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5

강릉 솔올미술관 개관 전시회

최근 강릉에 공공미술관이 산뜻한 모습으로 개관을 하여 화제가 되었다. 바로 강릉 市가 솔올('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 지구에 아주 멋있는 솔올미술관(Sorol Art Museum: S를 고딕체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한 5OROL AM)을 세운 것이다. 마이어 파트너스(Meier Partners)가 설계하고 4년 여의 준비 끝에 높은 언덕 위에 순백색의 건물이 들어섰다.[1]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현대건축의 거장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을 보여주고 있어 그 자체가 하나의 미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개관전(2024. 2.14 ~ 4.14)으로 아르헨티나 출신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의 공간주의(Spatialism..

전시 2024.03.30

판타지 영화 〈웡카〉(2024)의 재미

판타지 뮤지컬 영화 〈웡카〉 (Wonka, 감독: 폴 킹, 제작: 데이빗 헤이먼, 촬영감독: 정정훈)를 보고나서 이 영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았다. , 같은 판타지 영화이므로 법적인 이슈를 분석하기 보다는 〈웡카〉 속에 깃들어 있는 순전히 상상(pure imagination) 속의 재미난 요소를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영화를 함께 본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MS Copilot에게 이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와 로알드 달(Roald Dahl)의 원작 소설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1964)과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았다. 영화의 줄거리 이 영화는 소설의 주인공인 윌리 웡카가 쇼콜라티에(chocolatier)가 되기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까 원작 소..

영화 2024.03.18

Picturesque 봄의 수채화

내가 좋아하는 영어 단어에 'Picturesque'가 있다. 마침 친구가 보내준 '봄'에 관한 여러 편의 시(詩) 중에 그림을 보는 듯한 시 한 편(A picturesque poem)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수채화 같은 봄 풍경"을 검색해 보니 아래의 그림을 찾을 수 있었다. 봄 풍경을 상상하며 시를 우리말과 영어로 차례로 읽어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시인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과 들을 배경으로, 아니 청중으로 여기고 인생 곡을 연주하라고 한다. 봄의 수채화 - 양봉선 복사꽃 화사한 봄날 어스름 해질 무렵 어머니 젖무덤처럼 완만한 능선 따라 쉼없이 거닐 때 먼 발치 언뜻언뜻 보이는 형형색색 절경 수채화 물감 풀어 놓은 흐드러진 산야 벗삼아 인생을 연주하리라 Watercolors of Sp..

전시 2024.03.15

영화 〈로기완〉(2024)의 우연 같은 필연

Netflix 신작 영화 〈로기완〉(My Name is Loh Kiwan, 2024)을 보았다. 미니 시리즈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래 송중기의 단정한 모습만 보아온 터라 유럽에서 노숙자가 된, 북한 사투리를 쓰는 탈북 청년의 모습은 어색하고 처음엔 몰라볼 정도였다. 요즘 탈북민의 처지를 다룬 소설과 영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의 비참한 인권 현실과 필사적인 탈북과정을 그린 국제적인 화제작 〈비욘드 유토피아〉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반면 〈로기완〉은 조해진의 원작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에서 모티브만 가져온[1] 상당 부분이 픽션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김희진 감독이 각색을 하고 직접 연출을 맡음으로써 원작과는 사뭇 다른 설정이 많이 들어갔다. 최근 들어 백만 관객을 모은 영화 〈건국전쟁〉..

영화 2024.03.06

봄이 오는 길

정봉렬 시인이 새봄을 맞아 시 한 수를 보내주셨다. 여러 번 읽고 또 읽으니 함축되어 있는 의미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영어로 옮기기 위해 여러 가지 표현을 시도해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더 또렷해졌다. 봄이 오는 길 - 정봉렬 The Way Spring Comes Along by Chung Bong-ryeol 봄은 길을 따라 오지 않는다 바다를 건너 올 때도 뱃길 따르지 않고 산맥을 넘을 때도 바람에 몸을 싣지 않는다 봄이 오는 길은 따로 없다 언 땅 밑으로 흐르는 물에나 깊은 잠 속의 짧은 꿈에서도 아지랑이로 살아오고 만나고 헤어지는 정류장을 아무도 모른다 Spring doesn't come along the road. Even when it comes across the sea, It does not..

Talks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