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 2021)

Whitman Park 2022. 2. 28. 18:50

G: 오늘은 영화 이야기부터 하자고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그 사이 무슨 특별한 영화를 보셨나요?

P: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퀸스 갬빗'>에 관한 정보를 찾는 분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1]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전공했던 법(法)과 관련이 있는 영화가 11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기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사항을 귀띔해드리려고 합니다. 

 

G: 무슨 영화인데요?

P: 아직 국내에 영화평도 별로 나오지 않은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라고. 번역하자면 '산골 촌놈의 슬픈 노래'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엊그제 2시간짜리 영화를 이틀에 나누어 보았는데요, 집콕하면서 영화에 빠지지 않도록 시청 시간을 스스로 제한한 면도 있지만, 영화의 내용이 너무 암울하여 "세상에 어찌 이런 엄마가 다 있을까" 보면서 짜증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젯밤 마지막 장면, 엔딩 크레딧까지 보고난 후엔 가슴이 먹먹해져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 약물과용으로 쓰러진 엄마를 재활 요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남매는 가족애를 발휘하여 최선을 다한다.

 

G: 그 영화에 무슨 반전이라도 있는가요? 

P: 아직 안 보신 분이 많을 터이므로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이고 영화 보는 데 도움이 될 감상의 포인트만 몇 가지 말씀드리지요. 바로 이것 때문에 이 영화를 추천하고자 연락을 드린 겁니다.

 

러스트 벨트 주민의 애가(哀歌)

G: 처음엔 짜증이 날 정도로 암울했던 노래가 갑자기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가락으로 바뀌는 모양이군요. 

P: 우선 이 영화는 J.D. Vance의 동명의 회고록(memoir)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러스트 벨트의)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기록」[2]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요. 러스트 벨트(Rust Belt)[3]라면 미국 중부 애팔라치아 산맥의 서쪽, 오대호 남쪽 옛날에 미국의 산업혁명이 일어났던 공업지대를 일컫습니다. 이곳에 즐비했던 철강공장들이 국제경쟁력을 상실함에 따라 공장 문을 닫고 설비가 녹이 슬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죠. 그 지역에는 백인 노동자들이 많이 살았고 그 회고록의 무대가 되는 곳입니다. 그 책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 발간되어 트럼프가 빈곤한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한 배경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하지요. 그러한 관점에서 평단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고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올랐습니다. 그 덕분에 3백만부 이상 팔린 미국의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답니다.

 

 

G: 아, 주인공 가족이 지금은 문닫은 탄광과 녹슬은 공장지대에 살았으니 실업과 빈곤, 알코올과 약물중독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겠네요. 트럼프가 2016년과 2020년에 집중 공략했던 유권자들이 왕년엔 중산층에 속했지만 지금은 일자리가 없어 가난에 허덕이는 백인 소외계층이었으니까요. 그들에게 "미국에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과거의 위대한 미국을 되살리자"는 구호가 크게 먹혀들지 않았나요!

P: 네, 그들에게 러스트 벨트를 떠나 선 벨트나 번창하는 지역으로 이사하라는 말은 무책임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네들은 이사할 돈이 없으니 마지 못해 눌러 살고 있을 따름이지요. 대공황 당시 오클랜드에 가뭄과 흉년이 들자 품을 팔러 캘리포니아 농장지대로 간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입니다. 그런데 힐빌리에는 특별한 요소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관록 있는 여배우들의 열연

G: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농장과 신산업이 많은 캘리포니아같은 곳이 아니라면 뭐지요?

P: 제가 영화를 보다가 중단할 정도로 암울한 가정사라면 짐작이 가시죠? 부모가 이혼한 결손가정에 실직, 빈곤과 알코올ㆍ약물중독, 질병이 더한다면 최악인 거죠. 또 2016년 이 책이 발간될 때는 애팔라치아 지역의 정치적ㆍ사회적 의미가 크게 부각되었었고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터프하지만 줏대 있는 외할머니가 등장합니다. 헐리웃의 스타 글렌 클로스가 마모(Mamaw, 할머니) 역할을 맡았는데 그 포스가 대단합니다. 주인공이 고백하지요. 자기를 구해준 것은 마약의 구렁텅이에 빠질 뻔한 자기를 데려다 외할머니가 키워주신 것과 "네가 장차 무슨 사람이 되느냐는 지금 너의 선택에 달려 있다(You choose everyday who you become)"는 외할머니의 말씀이었다고요. 할머니와 어머니 역할을 맡은 두 여배우는 2021년 아카데미상 후보로서도 유력시된다고 합니다. 

 

* 오래전 고향에서 도망치듯 떠나온 할머니가 볼 때 엄마는 하는 일마다 틀렸고 폭력적이기도 하다.

 

G: 글렌 클로스가 지금 70대라고 하지만 망가진 집안을 바로 세우려는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니 그것만으로도 화제가 될 것 같습니다. 감독은 댄 브라운 소설을 영화로 만든 론 하워드, 주인공의 말썽 많고 탈 많은 엄마 역은 미모를 자랑하는 에이미 아담스라니 흥행의 성공은 맡아놓은 것 아닐까요?

P: 저는 이 영화에서 미국판 흙수저의 성공담을 보는 것 같았어요. 주인공 이름이 J.D. 밴스인데 나중에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JD(미국 로스쿨을 마친 법학석사. Juris Doctor 그대로 직역하여 법학박사라 하기도 함)였던 셈이지요. 엄마가 일찍이 이혼하고 새로운 남자를 만날 때마다 아버지가 바뀌는데 외할머니가 데려다 키우면서 자기 앞길을 개척해갑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하여 이라크에도 파병됩니다. 전역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합니다. 1학년 때 지도교수가 '호랑이 육아 맘'으로 유명한 에이미 추아[2] 교수였다지요? 추아 교수가 상담을 하면서 힘들었던 가정사를 책으로 써볼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예일대 들어갈 때 이라크 파병군인에다 사회적 취약계층이라는 요인이 입학사정에 작용했을지 모르지만 예일대 로스쿨을 다닌 학력 만으로도 그의 장래는 보장된 셈이었습니다.

 

흙수저의 인생 개척기

G: 미국은 기회의 땅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게 학연, 지연이 중시 되는 사회인가요?

P: 저도 미국에서 주재원과 유학생, 교환교수 등 신분을 바꿔가며 여러 해 살아보았습니다만 소수인종에게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들었습니다. 예일대 로스쿨 재학생들이 로펌 채용담당자들과 얼굴을 익히는(Firm meeting) 자리에서도 주인공이 오하이오 출신이고 켄터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말하자 다들 아버지가 석탄 캐는 광부였냐, 공부는 어떻게 했느냐는 선입견을 드러내지요. 주인공은 대뜸 어머니도 고등학교를 2등으로 졸업했지만 학비를 대주는 사람이 없어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G: 주인공은 그러한 문화적 격차, 엄청난 학비를 어떻게 해결하였을까요?

P: J.D.는 로펌 미팅 만찬석상에서도 앞에 놓인 수많은 포크와 나이프, 빵과 물컵 어느 것을 잡아야 할지 몰라 쩔쩔 맵니다. 로스쿨 여자친구에게 전화로 물어보자 두 손의 엄지와 인지를 붙여보면 그 답이 나온다고 재미있게 가르쳐줍니다. 

 

G: 그러니까 왼손은 소문자 b(bread), 오른손은 소문자 d(drink)가 만들어지므로 빵은 왼편에 있는 것, 물컵과 술잔은 오른쪽에 있는 것을 집으라[4]는 말이군요~

P: 실제로 J.D.는 같은 클래스메이트인 인도계 여학생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요, 고비마다 그녀의 도움을 받습니다. 나중에 우리 집안의 복잡한 사정을 이야기하면 네가 떠날까봐 말할 수 없었노라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지요.

 

* 고향 가는 이유를 말도 못했지만 밤새워 운전하며 고민을 털어놓고 두 사람은 서로 애정을 확인한다.

 

G: 그때 여친의 반응은요?

P: 자기 아버지도 무일푼으로 미국에 이민와서 엄청 고생을 했다고 말하면서 J.D.의 할머니를 진즉 뵈었어야 했다고 위로해줍니다. 이미 한 가족이 된 것처럼 말이죠. 어머니 일 때문에 고향을 찾은 J.D.가 큰 로펌의 인턴(방학기간 중 Summer Associate로 일하며 학비에 쓰고도 남을 정도의 보수를 받음) 면접을 보러 밤 새워 차를 운전하고 온다고 말하자 한밤중에 자기도 벌떡 일어나 J.D.가 졸음운전을 하지 않게끔 계속 화제를 바꿔가며 통화를 합니다. 그때 면접시험 문제로 유력시되는 것을 개인지도하듯이 알려줬을 것입니다.

 

G: 아니 어떻게요? 

P: 그 여친이 엄청 공부를 잘했거든요. 이건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구글과 링크드인으로 검색해보니 아이비 로스쿨에서도 톱이 아니면 채용되기 어려운 연방대법관의 재판연구관(Law Clerk)[5]을 오래 했습니다. 그리고 J.D.가 도착하려면 1시간은 더 걸릴 것 같다고 하자 여친은 "자기가 로펌에 부탁해서 면접 순서를 뒤로 미뤄달라고 해야겠다"고 뛰어나갑니다. 그 때 바로 그집 문앞에 J.D.가 서 있었으니 두 사람은 가족의 위기를 통해 하룻밤 사이에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거죠.

 

G: 참으로 감동적인 장면인데요, 영화에서는 얼마나 비중있게 다뤄지나요?

P: 이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공개된 후 평단에서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원작 회고록에서 부각시켰던 러스트 벨트의 빈곤과 가정 문제가 별로 클로즈업되지 않았다고요. 뒤로 갈수록 심리 스릴러, 애정 영화로 흘렀다는 등 말이 많았어요.[6]

 

절박한 상황 탈출기(Exodus)

G: 미국 대선 이슈도 사라진 마당에 코로나 판데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내용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P: 네, 저도 동의합니다. 주인공 J.D.의 입장에 한번 서보기로 하죠. 오랜만에 고향에 가보니 여전히 거리의 상점들은 문이 닫혀 있고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는 젊은이들만 눈에 띄죠. 약물과용(OD)으로 병원 응급실에 들어간 엄마는 병실부족으로 쫒겨날 신세, 어렵사리 자리를 얻은 재활요양병원마저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엄마, 내일 10시까지 입사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하는 수없이 누나와 상의하여 모텔에 모셔다 놓지만 다시 헤로인 주사를 맞으려는 엄마. 주인공은 그만 폭발하고 말지요. 가까스로 누나와 임무교대하고 일단 고향을 떠납니다. 로스쿨 학비 마련과 정상적인 졸업을 위해서는 우선 로펌에 인턴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엄마가 내 신세를 망치는구나 생각했을 겁니다. 아마도 "저를 도와주진 못할 망정 제발 길을 막진 말아 주세요"[7] 마음 속으로 외치지 않았을까요?

 

*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마지막 순간 스코트 목사는 거꺼이 자기를 희생한다.

 

G: 10시간 넘는 길이라면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보다 더 먼 길 아닌가요?

P: 주인공 J.D.는 이라크에도 갔다온 해병대원 아닙니까! 인간능력의 한계를 경험했던 고된 훈련이나 군사작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겁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정말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을 거예요. 이 장면을 보면 우리의 인생살이가 참으로 신비로워요. J.D.의 실제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위태로운 심리상태의 엄마는 아무도 돌보지 않는 모텔방에 혼자 있고, 카드 잔액과 은행 잔고도 아슬아슬하지요. 로펌 면접시간에 대는 것도 도중에 눈을 붙이기라도 하면 위태로울 수 있고, 지난 번 로펌 변호사와의 미팅 분위기로 봐서 붙을 자신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학기에는 아르바이트를 몇 건이나 더 해야 할지 가슴이 답답해질 수밖에요.

 

G: 아까 이해심 많은 여친이 주인공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로펌 면접예상문제도 가르쳐주었다면서요?

P: 네, 바로 그겁니다. J.D.도 처음엔 여친이 떠날까봐 걱정했지만 심야운전 장시간 통화 후에는 자신감(self-confidence)이 생겼습니다. 여친이 전폭적으로 지지해줄 뿐만 아니라 자기와 결혼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여친 집 앞에서 길이 막혀 면접시간에 댈 수 없다고 농담까지 한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취업면접 때도 떨지 않을 자신이 생긴 거지요.[8] 그 결과 J.D.는 자기를 이해해주는 진정한 사랑을 얻고, 실제로 두 사람은 로스쿨 졸업 후에 가정을 이루게 되지요. 후기를 보니까 J.D.는 현재 공익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벤처 캐피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 책으로 전국적인 지명도도 얻었겠다. 공화당원으로서 보수파를 대변하겠다며 정치판에 조만간 나설 모양입니다.

 

G: "개천에서 용 난다"는 이야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주 감동적이네요.

P: 엔딩크레딧에서 그 사건 이후로 엄마가 약물에 손대지 않고 가사도우미, 경리직원(book keeper)으로 일하면서 손주들을 돌봐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저를 안도하게 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J.D. 밴스가 외할머니의 가르침대로 위기의 순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독백을 하지요. 그리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맞아요. 그 어려운 상황을 의연하게 대처하고 밤 새워 운전을 하고 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저 역시 믿음직했습니다.  

 

* 밤새워 달리는 길 - 처음엔 "엄마 때문에 망쳤다"였으나 동틀 무렵엔 "엄마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P. S.

1. 이 책과 영화의 주인공인 J.D. 밴스는 2022년 5월 오하이오주의 미 공화당 경선에 이겨 금년 11월로 예정된 상원의원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공천 받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벤처캐피털 경영자로서 기반을 닦은 J.D. 밴스는 지재권 전문 변호사인 인도계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그의 상대는 2019년 민주당 대선후보로도 나섰던, 관록있는 팀 라이언 하원의원이다. 그가 만일 젊은 나이에 워싱턴 정계에 진출하게 된다면 실로 러스트 벨트 빈촌 출신이 미 해병대와 예일대를 거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유력 정치인이 되는 신화를 쓰게 되는 것이다. 그가 하기에 따라서는 '트럼프의 나팔수'에서 '21세기 링컨의 현현'(Incarnation of 21C Abraham Lincoln)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 J.D. 밴스는 2022년 공화당 오하이오주 경선에서 롭 포트먼 현 상원의원이 재선에 출마하지 않음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대역전극을 펼치며 후보가 되었다.  민주당 후보는 주목끌기 캠페인(attention-grabbing campaign)을 벌여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한 10선의 민주당 팀 라이언 하원의원이었다. 11월 7일 트럼프는 중간선거 마지막 지원유세를 오하이오주에서 펼쳤다. 이러한 전국적인 지명도에 힘입어 11월 8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38세의 J.D. 밴스는 여유있는 표차로 상원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Note

※ 이 영화에 대한 평은 둘로 나뉘는 것 같다. 원작 이상으로 러스트 벨트 내 가정과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견해와 취업(재정)이냐 가족이냐 선택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난국을 타개하는 과정을 잘 그렸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넷플릭스로 공개되었고 여러가지 숨어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매체인 한글 위키백과사전에도 위의 내용을 간추려 소개했다. 사진의 출처: Amazon, Netflix, Naver.

 

1] '퀸스 갬빗' 드라마 감상평을 블로그에 올린 후 체스용어인 '퀸스 갬빗'이 무슨 뜻이냐, 스토리 전개상 '아포페니아'란 말이 무슨 의미를 갖느냐,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이 왜 낯선 러시아 할아버지에게 체스를 두자고 했느냐는 질문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2] 이 책에 "A Memoir of a Family and Culture in Crisis" 라는 부제가 붙은 것은 예일 로스쿨 재학 시 상담을 했던 에이미 추아 교수의 조언 때문이었다. 국제거래법 학자인 추아 교수는 중국계 이민자로서 같은 학교의 유태인 동료 교수와 결혼을 한 사람이었기에 가족과 문화의 갈등을 줄곧 연구해왔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World on Fire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이 수출되고 있음에도 인종분규와 국제분쟁이 종식되지 않는 이유), Day of Empire (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거나 몰락하는 이유는 관용의 차이 때문),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 (자녀를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호랑이 엄마의 능력). Political Tribes (집단적 본능과 국가의 운명) 등이 있다.

 

3] 미국에서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일어난 Rust Belt와 Sun Belt의 명암 차이는 대규모의 인구 이동을 초래하였고, 정치・경제・사회・문화 여러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우리나라에서 IMF 금융위기를 극복할 때 널리 이용되었던 모기지/자산 유동화증권(MBS, ABS) 금융상품도 그 변화의 산물이었다. 그 전말은 Michael Lewis, Liar's Poker - Rising Through the Wreckage on Wall Street. Norton, 1989, p.89 이하에서, 또한 우리나라의 운용사례는 박훤일, "자산유동화에 의한 금융위기의 극복과 시사점", 정동윤 선생 고희기념논문집. 법문사. 2009 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4] 우리나라에서도 물컵과 빵 접시를 헷갈려하지 않도록 테이블 매너 북에서는 '右물 左빵'이라고 가르친다.

 

5] 실제로 J.D. 밴스와 2014년에 결혼한 우샤(Usha Chilukuri)는 2014-15년간 여성지원자의 용모와 복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소문 난 브레트 카바나우 연방고등법원판사(워싱턴DC, 2018.5 연방대법관에 취임)의 로클럭을 하였으며, 2017-18년간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로클럭을 지냈다. 2020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도 모친이 인도인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사상 최초 여성 주지사를 역임하고 2017년부터 2018년 말까지 UN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를 주도했던 니키 헤일리 전 UN대사 역시 그 부모가 인도 펀잡지방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WASP의 리더십 공백을 아시아계 이민자 여성들이 채워주고 있는 경향이 엿보인다. 이점은 J.D.가 추수감사절에 우샤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식구들이 서로를 위하고 칭찬하며 교육열이 높은 것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은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우샤의 아버지는 그에게 "가족은 서로 남 탓하지 않고 등을 돌리지 않는 법이라네"라고 조언했다.

 

6] 대본을 쓴 버네사 테일러는 2018년 아카데미상 수상작 'Shape of Water', 2019년의 디즈니 영화 'Alladin'의 각색에도 참여했다. 그러니 그가 손댄 이 영화 역시 로맨스 팬터지 취향으로 흘러갔을 거라는 선입견이 작용했을 수 있다.  

 

7]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1972)에서 배 뒷쪽으로 탈출구를 찾아 사람들을 인솔하고 가던 스코트 목사(진 해크먼)가 뜨거운 증기가 나오는 밸브를 잠그고 스스로 희생을 하면서 부르짖는 대사이다. 나태주 시인은 자기가 병상에서 사경을 헤멜 때 자기만 믿고 살아온 아내가 쓰러지게 할 수는 없다며 하나님에게 이렇게 하소연한다. "가난한 자의 기도를 잘 들어 응답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하고 되풀이해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시인의 아내를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은 시인의 목숨까지 살려주셨다.

 

8] 누구나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기에게 확신과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존재를 절대 필요로 한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어머니나 가족일 수 있는데, 크리스쳔이라면 중보자(仲保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찾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가 밤새워 푸념을 하고 신세타령을 해도 다 들어주시는 분이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래서 내가 너 대신 채찍을 맞고 십자가에 달리지 않았느냐?" 이것을 깨달으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일지라도 실타래 풀리듯 해결이 될 것이다.

마찬기지로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 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시편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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