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더위가 일찍 오고 오래 갈 것이라고 한다. 아직 에어컨을 켜기에는 이른 듯 싶어 선풍기를 꺼내 틀었다.그런데 내 서재에서 쓰는 선풍기는 날개가 어디에 부딪쳤는지 딱딱 거리는 소리가 났다. 게다가 풍량 조절도 잘 되지 않아 고쳐 쓸까 하다가 퇴역을 결정했다. 아마도 다용도실에 보관하던 중 쓰러졌을 때 어디에 부딪쳐서 고장이 난 모양이었다.요즘은 탁상 미니선풍기로도 시원한 바람을 낼 수 있기에 큰 선풍기는 이제 효용을 다한 셈이다. 문득 1968년 우리집에 금성 선풍기를 처음 들여놓았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시골에서는 앞뒤 문만 열어놓으면 맞바람이 쳐서 더위를 몰랐으나 서울에 올라오니 창문도 쉬 열 수가 없어서 부채질만으로는 더위를 견딜 수 없었다.직장 다니는 형님이 월급날 새 선풍기를 사들고 오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