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음식점에 가면 내 앞에 놓인 음식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인스타그램은 하지 않아도 간혹 블로그에 음식 사진을 올려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그보다는 언제 어디서고 마음놓고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폰 갤러리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사진 중에서 따로 표시를 해놓은 것도 아닌데 '음식' 사진만 골라내는 AI 기능이 신기하기조차 했다. 마침 내가 즐겨먹는 호박죽에 관한 시를 영어로 옮기게 되었다.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 감동적이었다."아직 돌아오지 않은 식구들 몫까지 / 식탁 가득 붉은 호박죽 / 우주로 창을 낸 저녁이다"잘 익은 단내와 구수한 맛을 풍기는 호박죽을 이 자리에 없는 식구들 뿐만 아니라 창문을 통해서는 우주의 생명체들과도 공유한다니 얼마나 자비롭고 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