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경제 현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 영어 시간에 공부한 "But for~"(~이 없다면)를 곧잘 떠올린다.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정치인들이 사라진다면 ······. 젊은 여성들을 성 노리개로 팔아먹는 인신매매단이 없으면 ······. 이러한 상황을 그린 SF영화가 나와 화제가 되었다. 커트 위머 감독은 그가 각본까지 쓴 공상과학 영화 에서 사랑과 미움, 분노, 폭력 나아가 전쟁을 몰고 오는 감정(emotion)을 없애자고 외친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사람의 본성이 그러할진대 인위적으로 억제한다고 실현될 리 만무하다. 아무리 만능의 법률이라 해도 그와 같이 타고난 본성을 억압하는 기능을 맡겨서는 안 될 것이다. 그보다는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일깨우고 권장함으로써 좀더 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