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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September 9월이 오면

Whitman Park 2025. 9. 8. 10:40

나 같은 '전축' 세대에게 Billy Vaugn 악단, Ventures 악단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집에 전축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 TV나 AFKN을 통해 이들 악단이 연주하는 경음악을 들을 때면 아주 고급스런 문화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용돈을 절약하여 청계천에 가서 백판(비공식 복제 음반)을 구해서 듣고 또 듣곤 하였다. 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형성된 하이엔드 LP 턴테이블 세대와는 취향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벤처스 악단의 " Classical Gas"를 들을 때면 마치 신세계로 떠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빌리 본 악단의 "9월이 오면"은 동명의 헐리우드 영화 〈 Come September 〉(1961) 의 OST였다. 그래서 이 음악은 세기의 미남 미녀 배우였던 록 허드슨,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로맨스 영화 장면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되었다. 

 

* 영화 Come September의 한 장면

 

여름 내내 폭염에 시달린 우리는 9월이 오면 'September Magic'이 일어날 줄 알았다.

아침저녁으로 소슬바람이 부는가 싶었으나 폭염주의보와 열대야는 계속되었다. 강릉 지방의 가뭄도 이어졌고 더욱이 호남 지방의 군산에서는 시간당 150mm가 넘는 호우가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날로 푸르러진 9월의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들녘에는 야생화들이 서로 다투어 피었다. 

 

* 숲 위 하늘에도 뭉게구름이 그림을 그렸다. 사진제공: 염시열
* 오대산 월정사 앞 전나무 숲길 '쓰러진 전나무'의 얼마 남지 않은 나무 잔해

 

9월이 들어간 시나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이해인 수녀님의 "9월의 기도"(일부)와 여명(黎明)이 불러 리바이벌 시킨 "Try to Remember"(1절)가 있다.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보며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While walking through the flower way,
and looking up the high and blue sky,
I wish to dream
to fly away freely.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Let me speak of and write on my dream,
and sing a song of dream,
and perform a dance of dream.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This Autumn,
Let us never be parted
but make our love more deep-rooted.

 

"Try to Remember" 역시 귀에 익은 가사이다.

이 노래는  빌리본 악단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게는 앤디 윌리엄스의 곡(1966 The Shadow of Your Smile 앨범에 수록)으로 더 알려져 있다.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life was slow and oh, so m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grass was green and grain was yellow.

Try to remember the kind of September, when you were young and callow fellow.

Try to remember and if you remember, then follow, follow.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삶이 여유롭고 달콤했던 시절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잔디가 푸르고 곡식이 황금빛으로 익어가던 시절
9월 같았던 때를 기억해 봐요, 그대가 젊고 풋내기였던 시절
기억해 봐요, 그리고 추억을 따라가요

 

*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해바라기 밭
* 초저녁이 되자 피기 시작한 달맞이꽃
* 알펜시아 호숫가의 버들마편초. 꽃에 꿀이 많아 벌 나비가 많이 날아들었다.
* 하늘색 꽃잎에 희고 노란 꽃술을 뽐내는 닭의장풀. 사진제공: 유양수
* 길섶에 핀 버들강아지풀
* 월정사 앞 전나무 숲길에서 만난 다람쥐

 

9월이 되어도 K팝과 한국 풍물을 소재로 한 에니메이션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의 인기가 식을 줄 몰랐다. OST 여러 곡이 80년대까지만 해도 팝송의 대명사였던 빌보드 차트 톱10에 올라있다고 했다.

지난 6월 Netflix에서 공개한 것을 아카데미 상에 도전하기 위해 북미 영화관에서도 상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8월 23일과 24일 이틀간 싱어롱(떼창)을 허용한 1700곳의 영화관의 전석이 매진되었다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메기 강이라는 한국계 캐나다 교포 영화감독이 7년의 준비 끝에 만든 한국적 풍물을 소재로 한 에니메이션 영화 라고 한다.  K팝 3인조 걸그룹이 저승사자 역의 보이즈 밴드를 싸워 물리치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내용임에도 해외의 청소년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초 가족여행을 할 때에도 초등학교 다니는 손자와 대화를 하려면 요즘 나오는 만화영화 내용도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나하면 초등 2학년 손자가 틈이 날 때마다 케데헌의 삽입곡 "골든(Golden)"을 영어와 한글로 따라부르곤 했기 때문이었다. 

 

* 초등학생 손자가 그린 케데헌의 인상적인 장면. 환호하는 청중을 투명한 분홍색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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