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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적인 뮤지컬 두 편 감상기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우연찮게도 오전과 오후에 뮤지컬 두 편을 감상하였다.하나는 양재 온누리 주일예배의 특순으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보았다. 그리고 그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히피 스타일로 각색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가족과 함께 관람했다.  양재 온누리교회의 뮤지컬 팀이 무대에 올린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뮤지컬 신참 가수가 갑자기 못 나오게 된 주연배우 대신 주역을 맡게 되었는데 혹시 실수를 하여 공연을 망칠까 걱정하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예수님의 생일 축하 파티가 열리고 목자들이 나타나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그때 예수의 부모님이 등장해 예수 탄생의 일화를 전하고, 예수가 예루살렘 성전에 갔을 때 그가 구세..

공연 2024.12.22

파보 예르비와 임윤찬의 협연 무대

서울 예술의 전당에 아내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갔다.남자가 나이가 들면 와이프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12월 초엔 교토 디자인 투어에 따라간 데 이어 이번엔 H은행 큰 고객인 아내가 어렵게 구해온 로얄석 티켓을 받아들고 간 것이다.  에스토니아 출신 파보 예르비(Paavo Järvi, 1962-  )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한국의 자랑 임윤찬이 협연하는 무대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약관의 한국 청년이 미국의 반클라이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할 때의 그 극적인 장면을 기억하기에, 또 2024년에는 그라모폰 상 등 유럽의 권위있는 여러 클래식 음악상을 수상했기에 저녁 시간에 예술의 전당에 물밀듯이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고도 놀랍지 않았다.한국의 영 아티스트들이 세계 유수의 음악상을 받는 것도 국민들의..

공연 2024.12.20

파사칼리아(Passacaglia)의 매력

파사칼리아(Passacaglia, g는 묵음)는 본래 샤콘느와 함께 스페인의 춤곡이었으나 바로크 시대에 바흐와 헨델이 새롭게 해석하고 여러 곡을 작곡하면서 기악곡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다. 바흐의 곡은 파사칼리아의 전범이 되었으며, 헨텔의 곡은 단순하면서도 반복되는 멜로디가 여러 가지로 변주되어 많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특히 할보르센이 편곡한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또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로 헨델의 원곡보다 더 많이 연주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인모와 용재 오닐이 함께 연주하는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편곡은 YouTube에서도 백만 뷰를 자랑하고 있다.  할보르센에 의한 헨델의 파사칼리아 편곡은 템포를 빨리하여 전자음악으로 연주하는 경우 애니메이션과도 잘 어울려 그 BGM으로 많이 쓰인다. 아래의..

공연 2024.12.17

언젠가는 Someday

연말이 되어 고동학교, 대학교 동창들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그때 이렇게 하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지 말자"는 다짐이다.사실 우리 삶에 있어서 지금이 마음 먹은 일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가장 젊은 때라고 할 수 있다.지금 이 시기에 해두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일들이 따져 보면 한둘이 아니다.  예컨대 조 은 시인은 다음과 같이 우리들에게 충고의 말을 건넨다.퇴근 길에 타고 갈 버스가 언제 오나 기다리지만 말고 바로 버스 정류장 옆 화단에 무슨 꽃이 피었는지 챙겨보는 여유를 가지라고 한다. 나중에 아예 버스를 기다릴 필요조차 없게 되었을 때 우리가 놓쳤던 것을 아쉬워하며 후회해 본들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 그때가 되면 지금 이 자리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곱씹으며 그 기억..

Talks 2024.12.11

Poems of December

12월의 아침에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왕정복고 연극 〈요정 여왕〉 (The Fairy Queen, 1692) 제4막에 나오는 "Now Winter Comes Slowly"를 들었다.본래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의 가사를 개사하여 만든 노래였는데 이를 극작가 토마스 버튼이 시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Now Winter Comes Slowly  - written by Thomas Betterton, composed by Henry Purcell Now winter comes slowly,Pale, meager and old,First trembling with age,and then, quivering with ..

공연 2024.12.02

영화 Gladiator II를 보는 재미

영화 (2024)를 보았다.처음엔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fact)이고 무엇이 꾸며낸 이야기(fiction)인지 궁금했다.영화를 보자마자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지고 인공지능(AI) 검색을 하여 궁금증은 대부분 해소되었다.한 친구가 말한 대로 '헐리우드 판 무협소설/영화'이니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스펙타클한 장면을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그가 말했다. "와호장룡> 영화를 보면서 주윤발이 대나무 숲에서 춤추듯 칼 싸움을 하는 것이나 장쯔이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중력의 법칙에 어긋난다고 흠을 잡더냐"고 하며 웃었다.⇒ 영화 Gladiator II의 역사적 진위 여부  그런에 영화의 중심 무대인 로마의 콜로세움을 여러 번 가본 적이 있기에 나름대로 할 이야기가 많았다.이 위대한 역사유적과 관련된 상세한..

영화 2024.11.27

詩唱 신광수의 관산융마(關山戎馬)

요즘 블랙핑크 로제가 YouTube에 올린 "아파트" 뮤직 비디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미국의 인기 가수 브루노 마스와 콜라보를 하여 더욱 반응이 좋은데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윤수일의 "아파트" 곡조와 박자가 사이사이 들어 있어 7080 AZ(아제) 세대가 듣기에도 크게 거북하지 않다. 그 동안 한국의 아파트는 영어권에서 apartment, condominium, co-op을 이르는 말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했던 것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이 뮤비를 처음 접한 외국의 젊은이들도 로제-브루노 마스의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다가 "Apt가 뭐지?", "오리지널 곡이 있었다고?" 관심이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곡 덕분에 대도시 뿐만 아니라 농촌 마을까지도 점령한 한국..

공연 2024.11.01

합성사진과 딥페이크 논란

내가 갖고 있는 갤럭시폰 S-22에도 인공지능(AI)의 여러 기능이 새로 추가되었다.그 전에도 트리밍, AI지우기 등을 즐겨 사용했는데 사진 속의 인물만 빼내는(抜/ぬき) 기능을 써서 다른 배경사진 속에 넣는 콜라주(photo collage) 만드는 재미에 빠져들었다.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많이 찍어놓았음에도 거기에 어울리는 피사체(사람이나 반려동물)가 없어 어디 내놓지 못하고 있던 사진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위의 사진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이지만 여인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해지는 들녘 풍경이 왠지 스산해 보이다가도 묘령의 여인이 등장함으로써 갑자기 활기를 띠고 오만 가지 스토리가 상상이 되기 때문이다. What's interesting?지난 8월 해운대..

전시 2024.10.17

독서와 책 읽기, 괜찮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그러나 독서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할까?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도들은 반드시 성당에 가야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두 사람 이상이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를 하면 그곳이 바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마찬가지로 독서도 서재나 도서관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나이가 들어 노안이 오면 집안 여기저기에 돋보기를 놓는 것도 그곳에서 신문이든 잡지든 활자매체를 보기 위해서 아닌가!  마침 조선일보 News English 윤희영 에디터가 독서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팁(tried-and-true tip)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원문의 주요 구절에는 (  ) 안에 영어 실력을 절로 ..

Talks 202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