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어 고동학교, 대학교 동창들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때 이렇게 하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지 말자"는 다짐이다.
사실 우리 삶에 있어서 지금이 마음 먹은 일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가장 젊은 때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해두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일들이 따져 보면 한둘이 아니다.
예컨대 조 은 시인은 다음과 같이 우리들에게 충고의 말을 건넨다.
퇴근 길에 타고 갈 버스가 언제 오나 기다리지만 말고 바로 버스 정류장 옆 화단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챙겨보는 여유를 가지라고 한다. 나중에 아예 버스를 기다릴 필요조차 없게 되었을 때 우리가 놓쳤던 것을 아쉬워하며 후회해 본들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그때가 되면 지금 이 자리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곱씹으며 그 기억 때문에 슬퍼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맞는 말이다.
반대로 그때 하기를 참 잘했다 싶은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Once in a lifetime 이라 생각하고 사랑을 고백했다거나, 만난을 무릅쓰고 여행을 떠났는데 기막힌 경치를 구경한 경우 말이다.
언젠가는 - 조 은
Someday by Cho Eun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었다는 기억 때문에
슬퍼질 것이다
There will come a moment when I realize
that my life is around the corner.
And then, I'll be saddened
By the memory that
I was here at that moment.
수많은 시간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꽃들이 어떻게 햇살을 받는지
꽃들이 어둠을 어떻게 익히는지
외면한 채 한곳을 바라보며
고작 버스나 기다렸다는 기억에
목이 멜 것이다
I spent countless hours waiting for a bus that didn’t come.
How the flowers catch the sunlight,
How they get familiar with darkness,
I turned away from them looking at one spot.
At the memory of waiting for a bus that didn’t come
I’ll get choked up.
때론 화를 내며 때론 화도 내지 못하며
무엇인가를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 때문에
목이 멜 것이다
Sometimes angry, sometimes not even angry,
For the memory that I waited for something in vain,
I’ll get choked up.
내가 정말 기다린 것들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아
그 존재마저 잊히는 순간들이 많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The things I really waited for
Came too late or never came at all.
There will come a moment when I realize that
There were many moments when their existence was forgotten.
기다리던 것이 왔을 때는
상한 마음을 곱씹느라
몇 번이나 그냥 보내면서
삶이 웅덩이 물처럼 말라버렸다는
기억 때문에 언젠가는
When the thing I was waiting for came,
I've spent so many times
By recalling the broken heart.
Someday because of the memory
That my life dried up like water in a pud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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