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 사람들은 흥겨우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전업 가수가 있고 그들의 등용문(登龍門)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유별난 것 같다.
장르도 트롯, 가요, 성악곡 등으로 나뉘어 있고 오디션도 전국 노래자랑 같이 제작진이 방방곡곡을 순회하면서 장기자랑처럼 진행하는 것도 있다. 수준이 높기로는 전문 심사위원과 방청객들 앞에서 가수(지망생)들이 콘테스트를 벌이기도 하고, 시청률이 높은 경우에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스마트폰을 이용한 문자 투표로 우승자를 결정하는 프로도 있다.
노래 부르기 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내가 주목한 프로는 이번에 시즌4를 마친 JTBC의 <팬텀싱어>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여러 남성 4중창단이 배출되었거니와 팬텀싱어4의 결승전에 오른 팀들 역시 다들 막상막하였다. 개인적으로는 MZ네 진지맛집이 좋았으나 심사위원단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팀은 리베란타였다.
그런데 최종 우승팀을 발표하기 전에 12명의 본선 출연자들이 나와 함께 불렀던 "멜로디"란 노래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늘 해왔듯이 영어로 옮기며 그 가사를 음미하게 되었다.
이 곡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OST "기억의 습작"(전람회)으로 유명한 김동률이 작사・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오리지널 곡부터 들어봐야 한다.
Melody - 김동률 작사ㆍ작곡
Melody 한 마디 말보다
진실한 맘을 전하는 Message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
어제처럼 되살리는 마치 마술같은 힘
Melody 언제 어디든
가슴을 맘껏 울리는 종소리
메마른 거리의 풍경 하나하나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이야길 만들어준
나를 살아가게 해 줬고
세상을 사는 동안에
한번쯤 이루고픈 부푼 꿈을 꾸게 했고
서투른 마음도 감히 전해볼 수 있도록
또다른 내가 되어준 그 Melody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로
용길 북돋아 주는 결코 변하지 않을
나를 사랑하게 해주고
세상을 사는 동안에
지나칠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게 했고
모자란 생각도 감히 끄적일 수 있도록
또다른 내가 되어준 그 Melody
이세상 어느곳 누군가가
삶의 무게로 숨가빠할 때
작은 힘이라도 돼줄수 있다면
이 노래가 그럴 수 있다면
Melody 세상 가득히
찬연한 꿈을 수놓는 무지개
눈물로 얼룩진 맘을 다독여 주었고
두 팔로 보듬어 준 자장가
Melody 매일 아침을
새롭게 열게 해 주는 Energy
아득히 멀기만 한 내 미래를 비춰줄
끝없이 이끌어 줄 빛줄기
Melody 가사의 번역은 처음부터 Papago와 DeepL에게 맡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번역의 결과물을 신뢰할 수 없었으나 금년 초 한국어를 서비스 대상에 포함시킨 DeepL이 입소문을 타면서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그리하여 3월부터는 KoreanLII의 콘텐츠는 물론 많이 미흡하긴 해도 한국 시의 번역에 AI 번역기를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이 노래 가사는 "멜로디는 A이고 B며 C"라고 정의(definition)를 내리듯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Papago가 도중에 문맥과 주어를 혼동하고 있는 데 비해 DeepL은 제대로 파악하여 번역을 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후자를 기준으로 하되 내가 고친 부분을 설명하고자 한다.
Melody speaks louder than words
A message that conveys my true feelings,
Fragments of fond memories
A magical power to revive like yesterday.
Melody -- Anytime, anywhere
A bell that rings freely in my heart.
Each and every scenery of a barren street
That gave life and made a story,
That made me live
While living in the world.
It made me dream of a swollen dream to fulfill once in a while
So that I can dare to convey my clumsy heart.
Melody, who became another me,
Always a reliable and trustworthy friend.
I'll never change.
Let me love myself.
While living in the world
I learned to be overly grateful and precious,
I dare to write down my insufficient thoughts
That melody that became another me.
When someone somewhere in this world,
When they're breathless with the weight of life,
If I can be even a little strength,
If this song can do that,
Melody all over the world
A rainbow that colors my brilliant dreams.
It soothed my tear-stained heart
A lullaby that held me with two arms.
Melody -- Energy that makes
Every morning as a new day,
A light that will illuminate my future that seems so far away,
A ray of light that will guide me endlessly.
우선 Melody가 무엇이며 어떤 효능을 갖고 있느냐는 온전히 일인칭'나'를 기준으로 하였다. 그래서 Papago나 DeepL에서 you, us, one's life 등으로 모호하게 처리한 것은 각각 me, my life로 통일했다.
그리고 Melody의 술어 동사 'is'가 생략된 것으로 보아 한 문장이 끊어지거나 끝나는 곳에서는 Papago나 DeepL와는 달리 쉼표와 마침표를 추가했다. 또 두 군데에서는 동격을 나타내는 하이픈으로 대체했다.
'꿈을 수놓는 무지개'에서 수놓다는 embroider이지만 영미권 독자는 rainbow의 경우 color라는 동사를 쓰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또 중간쯤 눈물로 얼룩진 맘을 다독여 주는 것이 Melody이고 그것은 자장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주어를 대명사 It로 하여 문장을 만들었다. 그 상대가 '나'라는 점에서 Papago가 대상을 you로 처리한 것과 다르다.
마지막의 Melody 역시 Energy로 받아서 빛이요 빛줄기임을 밝힌다(declare)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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