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44

'님이 오시는지'를 영어로 번역?

G : '님이 오시는지'를 영어로 말해보라고요? P : 네, 우리 가곡요.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할 때의 문제점, 인공지능(AI) 번역기를 사용할 때의 유의점 등에 대해서는 얼마전에 다룬 적 있어요. 이번에는 우리 말의 특징과 AI가 이를 번역할 때의 애로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G : 요즘 YouTube 강의 채널을 보면 챗GPT나 영어로 된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Dont' worry, be happy."라고들 해요. 일단 우리말로 입력한 후 즉석에서 파파고 같은 AI 번역기로 고쳐서 입력하라는 안내를 해줍니다. P : 네, AI 번역기를 쓰면 언어장벽이 해소될 것처럼 이야기들 하지요. 그런데 실상을 보면 그 반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요. 소통이 잘 되기는커녕 오히려 오해와 불신만 조장할 가능성이..

공연 2023.04.14

늘 새로운 '예수' 칸타타와 뮤지컬

2023년 4월 9일 부활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와 십자가 구속, 부활을 그린 특별한 공연 두 가지를 보았다. 서울 온누리교회에서는 부활주일이면 칸타타 공연을 하는 것이 오랜 전통으로 남아 있다. 교회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오후에는 지인들이 알려준 Sight & Sound의 뮤지컬 'JESUS'를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온누리교회는 성가대 합창단은 물론 체임버와 뮤지컬 무용 팀이 있으므로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특별 공연을 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유리판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내러티브에 따라 손으로 예수의 생애를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는 샌드 아트(Sand art)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금년에는 성가대와 무지컬 팀이 칸타타 여러 곡을 합창과 무용으로 상연했는데 백색 깃발과 폭넓은 긴 천을 ..

공연 2023.04.09

벚꽃 나무 아래: 고성현 노래

2023년 봄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등 시차를 두고 개화하던 봄꽃들이 전국적으로 일제히 피었다. 2월과 3월의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전국적으로 봄이 2주일 정도 빨리 온 것이라 한다. 꿀벌들이 채비도 하기 전에 꽃들이 피어버려 양봉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도처에 벚꽃이 만발했다가 비라도 오는 날이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비가 어서 흠뻑 내려야 하건만, 큰일이다. 비바람이라도 치면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져 버릴 텐데 ······. 가는 봄이 아쉬워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게 생겼다. 그런데 마침 김상문 친구가 계절에 맞는 시를 노래와 함께 그의 블로그 '한사람 시와 마음'에 올렸음을 전했다. 김동현의 시에 이원주가 곡을 붙인 "벚꽃 나무 아래" 가곡을 바리톤 고성현의 독창, 송지원ㆍ김선덕..

공연 2023.03.30

클라라 슈만의 리트와 우리 가곡 '마중'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로마와 베네치아, 밀라노는 여러 번 가보았다. 그때마다 피렌체는 고속열차를 타고 가면서 차창 밖으로 잠깐씩 보는 것에 그쳤다.물론 피렌체도 가보고 싶은 여행지 1순위였다. 그러나 토스카나(영어 Tuscany) 지방을 포함해 플로렌스(영어식 표기 '꽃의 도시')를 꽃피는 계절에 여러 날 돌아다닐 작정을 했기 때문에 여태껏 그 꿈이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대신 여행기나 소설, 영화 속에선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가보았다.[1] "All or nothing"이라고나 할까~.드디어 2024년 5월 피렌체와 시에나를 제대로 찾아가 볼 수 있게 되었다. 나즈막한 구릉 사이로 사이프러스 가로숫길이 나 있는 토스카나 지방은 제한된 일정 때문에 버스를 타고 주마간산으로나마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연 2023.03.26

바리톤 고성현의 노래 "인생이란"

며칠전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나름대로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그 계기는 친구에서서 받은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고 나서 머리를 스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어서 설명과 함께 내 코멘트를 곁들여 기왕이면 저작권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애당초 영문으로 작성했었다. 그러나 블로그의 영문기사를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블로그에 타인의 글을 퍼다 옮길 때의 기준을 새로 정했다. - 블로그의 독자층(readership)을 넓히는 한편 저작권이 문제되지 않도록 표현을 달리 하거나 내 스타일의 영어로 쓰도록 한다. -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와 공동작업(collaboration)이 가능하게끔 가급적 블로그 기사를 KoreanLII와 연계(hyperlink)시키도록 한다. 예컨..

공연 2023.01.10

무엇이 기쁨을 안겨주는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서울에서 공연 중인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연을 보러 갔다. New Alegria - alegria는 스페인어로 '기쁨', '행복'이란 뜻이므로 새롭게 느끼는 기쁨 또는 행복이란 제목의 공연이었다. Alegria는 이미 1994년부터 전세계의 250개가 넘는 도시를 다니면서 순회 공연을 하던 쇼 프로였다. 여기에 New를 붙인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공연을 새 단원들이 새롭게 만들어 공연을 펼치는 것이라고 이해가 되었다. 그 동안 Quidam, Kooza (상자) 등으로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한 바 있는 태양의 서커스 단은 이번에도 잠실운동장 부지에 빅탑을 설치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국내 언론에 많이 홍보가 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0월 20일..

공연 2022.12.18

C. S. 루이스의 밤

9월 29일 저녁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C.S. 루이스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재훈 담임목사가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 1898~1963)의 팬이고 설교 중에도 그의 어록을 자주 인용하시기에 이날 토크쇼 출연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 9월 27일 개막한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IAFF) 관련 행사의 일환이었다. 연 극_스크루테이프의 편지 (The Screwtape Letters 일부) - 연출 이석준; 출연 황만익, 이은주, 김동민 - 제작 야긴과 보아스 미니스트리 노련한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자신의 조카인 신참 악마 원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편지로 조언을 해준다. 스크루테이프는 편지 속에서 교회 안에서, 가정에서 가까운 인간관계 속에 침투해 삶의 모든 ..

공연 2022.09.30

가요무대의 팬덤: 김호중 판타지아

2022년 추석은 슈퍼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올라오는 바람에 온 국민이 불안감 속에 맞았다. 9월 6일 새벽 거제 부근에 상륙하여 경남 일부 지역만 스치고 울산으로 빠져 나갔으나 포항 지방은 집중호우로 적잖은 인명피해가 났다. 나라 곳곳에서 태풍과 호우의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9월 9일 추석 연휴가 시작하던 날 저녁 SBS에서는 아주 다채롭게 꾸민 를 방영했다. SBS는 2009년 예능 프로인 에서 "네순 도르마"를 부른 김호중을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이름을 떨치게 한 바 있다. 김호중은 이를 계기로 영화 《파파로티》의 주인공인 '이장호'의 모티브가 되어 장래 성악가로 촉망을 받았다. 우선 한가위 특집 쇼라고 하지만 그 구성과 무대장치, 관객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케..

공연 2022.09.11

연꽃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무덥고 폭우까지 몰고 온 여름 바람이 걷히고, 조석으로 서늘함을 안겨주는 바람이 분다. Where the sultry wind went away, here comes autumn breeze in a cool mode. 불교적 분위기의 미당(未堂 徐廷柱, 1915-2000)의 시에 김주원이 현대적 감각의 곡을 붙인 가곡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듣고 또 들었다. 이 곡이 화제가 된 것은 소프라노 박혜상이 우리말로 불러 독일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음반으로 발매했기 때문이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Like the Wind Coming back after Meeting the Lotus by Seo Jeong-ju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Fee..

공연 2022.09.01

슈베르트, 바위 위의 목동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양치기라는 직업을 심지어 선망하기조차 했다. 오죽하면 그 무대가 된 뤼베롱 산지가 있는 프로방스 지방을 찾아가보기를 열망했을까! 사실 크리스천이라면 시편 23편을 늘 암송하는 터였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be in want. He makes me lie down in green pastures, he leads me beside quiet waters. 아무튼 목동(shepherd)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어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에는 곳곳에 서 있는 면양 관련 동상을 보고 깊은 인상..

공연 2022.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