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족과 함께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1]을 보았다.
장맛비에 꿉꿉하고 무더운 날씨를 날릴 수 있는 선택지로서 영화관을 선택한 것이다. 돈은 좀 써야 하지만 시원한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나은 게 없을 성 싶다.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가까운(163분) 대작이었음에도 시종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의 연속이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 중에는 미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많아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개봉 초기라 영화평을 쓴다는 게 무리인 듯하지만 일단 스토리와 감상의 포인트를 정리해 둘 필요성을 느꼈다. 모르는 것은 Wikipedia와 Bard에게 물어서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들 올 여름에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 영화와 <인디애나 존스: 운명의 다이알>을 꼽았다.
참고하기 위해 Wikipedia에 들어가 보니 인디애나 존스와는 달리 이 영화는 벌써 수백 명의 네티즌들이 글을 올리거나 수정하고 편집하는 등 난리법석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중에서 제작비가 291백만달러로 제일 많이 들어간 영화이며, 벌써 제2부 제작에 들어갔고 내년 6월 말 개봉될 예정이라는 정보도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
아직 개봉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스포일러를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기 위해 영국의 채석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공중을 나는 스턴트 장면을 연습했다거나, 노르웨이 절벽 위에서 오토바이를 탄 채로 뛰어내리다가 낙하산을 펴는 스카이다이빙 장면을 수없이 연습하고 찍었다는 언론보도와 동영상이 진즉부터 나돌았다. 도대체 무슨 대목에서 이러한 액션 장면이 필요한지 주인공의 관점에서 전후의 맥락을 알아보기로 했다.
전지적 시점에서 쓰는 줄거리가 아니므로 생략된 부분은 독자가 영화를 보면서 보완해야 한다. 사실 그가 맞서 싸우는 Entity의 실체가 무지 궁금하지만 팀에서 컴퓨터와 통신망은 루터(미션 시리즈 1편부터 자리를 지켜온 빙 레임즈 분) 담당이므로 나중에 알아보면 된다.
오직 국가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해 팀원들과 함께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수행하는 미 대통령 직속의 [가상]정보기관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소속 이썬 헌트(톰 크루즈 분)는 북극해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 중이던 러시아의 신형 잠수함이 돌연 사라졌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두꺼운 얼음으로 덮혀 있는 북극해 수중에서 미 정보기관들도 모르는 러시아의 최신형 스텔스 잠수함이 자체 발사한 어뢰에 피격되었다니 ···. 더욱이 조난 당한 러시아 해군 장교의 유해에서 회수한 물건 중에는 비밀 열쇠가 있었고 한 쌍의 열쇠 중 반쪽(half-key)이 무기 거래상의 손에 들어가 나머지 반쪽을 입수하려는 노력을 각국이 은밀히 전개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헌트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악당의 손에 들어가면 이 지구는 파멸에 이를 것임을 직감한다. 상부의 지령에 따라 그는 IMF의 팀원들과 상의하여 작전을 개시한다. 프라하에서부터 인연을 맺었던 영국 MI6에서 유령인간 취급을 받고 있는 엘사 파우스트(레베카 퍼거슨 분)로부터 그 중 하나를 갖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터이다. 엘사는 이미 전 세계의 현상금 사냥꾼들로부터 쫓기고 있는 몸이므로 헌트가 직접 그녀를 만나러 가야 한다. 이미 사우디 사막에서는 총잡이들이 모두 출동하여 모래 폭풍이 부는 사막의 한 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 다행히 엘사도 헌트가 개인적인 이익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해온 것임을 알기에 의심치 않고 그에게 반쪽 열쇠를 건네준다.
그 다음에는 아부다비 공항에서 베니스로 가는 익명의 신사가 열쇠 구매의사를 밝혔기에 그를 만나서 그로부터 나머지 반쪽을 되찾아야 한다. 이 작전의 훼방꾼은 미 CIA가 급파한 요원들과 묘령의 소매치기다. 그러나 진짜 악당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열쇠를 손에 넣어 세계를 지배하려는 Entity라는 어둠의 세력임을 알게 된다.[2]
우여곡절 끝에 열쇠는 그레이스라는 이름의 소매치기(마블 시리즈에 출연했던 헤일리 애트웰 분)가 훔쳐서 소지하고 있음을 알고 헌트는 로마까지 그녀를 따라가지만 CIA 요원, Entity 행동대원과 쫓고 쫓기는 도심의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마침내 베니스에서 무기중개상이 개최하는 파티에서 열쇠가 거래된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와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기에 Entity 같은 惡의 세력이 손에 넣기 전에 없애버려야 한다. 이에 따라 헌트는 팀원들과 베니스로 가서 엘사와 함께 파티에 참석하지만 그 열쇠를 노리는 세력이 너무 많아 파티는 난장판이 되고 만다. 열쇠를 함께 추적하던 엘사도 베니스의 다리 위에서 Entity가 보낸 가브리엘의 칼에 찔리고 숨을 거둔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놈 역시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탈 터이므로 그때 복수를 하기로 다짐한다.
그 열쇠는 베니스에서 인스부르크를 거쳐 파리로 가는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열차에 실려 익명의 매수자에게 팔릴 것이라는 첩보가 들어온다. 문제는 그레이스는 무기밀거래로 유명한 '화이트 위도우' 알라나로 변장할 수 있지만 3D 프린터 고장으로 헌트가 써야 할 마스크는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고치려면 몇 주가 걸리는데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내일 출발하므로 불가능을 모르는 헌트는 곧바로 비상대책을 마련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열차를 뒤쫓아 가다가 열차가 속도를 줄이는 구간에서 열차에 올라타기로 한다.
그러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의 기관차를 장악한 Entity 대원 가브리엘에 의해 열차는 더욱 속도를 높여 달리고 헌트는 절벽 위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려 열차를 타는 수밖에 없다. 바로 영화의 티저에서 소개했던 장면이 연출될 찰나이다. 기막힌 손놀림으로 열쇠 두 쪽을 모두 손에 넣은 그레이스는 알라나의 마스크를 쓴 채 CIA국장에게 1억 달라를 받고 온전한 열쇠를 넘겨준다. 이를 눈치챈 가브리엘에 의해 그레이스는 위기에 봉착했으나 그 순간 헌트가 [말 그대로] 객차 안으로 날아들고 가브리엘이 장착한 폭발물이 터지는 바람에 긴급제동에도 불구하고 기관차는 높은 철교 위에서 강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3]
추락 위기에서 가까스로 그레이스와 함께 탈출한 헌트는 이 열쇠가 무엇에 쓰이는지, 또 엘사가 빠진 IMF팀에 그레이스를 영입할 수 있는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제2부에서 밝혀지겠지만 우리는 영화 <반지의 제왕> 2편, 3편처럼 1년을 더 기다려야 할 판이다.
감상의 포인트
이 영화는 스토리 전개와 드라마틱한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너무나 많은 허구를 채용(Cinematic license)했다. 물론 톰 크루즈를 비롯한 출연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를 펼쳤음에도 상당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처리한 것과 비슷하다.
차세대 스텔스 잠수함의 제원이나 독자적인 핵무기 발사를 위한 한 쌍의 열쇠 용도는 이제 우리나라도 경쟁에 뛰어든 첨단무기 체계의 발전에 달려 있으므로 매우 흥미롭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현재 각국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규제방안도 AI가 첨단무기로 변신할 수 있는지 여부는 특이점(Singularity) 이후의 상황이므로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다.[4] 다만 이러한 상황을 가정하여 예상되는 법적인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CIA에서 악당의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국장이 직접 1억달러를 의회의 승인 없이 지불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1986년 레이건 행정부에서 니카라과에 산디니스타 좌파 정권이 들어서자 우익성향의 콘트라 반군(反軍)을 지원하기 위해 적성국이던 이란에 무기를 몰래 팔아 그 대금을 콘트라에 보낸 사실이 발각되어 의회의 감시와 견제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CIA 국장이나 FBI 국장은 은밀한 작전(clandestine operation)을 입안하고 실행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법률에 의거하여 대통령의 사전승인 및 의회의 사후통제를 받아야 하므로 영화평에서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다국적 소매치기 그레이스는 그 솜씨도 놀랍지만 머리가 영민하였기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당장의 일확천금에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었음에도 최후의 순간 온라인 입금확인 거절(Decline) 버튼을 눌렀던 것이다. CIA 국장이 원하는 물건을 건네받고 신분세탁을 약속했지만 물건에 하자가 있으면 구두 약속도 이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거래관계에서 돈을 받고 안 받고는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 들어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어 침해 사범은 아주 엄중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타인의 저작권을 허락(permission) 없이 사용했더라도 사적 용도로만 썼거나 제3자에게 돈을 받고 판매(commercial use)한 사실이 없으면 책임을 면할 수도 있다.
그레이스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법을 위반한 전과가 많이 있지만 이번 거래에서 돈을 받지 않은 사정을 김인힐 떼 국장은 약속의 이행을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미 정부는 중요한 사건의 증인보호 프로그램(Federal Witness Protect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기에 그러하다.
그밖에도 이 영화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 몇 가지 더 있다.
우선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증기기관차가 끌고 운행한다는 점이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영국의 추리작가 애거사 크리스트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Murder on the Orient Express) 소설과 영화로도 유명하거니와 호화특급 국제열차로 명성을 날렸다. 2009년 이후 운행을 중단한 오늘날에도 Orient Express 명칭에 저작인격권을 가진 입장에서는 과거의 명성과 평판에 흠이 가는 설정에 불만을 제기하고 영화제작자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운행 당시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디젤 기관차를 사용했다. 전기기관차는 진동이 심한 데다 유럽의 철도 인프라가 열악하여 철로와 전력선, 통신선을 새로 깔아야 하는데 열차가 통과하는 나라 대부분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속 300km가 넘는 고속열차가 유럽 전역을 달리고 있는 요즘 호화특급 열차를 CO2 배출이 많은 증기기관차가 끌고 다니고 식당칸이나 객실(coach) 역시 전혀 호화롭지 않은 점이 과거의 명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할 수 있다고 본다.
베니스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또한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도자 도게(Doge)의 관저로서 베니스가 자랑하는 역사적 기념관[5]이다. 그럼에도 그처럼 시끄럽고 난잡한 파티 장소로 제공될 수 있는지 보수적인 시민들은 반발할 수 있다고 하겠다. 영화 속 도심 추격 장면에서도 로마의 스페인 계단이 일부 손상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는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이고 이 장면은 <로마의 휴일> 이래로 전 세계 관객의 주목을 받게 된 만큼 문제가 될 소지는 없어 보인다.
Wikipedia에서 소개한 현지 당국과 마찰이 빚어졌던 장면은 철교 폭파 신이었다. 제작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당국이 알프스 구간에서의 어떠한 폭발물 사용도 금지하였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철교에서 기관차가 추락하는 장면을 촬영할 장소를 새로 물색하여야 했다. 그리하여 폴란드 남부지방의 어느 호수 위 철교의 사용이 중단된 것을 알고 이곳에서 폭발물을 사용한 기관차 추락 신을 찍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업유산(industrial heritage)의 보존이 문제되었다. 제작사와 맥쿼리 감독은 철교 자체는 산업유산으로 보존하되 일부 철로가 손상된 구간에서만 폭발 신을 촬영하고 끝난 후에는 수리 복원하기로 약속하고서야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Note
1] 이 영화의 부제 'Dead Reckoning'은 수세기 동안 사용되어 온 항해술의 용어이다. 어느 선박이 무슨 사정으로 자선(自船)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배의 속도와 항로를 계산하여 현재의 위치를 추정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러시아의 스텔스 잠수함 역시 북극해의 얼음 아래 자기장의 영향과 어뢰 피폭으로 인해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었다면 아주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Dead Reckoning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제1부가 끝날 무렵 주인공 헌트는 Entity의 행동대원 패리스를 통해 문제의 열쇠가 잠수함 세바스토폴(Sevastopol)에 쓰는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제2부에서는 헌트 자신부터 러시아가 감추고 있는 세바스토폴 호가 북극해의 어디쯤 가라앉았는지 추정하고 작전에 나설 것임을 짐작케 한다.
2] 러시아 차세대 스텔스 잠수함의 핵탄두 발사장치 문을 열 수 있는 십자가 모양의 열쇠는 두 개가 합쳐져야만 작동한다. 인간의 지성과 능력을 초월하여 스스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초거대 인공지능(AI) The Entity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미국 정보기관 수뇌들은 이 점을 우려하여 두 쪽의 열쇠가 적국이나 Entity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이를 손에 넣거나 차제에 Entity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만일 Entity가 전 세계 통신망을 장악하고, 세계금융시장, 각국의 무기 시스템을 맘대로 움직인다면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거나 각국이 Entity에 굴종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Entity가 이러한 단계에 이르기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 구글이 내놓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Bard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둠의 세력이 이러한 음모를 꾸미고 재정이 취약한 태평양이나 카리브 해의 어느 도서국가에 막대한 원조와 함께 전력ㆍ통신 인프라를 구축해 주면서 은밀하게 초고성능 컴퓨터를 설치해 놓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중국이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남미에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구축하면서 각국 전산망의 백도어에 이러한 장치를 심어놓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비록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늘날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3] 이 대목 역시 과학적인 기준으로는 말도 안된다. 어떻게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던 열차의 관성(inertia)이 있는데 아무리 급제동을 걸었어도 한 량씩 미끌어져 강바닥으로 떨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비록 기관차로부터 분리되었다고는 해도 관성의 작용에 의해서, 또한 철도차량의 연결장치(coupler)는 매우 견고하므로 전체 차량이 하나가 되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대 미션 임파서블 영화는 도버 해협 바다 밑 유로 터널 안으로 헬리콥터가 비행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제작비에 관계없이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는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4] 이 문제를 다뤄보기 위해 챗GTP4.0, New Bing에게 질문했으나 최신의 충분한 정보가 없어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구글의 Bard는 다음과 같은 원칙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Singularity 이후 인공지능(AI)이 사악(evil)해질 수 있느냐에 대하여 AI는 내재적으로 선하다(inherently good)는 견해와 악해질 수 있는 가능성(potential to be evil)이 있다는 견해로 나뉜다. 전자는 AI는 도구에 불과할 뿐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에 달려있으므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데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후자는 AI가 인간과 같은 도덕이나 양심에 따른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의도적이든 아니든 인간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논의는 AI의 발전속도에 따라 계속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며, AI의 잠재적 위험요소를 미리 파악하여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대책(safeguards)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영화는 후자의 입장에서 컴퓨터와 통신망으로 움직이는 금융시장에서부터 군사적 드론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학습하고 변형시켜 AI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Entity가 IMF 팀의 컴퓨터 통신망을 해킹하여 멋대로 조작하기 시작하자 팀원들이 모두 노트북을 내던지고 도망가는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5] 같은 영화이지만 <인페르노(Inferno)>에서는 플로렌스와 베니스, 이스탄불의 유적지 촬영 신이 대부분 내부 구조를 자세히 보여주는 식이었다. 나중에 인페르노 영화 촬영 장소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반면 이 영화에서의 두칼레 궁전 파티 장면은 소란스러운 데다 폭력과 총격, 살인이 벌어지는 등 눈살 찌뿌려지는 장면이 많아 관광에 역효과를 주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K드라마, K시네마의 열풍에 따른 외국 관광객들을 겨냥해 영화 촬영장소나 세트장을 가급적 잘 보존할 필요가 있다. 만일 철거해 버렸다면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다시 보고 싶은 열성 팬으로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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