 집에서 화면과 음향효과를 최대한 좋게 해서 감상하노라니 전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旣視感, déjà vu..

영화 2022.09.14

스파이 액션 영화 <헌트> (2022)

추석에 앞서 극장에 가서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 그래서 단지 평판이 좋은 화제작이라는 점에 끌려 이정재 감독 데뷔작 를 보았다. 집에서 VOD로 보지 않고 영과관에서 큰 화면으로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1]이라면 시나리오는 "남산"이라는 제목으로 7년 전에 나왔으나 감독과 제작을 맡을 사람이 없었다는 것, 배우 이정재가 영화화 판권을 사서 각색을 한 끝에 직접 메가폰을 잡고 친구 정우성을 끌어들여 함께 주연을 맡아 만들었다[2]는 것 정도였다. 의 스타가 만든 이 영화는 예상 밖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개봉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칸에 이어서 캐나다 토론토와 스페인 시체스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한다. 2시간여에 걸친,..

영화 202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