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중에는 어느 배역을 위해 태어났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여럿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에 나오는 "Nessun Dorma" 하면 파바로티가 떠오른다. 로마 월드컵 전야제 때 쓰리 테너의 합동공연에서 손가락에 흰 손수건을 감고 그가 길게 뽑는 하이톤의 미성(美聲)에 관객들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모차르트의 에 나오는 "밤의 여왕 아리아" 하면 단연코 우리나라 소프라노 조수미라 할 수 있다. 조수미와 동갑인 러시아의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Dmitri Hvorostovsky, 1962-2017)는 러시아 로망스를 부르기 위해 태어난 성악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1] 지난 11월 22일은 디마(흐보로스톱스키의 애칭)가 커리어의 절정기인 55세에 세상을 떠난지 4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2017년 뇌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