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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영화 〈센티멘탈 밸류〉(2025) 10배 즐기기

요즘 젊은 세대는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라 해도 표를 예매하기 전에 다른 관객의 후기를 꼭 읽어본다고 한다.그리하여 이 영화를 보는 것이 자신의 기호나 가치관에 부합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아야 영화관에 간다는 것이다. 이 점은 이 영화를 볼 때 절로 확인이 되었다.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얼마 안 있어 관객과의 대화(Guest View: GV)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GV가 있는 줄도 모르고 표만 사서 들어온 사람은 나이든 우리 일행 뿐이었다.[1] 노르웨이의 요아킴 트리에(1974~ ) 감독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 2021) 로 전 세계 영화 팬..

영화 2026.02.22

삿포로 근교 묘원의 두대불과 모아이 석상

2026년 설 연휴에 가족여행으로 홋카이도에 가서 온천과 풍경을 즐기고 왔다.[1]노보리베츠에서 1박하고 시코쓰 호수를 구경한 후 삿포로로 가는 도중 삿포로 근교의 묘원(墓園) 언덕 위에 거대한 두대불(頭大佛)이 있는 것을 보았다. 삿포로 외곽의 마코마나이 타키노 묘원(墓園)에 위치한 '두대불전(頭大佛殿, Hill of the Buddha)'은 2016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Tadao Ando)가 설계하여 조성된 명상 공간이다.이곳의 중심에는 높이 13.5m의 거대한 불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불상의 머리만 언덕 위로 드러나 있고 몸체는 라벤더 언덕 아래에 숨겨져 있다. 이 독특한 구조는 '명상으로의 여정'을 상징하며, 방문자는 중앙에 조약돌이 깔려 있는 수반(水盤)이 있는 약 40m 길이의 노..

전시 2026.02.19

화재에서 구한 노트르담 성당의 보물

가족신문 제7호(2025년)를 만들면서 작년 4월 아내가 파리 출장 중에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2019년 화재로 파손된 대성당(Cathedral)을 복원하면서 중세의 양식을 최대한 보존할 것인가, 아니면 현대적 스타일을 가미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고 들었기에 관심이 갔다. 논란의 핵심은 12~13세기 고딕 양식 성당에 도입되면서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였다. 우리나라의 종교 건물 특히 천주교 성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자연광이 들어오면서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색유리창 바로 그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문화계의 반대가 있었지만 파리 교구에서 제안한 대로 예수 부활 50일째 ‘오순절 성령 강림’을 주제로 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2026년 말까지 성당의 남쪽 회랑에 설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전시 2026.02.05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P : 오늘 KBS FM 클래식 방송에서 보내온 책 선물을 받았어요. 신청만 하고 당첨된 것 확인하지 못했는데 'Pleasant Surprise'였어요.G : 그렇게 기쁨을 안겨준 선물이라니 무슨 책이었지요? P : KBS 1FM 저녁 6시에 방송되는 〈세상의 모든 음악〉의 김미라 작가가 펴낸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이었어요. 전기현 진행자가 오프닝 멘트 끝에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기도 합니다. 이 프로의 애청자인 저도 위로를 받은 적이 많았어요.G : 네, 저도 압니다. 방송국에서는 청취자들이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커피 쿠폰도 쏘고 콘서트 티켓이나 음악 앨범을 주는 것은 알았지만 방송 스탭 또는 출연자의 책을 나눠주는 것은 처음 들었어요. P : 김미라 작가는 저도 여러 번..

Talks 2026.01.14

중견 사원의 CES 2026 참관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월 6일부터 CES 2026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회사의 중견사원으로 그룹 참가단에 선발되어 CES를 처음 보러 가게 된 큰아이가 사진, 동영상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적어 보내왔다. CES에 처음 참가한 큰아이는 관람객 중 한국인이 아주 많았고, 가장 인기있는 전시장은 삼성, LG, 현대차 부스인 것 같았다고 전해 왔다. 그런데 로봇 전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의 중국 기업들이었다고 한다. 한국전력(KEPCO)은 'Power of Tomorrow, Discovered Today'를 주제로 거북선을 앞세운 단독관을 열어 이채를 띄었다. 한전은 유틸리티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열고 '발전-송변전-배전-소비' 등 전 단계의 전력 밸류체인 기술을 공개했다.임진왜란 당시 수적..

전시 2026.01.08

에바 페론의 생애와 뮤지컬 EVITA

한해를 보내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어떻게 하면 뜻깊게 지낼 수 있을까 고심하던 중 간만에 뮤지컬을 보기로 했다. 일찍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Don't Cry for Me Argentina"로 유명해진 뮤지컬 EVITA였다. [1] [2] 더욱이 김소현·손준호 부부와 마이클 리가 함께 공연하는 날이라고 해서 자못 기대가 되었다. 신사동 광림교회 옆에 위치한 광림아트센터의 BBCH홀이었는데 혼잡하리라는 우려와는 달리 가로숫길 거리나 주차장이나 다소 여유가 있었다.우리는 일찍 저녁을 먹고 개장 시간을 기다렸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Eva Perón의 생애에바 페론 (María Eva Duarte de Perón, María Eva Duarte는 처녀 때 이름, 1..

공연 2025.12.31

알렉산드리아의 벨리댄스 추는 여인

11월의 Book's Day에 강만수 전 경제부총리가 쓴 〈최후진술〉을 소개한 바 있다.작가가 억울한 심정에서 옥중체험을 소설로 썼다는 점에서는 이병주(那林 李炳注,1921-1992) 의 데뷔작인 〈알렉산드리아〉(1965)가 그 원조(元祖) 격이라 할 수 있다.이병주 씨가 그의 작품 〈마술사〉(1968) 후기를 통해 밝힌 이 소설의 집필동기를 들어보자. 1961년 5월, 나는 뜻하지 않은 일로 이 직업(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그만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천성(天性)이 경박한 탓으로, 정치적으로 대죄(大罪: 그가 쓴 사설에서 5.16 쿠데타를 비판)를 짓고 10년이란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2년 7개월 만에 풀려 나온 것은 천행(天幸)이었다. 이 때의 옥중기(獄中記)를 나는 〈알렉산드리아〉..

공연 2025.12.05

눈물 젖은 카라코람 고개

일요일 저녁에 느긋한 마음으로 TV 채널을 돌리다가 EBS 세계테마기행 프로에서 눈에 익은 풍경을 보았다.바로 인도 파키스탄 중국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카라코람 산맥(Karakoram Mountains)이었다. 카라코람은 튀르키키예 어로 검은(karak) 자갈밭(oram)이라는 뜻이라고 한다.1년 전 일본 교토 인근 비와호(琵琶湖)의 사가와 아트뮤지엄(佐川美術館)에서 보았던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 1930-2009)의 '카라코람 고개'(Karakoram Pass) 그림과 거의 일치했다. 히라야마 이쿠오 화백의 그림 소재는 매우 특이했다. 그는 중국과 파키스탄, 튀르키예에 걸쳐 실크 로드를 100여 차례 탐방하고 그 지역의 풍경과 풍물을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그는 또한 일본과 중국 등지의 불교 사찰 그..

전시 2025.11.28

11월에 여는 시화전(詩畵展)

단풍이 많이 들진 않았어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자 모두들 너무나 짧은 가을을 아쉬워했다.그러던 중 11월의 첫 날 정봉렬 시인이 11월의 시를 보내왔다.'인생의 11월'을 맞았다고 생각하며 쓸쓸해 있던 차에 이 詩는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시인은 "하늘과 바다를 잇는 수평선 언저리로 반짝이면서 내일이 오고 있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11월 - 정봉렬 11월에는 아마도가을과 겨울 사이의보이지 않는 금이 그져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끼리에 자라나는열망과 원망의 실핏줄 같은 경계선을물안개가 피어 올라 감싸 주듯이 가고 오는 것들의 작은 틈새로 흐르는낙엽에 물든 눈물을 훔쳐 주고또 바람도 막아주는 저녁노을이 필 것이다 그리움도 기다림도 아득해지는 11월에는하늘과 바다를 잇는 수평선 언저리로반짝이면서 ..

전시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