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20

쉬리(1999)

1999년 한국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영화 . 한국 영화는 그렇고 그런 것이라는 통념을 깬 공전의 히트작이다. 개봉 두 달만에 서울지역의 관객수가 영화 '타이타닉'을 제치고 2백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 영화를 기획하고 각본을 쓴 강제규 감독이 단연 매스컴의 각광을 받았지만, 사업축소 위기에 몰린 삼성영상사업단이 사상 최대의 히트작을 만들고, 벤처캐피틀 회사(현 산업캐피탈)가 투자금의 몇 배 수익을 올렸다고 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이 영화 개봉 직후 사설에서 "꽉 막힌 한국 영화계의 새 출로를 여는 가능성을 보면서 [쉬리에 관객이 몰리는] 사건이 침체된 영상산업에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할리우드 영화 일변도의 관객 취향, 미국 영화의 직배체제와 스크..

영화 2022.02.14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

정보화 시대에 개인의 사생활(privacy)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얽혀 있는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마련이지만 은밀하게 보호되어야 할 프라이버시가 무방비 상태로 공개되는 것은 문제이다. 극소형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적은 비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인터넷 등을 통해 내용물을 상업적으로 유통시키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집에서 가정부가 돌보는 유아, 유치원에 가서 뛰어 노는 어린이들을 인터넷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도 나왔다. 그러나 사람들의 호기심은 좀더 야하고 센세이널한 쪽으로 쏠리고 있다. 고성능 장비와 기술을 활용하여 남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보는 것이다. 촬영감독 출신인 호주의 영화감독 피터 위어는 (The Truman Sho..

영화 2022.02.14

컨스피러시(Conspiracy Theory, 1997)

어느 날 갑자기 몰아닥친 IMF 한파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여기에는 무슨 국제적인 음모가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품게 마련이다. 어느 신문(1998.2.13자 한국일보)은 국제음모설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태국에서 시작된 동남아 위기는 미국과 초국적 유태계 자본이 아시아 경제를 길들이기 위한 과정에서 비롯됐으며 한국 다음의 타깃은 중국이다. 이 사실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다음날부터 동남아 통화위기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 수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지에서 미국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한 직후 외신은 동남아의 외환위기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는 IMF가 수습하는 형태로 사태가 진행됐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외국 투기자본의 음모로..

영화 2022.02.14

폭로 (Disclosure, 1994)

, 로 유명한 마이클 크라이튼은 이 시대의 키워드를 소설과 영화로 멋지게 조형화하는 마술사이다. 1994년 베리 레빈슨이 원작자와 공동으로 제작(볼티모어 픽쳐스)한 영화 '폭로'에는 M&A, 하이테크 산업, 스톡 옵션, 성희롱, 인터넷 전자우편(e-Mail) 등 시대의 첨단용어가 등장한다. 일본 기업의 미국 기업 매수가 한창일 때 발표된 'Rising Sun'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기업 내부의 현안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원제 'Disclosure'는 주인공이 직장내 스캔들을 폭로했다는 의미보다는 M&A를 앞두고 인수자 측에 중요한 기업정보를 제대로 알렸느냐 하는 '정보공시'로서의 의미가 크다. 이 영화는 시애틀 소재 멀티미디어 회사에 대한 기업합병을 둘러싸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영화 2022.02.14

네트(The Net, 1995)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보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에 익숙치 못한 나이 든 계층도 컴盲을 면하는 데 그쳐서는 안되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정보도 수집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을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1995년 어윈 윙클러 감독이 롭 코완과 함께 만든(컬럼비아 영화사 제작) 테크노 스릴러 영화 는 컴퓨터 통신을 모르는 사람들한테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비칠지 몰라도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비근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주요 기관의 컴퓨터망에 무단 침입하여 자료를 손상시키는 '해킹'과 소프트웨어 실행 파일의 오류를 일으키고 데이터를 지우는 '컴퓨터 바이러스'의 전파가 종종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할..

영화 2022.02.14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 1996)

1998년 여름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온통 물난리를 겪었다. TV에서는 우리나라의 집중호우와 중국 양쯔강의 범람위기 상황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여름밤의 납량 = 귀신 이야기'라는 공식에 따라 어느 해보다도 풍성한 귀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대부분 황당무계한 내용이 많았지만, TV에서 먼 고장의 홍수피해 상황을 보여줄 때 우리 집 지붕도 함께 샌다는 식으로 모르는 이의 귀신 이야기가 우리 신변에도 닥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여름밤에 볼 만한 비디오 중에 가 있었다. 폴리스 드라마로 유명한 를 연출한 그레고리 홀비트 감독의 이 영화(1996년 파라마운트사 제작)는 존경받는 대주교의 피살사건을 다룬 법정 스릴러이지만 정신과에서도 인정하는 ..

영화 2022.02.14

레드 코너(Red Corner, 1997)

중국은 1992년의 韓-中 수교 이후 우리나라와 훨씬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인민민주주의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중국헌법 1조 1항)로 남아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분쟁에 봉착했다거나 무슨 사건에 연루된 외국인이라면 말도 안통하고 사회체제도 다른 이곳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것이 '이상한 나라'에 간 앨리스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건을 극화한 영화가 MGM의 1997년작 (Red Corner; 제작 및 감독 존 애브넛, 각본 로버트 킹·론 코슬로)이다. 중국에서는 견제와 균형의 삼권분립 원칙이 통하지 않으므로 인민법원은 인민검찰원, 공안기관(경찰)과 함께 법을 집행하고 법질서를 유지하는 사법기관의 하나일 뿐이다. 최근 베이징 중급 인민법원에서 저작권 침해사건을 국영 TV의 중계하에 공개재판으로 진행(..

영화 2022.02.14

슬리퍼스(Sleepers, 1996)

영화 는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 브래드 피트 등 헐리우드 일류 스타가 총출연하였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대사에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감미로운 복수"가 자주 나오지만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이나 호쾌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루한 법정장면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주의깊게 살펴보면 , , 등을 연출한 베리 레빈슨 감독답게 '법과 정의'에 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케이스를 예로 들어보자. 97년 5월 2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되었던 사건이다. 대구에 사는 회사원 金 모씨는 96년 7월 31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도로상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U턴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 오토바이 운전자..

영화 2022.02.14

타임 투 킬(Time to Kill, 1996)

영화 은 존 그리샴의 처녀작인 동명의 법률소설 을 영화한 것이다. 미국 사 회의 매우 민감한 흑백문제를 다룬 그의 원고를 처음에는 어느 출판사에서도 출판하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 , 등 그의 소설이 연속 히트하면서 이 작품 역시 영화로 만들어졌고 소설과 영화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워너 브라더스사는 원작료로 60여억원을 지급했다). 특히 주인공 변호사역을 맡은 매튜 매코너히라는 신인배우는 이 영화를 계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영화의 줄거리 미시시피주 캔턴 카운티의 법원 청사에 재판을 받으러 오던 2명의 형사피의자가 기관총으로 살해당하고 이들을 호송하던 경관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두 젊은이가 성폭행후 다리 밑에 던져 거의 죽게 만든 흑인 소녀의 아버지 칼 리 헤일리(사뮤엘 잭슨)가 저..

영화 2022.02.14

야망의 함정(The Firm, 1993)

최근 들어 법률가가 주인공이거나 법정을 무대로 하는 미국의 법률영화가 우리나라에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이 1996년말부터 개봉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비디오 가게에서도 , , 등이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법정영화가 우리나라의 실제 재판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관객들에게 상당한 재미를 안겨주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사법제도에 대한 약간의 기초지식만 있다면 그 재미는 배(倍)로 늘어날 것이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법률소설, 법정영화가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1990년대 들어 법률영화가 줄을 잇게 된 것은 '죤 그리샴'이라는 변호사 덕분이다.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시시피주 고향에서 개업을 한 그리샴은 법정에 출입하면서 기막힌 사건을 목격하고 이것을 소설로 꾸며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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