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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우리의 삶

Whitman Park 2023. 1. 7. 09:40

며칠 전 친구로부터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케 하는 사진과 만평을 받아보고 "과연 그렇구나" 무릎을 쳤다. 아래 소개한 스마트폰 말고도 TV와 PC 모니터가 얇아진 것 이상으로 사람들의 몸은 비대해진 것, 학원내 총기사고와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태도, 성평등 의식의 제고, 태투의 성행 등 부지불식 간에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뀐 것을 비교 적시한 내용이었다.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어서 설명과 함께 내 코멘트를 곁들여 기왕이면 저작권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영문으로 작성했다. 그러나 블로그의 영문기사와 일러스트레이션은 흥미로운 내용임에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반면 필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에는 Smartphone 항목이 따로 없었기에 블로그의 영문 기사를 통째로 옮겨 KoreanLII에 Smartphone 항목을 새로 만들어 올리기로 했다.[1] 이곳 블로그에는 같은 내용을 한글 버전으로 고쳐서 남겨놓으면 독자들도 읽기가 좋을 것이다.[2]

 

스마트폰의 역사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처음으로 아이폰을 선보인 이래 손에 쥐는 작은 컴퓨터 스마트폰이 세상을 온통 바꿔놓았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의 세상은, 마치 세계사를 예수 그리스도가 오기 전(Before Christ, BC)과 이후(Anno Domini, AD)로 나누는 것처럼 스마트폰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으로 나눠도 좋을 것 같다.

 

영국의 팝 아티스트 줄리언 오피가 2014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목격한 젊은이을 보자.

오피가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 팝 아트 작품 가운데 "신사동에서"라는 그림에 등장하는 멋쟁이 젊은들은 한결같이 스마트폰을 보거나 손에 들고서 걷는다. 만일 이 조그만 단말기가 없으면 그들의 삶이 위험에 처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무의미해지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 Julian Opie, Walking in Sinsa-dong. 출처: 동아일보 2014.2.18자, 국제갤러리 제공

 

많은 경우에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한때 선호되었던 물건 심지어는 필수품조차 대체한 것이 사실이다.

- 피쳐폰으로 알려진 기존 휴대폰(그 전에는 '삐삐'라고 부르던 호출기 포함) 

- 가두판매 신문, 특히 지하철 무가지 (아래 사진)

- 부록까지 달린 두꺼운 잡지

- 구형 라디오 수신기

- 전자식 휴대용 (공학) 계산기(특히 HP사 제품이 인기였음)

- 휴대용 전등, 나침반 등

 

스마트폰이 가져온 멋진 신세계와 희생물

무엇보다도 누구나 막강한 계산능력을 갖춘 휴대용 통신기기를 개인적으로 소지하게 됨에 따라 인류는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세상에 들어서게 되었다.

인터넷 보급과 함께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ing)이 구축됨으로써 내편, 네편을 구분하고 정치적ㆍ사회적으로 같은 편끼리만 소통하는 극단적인 진영 가르기가 확산되었다. 더욱이 어떠한 순간이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거나 녹음할 수 있게 되어 권위와 비밀은 자취를 감추고 민주적 혁명(이른바 Thumb Revolution)이 이루어진 반면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누구나 YouTube 방송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스마트폰이 가져올 세상은 예측을 불허하게 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한 각종 핀테크와 챗GPT 같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현란한 기능은 앞으로 다가올 세상의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 출처: Naver, Google 등의 이미지 포털. 이하 같음.

 

실로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엄청난 편리함과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그와 동시에 이 조그만 기기는 전에 우리가 즐겨 쓰던 물건을 거의 완전히 대체함으로써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던 즐거움과, 전통적인 방법으로 기록을 하던 작은 행복을 앗아가 버렸다.

- 가정의 유선전화

- 필름 카메라, 동영상 촬영용 캠코더

- 수첩과 가계부

- 워크맨 같은 휴대용 재생기와 휴대용 녹음기

- 본인 확인 또는 인증을 위한 신분증

 

 

그와 아울러 개인용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무슨 해를 끼쳤는지 살펴보자.

- 식탁에서의 대화나 스킨십 같은 가족간의 유대와 결속의 붕괴 (위의 사진)

- 통신비의 급증, 게임 같은 오락비 지출로 인한 가계 부담의 증가

-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령층ㆍ장애인의 차별(Digital Divide)

-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일자목 같은 질환

- 빛이 나는 스크린을 장시간 시청함에 따른 시력의 저하

- 지나친 문자 메시지 사용에 따른 손가락 질환 

- 스마트폰 게임에 몰입하는 청소년의 경우 운동부족 현상 (아래 그림)

 

 

가장 중요하고 가공할 사실은 온갖 중요한 정보가 들어 있는 스마트폰을 분실하였을 경우 엄습해 올 당혹감과 무력감일 것이다.

그로 인한 스트레스, 스마트폰 분실 증후군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험이나 백업장치 같은 플랜B를 미리 마련해 두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편리함을 안겨 준 대신 그것을 상실했을 때의 불안감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게 커진 것이다.[3]

 

Note

1] 정보의 홍수 시대에 필자가 운영하는 영문 인터넷 사이트가 인공지능(AI)이 선호하는 학습자료가 된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일단 AI가 친숙한 Wikimedia 플랫폼에 인덱싱이 잘된 정보가 영어로 올려져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다. 블로그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콘텐츠로서 가치를 발휘하고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AI를 염두에 두고 소재의 선정과 언어, 표현방법에 좀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2] 최근 들어 KoreanLII에 외국인 방문자 특히 봇과 크롤러의 방문이 빈번해졌다. 그러한 만큼 KoreanLII에는 첨단기술의 트렌드에 관한 영문기사를 확충하고 이곳 블로그 기사와 하이퍼링크(hyperlink)로 서로 연결시켜 두면 서로 일거양득이 될 듯 싶다.

 

3] 스마트폰을 분실하고 망연자실해 있는 친구를 보고 영어로 17음절의 단시(haiku)를 지었다. 편리함의 대가가 너무 큰 것 같았다. 앞으로 등장할 AI가 탑재된 각종 기기 또한 그러할 것이다.

 

In place of convenience,
Brand-new stress of loss
Comes in to its user.

편리함 대신
절망감 같은
큰짐을 떠안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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