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열세 살 초등학생이 우리가 잘 아는 "이 풍진세상"을 너무나 구슬피 불러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위축되어 있던 온 국민을 울린 것이다. 2월 15일자 조선일보는 어릴 때부터 트롯 신동 정동원 군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할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희망가"를 13세 소년이 세상 초연한 듯 천진한 목소리로 슬프게 불렀다고 평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의 유전체(DNA)에는 근대사의 파란곡절을 겪으면서 맺혀 있는 한(恨)이 켜켜이 쌓여 있음에 틀림없다. 기독교 신자라면 다 아는 창세기의 야곱이 겪었던 인생의 신산(辛酸)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