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 - 1805)이 연애시(戀愛詩)를 썼다니~!조선 후기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을 강조한 실학자요 청나라에 다녀온 기행문 《열하일기(熱河日記)》와 《허생전(許生傳)》, 《호질(虎叱)》같은 소설을 쓴 근엄한 선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한 여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이렇게 곡진(曲盡)하게 표현한 것이다(안대회, 《조선의 명문장가들》, Humanist, 2016에서 인용). '썸' 타는 사람의 마음은 조선 시대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대는 오지 않고 [1] 저물어 용수산(龍首山)에 올라 그대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소.강물은 동쪽에서 흘러왔지만 그 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더이다.밤이 이슥하여 달빛을 받으며 돌아오는데, 정자 아래 늙은 나무가 하얀빛을 띠며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