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 월요일에는 大光고등학교 동기들이 Zoom을 통해 함께 예배(대광예배자모임: 대예모)를 보고 있다.
자아가 형성되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내서 그런지 사회활동 영역이 달랐고 서울과 지방, 미국의 동부와 서부 여러 곳에 살고 있어도 Zoom을 통한 예배를 같이 보면서 거리가 가까워질 수 있다.
동기 중에 목사도 여럿이고 교회장로도 많아 서로 돌아가며 말씀을 증거하고 믿음을 간증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달에는 나도 '성경 속의 세 나무'라는 제목으로 내가 알고 있는 성경의 지혜를 나눈 바 있다.
이번 달에는 서울음대 성악과를 졸업했으나 성대에 문제가 생겨 성악가의 길을 걷는 대신 문화일보 기자로서 다방면의 재능을 발휘해 온 강일모 전 재능대총장이 '기독교와 빛'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역시 왕년의 날리던 기자답게 풍부한 사진자료를 슬라이드로 보여주면서 고대와 중세, 현대의 건축물에서 빛을 어떻게 다루고 이용했는지 설명해주었다.
성경에서 '빛'이 들어간 요절은 다음과 같다.
o 창세기 1:3 - 4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o 출애굽기 13:21
여호와께서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 기둥으로 그들에게 빛을 주사 낮과 밤에 진행하게 하셨으니"
o 시편 27:1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o 요한복음 8:12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o 마태복음 5:14 - 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o 에베소서 5: 8 - 9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일찍이 1987년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새문안교회는 새로 지은 성전 건물로 2019년에 국제적인 건축상 Architecture Master Prize(AMP)를 수상했다. 경희대 이은석 교수와 서인종합건축사사무소(소장 최동규)가 공동 설계하였고 CJ 대한통운 건설부문이 시공을 담당했다.
새문안교회 건물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같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곡면이 특색이다. 또한 빛, 공간, 물 등 기독교적 상징을 충실히 반영한 디자인과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공공성, 곡면 벽 등 고난도 공정을 훌륭하게 마친 건축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새문안교회의 AMP 수상은 한국 건축과 종교 건축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대예모 온라인 모임이 끝나고 나는 단톡방에 조금은 뜬금 없는 댓글을 올렸다. 오래 전에 수지가 나온 영화 〈건축학개론〉(2012)과 OST로 삽입된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이 생각났다고 적었다. 물론 대예모 말씀의 주제가 '빛을 강조하여 지은 동서양 건축'이므로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다. 부연설명을 하진 않았어도 우리의 청춘 시절에 '빛처럼 다가온 여인'이 있었을 테니까 다들 공감하리라 생각했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그녀만이 빛나 보였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성공했을 때의 찬란하게 빛났던 순간 또는 반대로 온 세상이 암흑에 싸인 듯한 순간을.
그런데 많은 날이 지나고 생각이 나긴 하겠지만 영화에서처럼 그녀에 관한 기억이 스러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아니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로 하고 그녀와 함께 가정을 꾸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창한 또는 현실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애 많이 썼고 그 결과물인 현재를 살고 있을 것이다.
기억의 습작 - 김동률
건축학개론 OST 전람회 수록
Draft Work of Memory by Kim Dong-ryul
From OST “Exhibition” of film “Introduction to Architecture”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는 걸
너의 슬픈 눈빛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I can't stand it anymore.
You were leaning on my shoulder with an empty smile
Your eyes were closed, but
I can tell you now.
Your sad eyes are remembered by
Hurting my heart.
나에게 말해봐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스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Tell me
If I can get inside your mind
To see and recognize it.
How much childlike I was
It could be meaningful.
After so many days
When my mind grows weary,
Into my mind,
Fading memories about you
Are coming back.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Maybe I'll think of you.
Too big grown future of mine is
Existent in those dreams.
Will the fading memories about you
Come back again?
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만 있다면
철없던 나의 모습이 얼만큼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 때
내 마음속으로
스러져가는 너의 기억이
다시 찾아와
If I can get inside your mind
To see and recognize it.
How much childlike I was
It could be meaningful.
After so many days
When my mind grows weary,
Into my mind
Fading memories about you
Are coming back.
생각이 나겠지
너무 커버린 내 미래의
그 꿈들 속으로
잊혀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 생각날까
많은 날이 지나고 ...
Maybe I'll think of you.
Too big grown future of mine is
Existent in those dreams.
Will the fading memories about you
Come back again?
After so many days ...
⇒ 우리의 아름다운 시와 노랫말을 영어로 옮긴 것을 더 많이 보려면 이곳을 탭하세요.
위의 노래 속 스러져가는 기억 속의 그대와는 달리 햇살 속에 더욱 화사해지는 꽃이 있다.
지금 피크를 이룬 양재천 벚꽃길을 걸었다.
내일 세찬 비바람 소식에
꽃 구경 서둘렀네.
Tomorrow we'll have a rain and wind.
Weatherman's saying prompted
Us to see cherry blossoms.
모든 것을 삼키는
어둠과는 다른
빛의 향연
Flowers are shining under the sun.
It's quite different from darkness
Swallowing everything.
⇒ 필자가 17음절로 다듬어 블로그에 올린 국ㆍ영문 단시(短詩, haiku; 디카시, dicapoem)의 목록은 이곳을 탭하세요.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 의지하며 가꾸는 스마트한 인생 (2) | 2025.03.19 |
---|---|
국립중앙박물관의 국가유산 전시 (2) | 2025.03.03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에곤 실레展 (0) | 2025.03.02 |
韓中 근현대 회화 비교 감상기 (1) | 2025.01.17 |
합성사진과 딥페이크 논란 (18) | 2024.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