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아라", "당대표 직을 내놓아라", "[탄핵을 할 테니] 장관/검사 직을 내놓아라" 등 사퇴를 요구하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것이 그 동안 정치권의 그릇된 관행과 잘못된 사회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정풍(整風) 운동이라면 국민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그 결과 물러난 사람의 빈 자리에 새로운 혁신의 의지를 가진 사람이 앉아야 할 것이다. 며칠 전 풍류를 즐기는 친구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며 월산대군(月山大君 李婷, 1454-1488)[1]의 시조 한 수를 보내왔다. 우리 시에서는 아주 드물게 각 행이 고어체이긴 해도 'ㆍㆍ노매라'로 끝나는 아름다운 시조였다. 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