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눈물 젖은 카라코람 고개

Whitman Park 2025. 11. 28. 18:30

일요일 저녁에 느긋한 마음으로 TV 채널을 돌리다가 EBS 세계테마기행 프로에서 눈에 익은 풍경을 보았다.

바로 인도 파키스탄 중국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카라코람 산맥(Karakoram Mountains)이었다. 카라코람은 튀르키키예 어로 검은(karak) 자갈밭(oram)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1년 전 일본 교토 인근 비와호(琵琶湖)의 사가와 아트뮤지엄(佐川美術館)에서 보았던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 1930-2009)의 '카라코람 고개'(Karakoram Pass) 그림과 거의 일치했다.

 

* Ikuo Hirayama, Karakoram Pass

 

히라야마 이쿠오 화백의 그림 소재는 매우 특이했다. 그는 중국과 파키스탄, 튀르키예에 걸쳐 실크 로드를 100여 차례 탐방하고 그 지역의 풍경과 풍물을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또한 일본과 중국 등지의 불교 사찰 그림도 많이 남겼다. 

 

* 히라야마 이쿠오 화백의 실크로드 탐방 경로. 출처: 사가와 아트뮤지엄
* 히라야마 이쿠오, 비단길 누란(樓蘭)의 아침

 

그런데 우리나라의 여행가가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답사하면서 지상과 상공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실로 장관이었다.

옛날 실크로드를 오갔던 대상(隊商)들이 "아렇게 험준한 산 고개를 어떻게 넘어 다녔을까" 생각하니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36km의 도로 구간에 639개의 구비가 있다고 한다.

 

한국의 여행자가 중국 쪽 소스트 휴게소에서 이색적인 기념탑을 소개했다.

"앞으로의 인생은 탄탄대로일 것이다"는 글이 새겨져 있는 기념탑 앞에서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

어지럽게 굽이굽이 돌았던 삶을 마치고 이젠 죽 곧은 탄탄대로를 가리라 다짐을 하듯이.

 

 

카라코람 산맥의 경치에 감동을 받은 한국의 여행자는 이 지역에서 유래한 당나라 시(唐詩)를 한 편 읊었다.

(盛唐시인 李頎이 지은 "聽董大彈胡笳弄兼寄語房給事" 장편 시의 일부)

아리따운 女악사가 연주하는 이 지역의 악기 호가(胡笳) 소리가 너무 구슬퍼 듣는이들의 심금을 울린다는 내용이다.

 

蔡女昔造胡笳声,

一弹一十有八拍。

胡人落淚霑邊草,

漢使斷腸對歸客。

 

 

채염이 옛날 호가를 가지고

'호가십팔박'을 한 번 연주했다네

서역인들 흘리는 눈물이 들풀을 적시고

한나라 사신은 애타는 마음으로 돌아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