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기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한국어로 된 결과물이 미흡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챗GTP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면 될 수록 그 아웃풋에 놀랄 때가 많다.
起
개인적으로 KoreanLII가 딱딱한 법률사전에 머물지 않도록 그의 엔터테인먼트 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영어로 번역하여 관련 항목에 소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초기에는 단지 시를 사랑하고 영어를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직역에 가까운(verbatim et literatim) 번역을 했다. 그러다가 시를 영역할 때 챗GPT, 구글, 파파고 외에도 전문 번역기 DeepL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시에 아주 흔한 주어와 술어의 모호성 때문에 AI 번역은 오류를 범하는 일이 많았다. 따라서 번역의 신뢰도가 50~60%에 불과하여 초벌 번역에 참고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경험담은 블로그에 여러 차례 기사를 올린 바 있다.
• 2023.03 AI 번역기를 이용한 한국 시의 영역 례
• 2023.04 '님이 오시는지'를 영어로 번역한다면?
그러나 2025년 하반기부터는 DeepL에 번역을 시켰을 때 그 아웃풋을 채택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26년 들어서는 새로 장만한 노트북 자판의 Copilot 키를 부쩍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특히 Gemini를 유료 구독하게 되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프롬프트를 좀 더 상세히 입력하고 그 결과물을 개인화(personification)한 뒤에는 Gemini와 Copilot 등 AI의 번역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2022년 말 챗GTP 출시의 전과 후로 나뉘어 다음과 같이 뚜렷이 나타나 있다.
• 2021.04 시 한 편으로 하는 수행 : 저 거리의 암자 (신달자) [1]
• 2023.03 In Search of a Competent Collaborator
• 2026.01 블로그 기사의 AI 멀티모달 변환

承
2021년 처음으로 "저 거리의 암자"란 장문의 시를 접하였을 때 이를 영어로 번역함에 있어서 당혹스러운 면이 적지 않았다.
우선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컨셉과 맥락을 설정하여 영어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시적 운율을 살리는 것은 우선적인 과제가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다른 시들도 영어로 옮겨 Tistory 블로그에 올리고 KoreanLII에 적합한 항목이 있으면 Poetry 섹션을 만들어 관련 기사와 함께 올리곤 하였다.[2]
그러다가 앞서 말한 것처럼 AI의 실력을 괄목상대한 뒤로는 전에 영역했던 시들을 영시답게 운율을 찾아서 수정해달라고 Copilot에게 주문했다.
그 결과 나온 "저 거리의 암자" 영문 번역은 다음과 같다.
Copilot은 시의 원문 자체가 장대한 서사와 서민적 정서를 담고 있어서, 영어로 옮길 때는 일단 세 파트로 나누고, 이미지와 정서를 살리면서 운율을 현대적으로 다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3]
Hermitage on That Street
Part I — The Cart at Night
Near Suseo Station,
as darkness deepens,
workers climb into the cart‑bar
to shed a truckload of labor.
Host and guests together
set out on a drifting night voyage.
From dusk to dawn,
the orange‑covered stall
takes on burdens,
pours out sad songs into glasses,
and scatters jokes
like sparks across the table.
Part II — The Boiling Pot
The soup for weary hearts
bubbles in the pot.
The darker the street,
the heavier the anger in men—
they drink away their layoffs,
their cramped rooms of thirst.
A live octopus slips from chopsticks,
scribbling letters with its body
no one can read.
Not only the octopus feels stifled:
a woman who sold half her life to deceit
swallows the city whole,
then spits curses back.
Empty bottles stagger on a plastic table,
and on the staggering night street,
the cart—ripe as a persimmon—
becomes a silent hermitage.
At dawn, the owner
folds away the temple of night.
Part III — One Night’s Cultivation
Guests and host alike
complete their night’s practice.
Even the restless mountain nearby
begins to settle.
It takes one trembling night
to carry the hermitage into the heart.
One page of the Diamond Sutra
turns quietly over.
Copilot은 필자의 번역을 고치기 전에 다음 사항을 특별히 고려했음을 밝혔다.
첫째, 이미지 강화: “truckload of labor”, “temple of night”, “persimmon‑colored cart” 같은 표현으로 원문의 상징성을 살렸다.
둘째, 자유시적 흐름: 각 부분을 짧은 행으로 나누어 낭송성이 살아나도록 했다.
셋째, 불교적 울림: 마지막 부분에서 “Diamond Sutra”를 그대로 두어 원문의 수행적 의미를 강조하는 한편,
넷째, 현대적 감각: 운율을 억지로 맞추지 않고, 이미지와 정서를 중심으로 자유시 스타일로 풀었음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원문이 가진 서민적 삶의 애환, 위안, 수행의 울림을 영어에서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轉
이에 대한 평가를 보류하자 Copilot은 다시 제안하기를 장대한 서사와 묘사로 가득 차 있는 원문을 간결한 산문시 (Prose Poem) 스타일로 변주함으로써 이미지와 정서만 남기고 더 현대적인 울림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에 따라 산문시로 다듬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Near Suseo Station, night gathers.
Workers step into a cart‑bar, shaking off the weight of a day.
The host and guests drift together,
their glasses filled with songs, their laughter scattered like sparks.
Soup boils. Anger simmers.
Men drink away layoffs and cramped rooms.
A live octopus writhes across the table,
its body spelling words no one can read.
A woman swallows the city whole,
then spits curses back into the night.
Empty bottles stagger on a plastic table.
The cart, glowing like a ripe persimmon,
becomes a silent hermitage.
By dawn, the stall is folded away.
Guests and host have finished their night’s practice.
Even the restless mountain settles.
One trembling night is enough
to carry the hermitage into the heart.
A single page of scripture turns.
놀랍게도 Copilot은 스스로 평가하기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 행을 자유롭게 나누되, 문장 흐름은 산문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고,
• “persimmon cart”, “octopus spelling words”, “folded hermitage” 같은 강렬한 이미지로 시적 울림을 유지했으며,
• 마지막을 “A single page of scripture turns”로 마무리해 수행적 의미를 간결하게 담았다.
結
이렇게 고친 영역시는 원문보다 훨씬 압축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주면서도, 밤의 포장마차가 암자처럼 변하는 은유(Poetic Metaphor)를 그대로 살렸다고 볼 수 있다. 실로 AI의 기능은 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주는 독자의 몫이기에 원시(Original Poem)의 번역자는 원문 그대로(verbatim et literatim) 소개하면 될 일이었다. 위의 시를 낭송함으로써 그것이 내포한 은유를 드러내고 시적 운율을 살리는 데는 첫 번째 영역본이 좋다고 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Google AI Studio의 TTS로 만든 오디오/비디오 파일을 첨부한다.
→ 신달자, '저 거리의 암자' 詩 낭송 (Naver 블로그에서 mp4로 즉각 청취 가능)
Note
1] "저 거리의 암자" 시의 전문은 Tistory T&P 블로그에서 읽어볼 수 있다.
신달자 시인의 이 시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내려 온다.
그 자신이 시조시인이기도 한 설악산의 큰스님(무산, 1932~2018)은 평소 "도(道)는 사람 사는 데 있지 산속에 있지 않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이 시를 읽고 감동을 받은 무산 스님은 '저 거리의 암자'를 쓴 시인을 만나고 싶어 하셨다. 가톨릭신자인 신달자 시인은 불교도 모르고 무산 스님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극구 사양했으나 어느 동안거(冬安居) 해제 날 설악산 신흥사에서 스님을 뵈었다. 그날 무산 스님은 200여 명의 선승(禪僧)들을 앉혀놓고 이 시를 낭송한 후 "여기서 석 달 앉아 수행한 것보다 이 시 한 편에 담긴 수행의 무게가 무겁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김윤덕, "저 거리의 암자", 아무튼 줌마, 조선일보, 2021. 3. 27.
2] "저 거리의 암자"는 KoreanLII의 Meditation 항목에도 그에 관한 일화와 시 전문이 수록되어 있다.
3] 최근 들어 생성형 AI의 발전 양상이 놀라운 것은 검토해야 할 데이터를 입력하고 실행 키를 누른지 1~2초 만에 시적 은유와 운율을 살린 번역문이 나온 사실이었다. Copilot 서버에 이미 이 시에 관한 정보가 갈무리되어 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의 배경인 수서역과 포장마차의 구조를 설명하고 시 전문과 필자의 번역문을 pdf 파일로 업로드하자마자 그 내용을 검토할 것도 없이 번역문과 검토사항이 출력되어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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