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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턴(U-Turn, 1997)

1997년에 제작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은 정치사회성이 강한 감독에다 숀 펜, 제니퍼 로페즈, 닉 놀테, 존 보이트 같은 호화 캐스팅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는 등 관심을 끌지도 못한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도 1999년 말에야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좋게 평하자면 아리조나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총잡이들의 싸움을 그린 현대판 서부활극'이라 할 수 있을까. 마침 음악을 맡은 작곡자도 시리즈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엔리오 모네코네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키 워드는 숀 펜과 제니퍼 로페즈 두 남녀 주인공이 아닌가 한다. 숀 펜은 그의 연기력보다 인기 팝스타 마돈나의 전 남편이라는 것이 더 유명하고, 제니퍼 로페즈는 라틴 뮤직의 ..

영화 2022.02.15

함정(Arlington Road, 1999)

새 천년(New Millennium) 들어 걱정되는 일은 신뢰를 주었던 사람이 나를 해치려는 사람으로 표변하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공천에 떨어진 사람들이 새로 정당을 만들고 옛 동지들과 갈라서는 것은 정치판에서는 다반사로 벌어지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같은 말을 쓰는 동포를 믿고 의지하였는데 그가 어느 날 강도로 돌변하여 나를 해치려 든다면 그것은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친절하기만 하던 이웃이 음모를 꾸며 나를 파멸의 나락으로 몰고 간다면 이를 알고 여기서 벗어나려는 사람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또 지옥에서 온 이웃 사람(tenant) 이야기로는 멜라니 그리피스와 마이클 키튼이 주연한 1990년 스릴러 영화 가 있다. 마크 펠링턴 감독..

영화 2022.02.15

엔트랩먼트(Entrapment, 1999)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전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Y2K(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 문제가 별 탈없이 지나갔다. 너무나 싱겁게 끝난 나머지 미국의 컴퓨터관련 대기업들이 사기극을 벌인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과 차제에 컴퓨터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일반의 정보화 마인드가 확산된 것은 기대 이상의 효과였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어찌되었건 존 아미엘 감독의 영화 (Entrapment; 1999년 리전시 엔터테인먼트 제작)는 바로 Y2K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관의 컴퓨터 가동중단을 틈타 국제자금을 가로채려는 사이버 범죄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사건의 리얼리티보다는 제작 및 주연을 맡은 숀 코네리와 4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있는 여주인공(영국 웨일즈 출신인 30세의 캐써린 제타-존스는 역시..

영화 2022.02.15

네고시에이터(The Negotiator, 1998)

"호랑이 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적을 물리치기 위한 작전에는 짐짓 후퇴하는 척 하다가 적을 함정으로 유인한 후 포위 공격하는 방안, 적의 중심부에 싸움을 걸면서 주력을 양옆으로 우회시켜 삼면에서 협공하는 방안도 있지만 적의 주력부대를 공격하면서 정면돌파(breakthrough)를 시도하는 방안도 많이 사용된다. 영화 (The Negotiator; 감독 F. 게리 그레이, 1998년 워너 브라더즈 제작)는 인질(hostage)이 무사히 풀려나도록 범인과 협상(negotiation)을 벌이는 특수경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질범을 진압해야 하는 경찰관이 자신을 범인으로 모는 동료 경찰들을 인질로 잡아 우여곡절 끝에 누명을 벗는 아이러니가 이 영화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영화 2022.02.15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

1999년 10월 중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의 후임회장을 선출 문제를 논의하는 회장단 회의를 열기 전에 회의실과 비서실 내부에 도청장치가 설치되어 있는지 점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경향신문 1999. 10.15자 기사). 이미 1999년도 국정감사가 온통 도청·감청 문제로 시종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에서도 '몰래 카메라' 문제에 이어 도·감청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해프닝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1998년에 개봉된 헐리웃 영화 는 첩보영화라기보다 일종의 사회고발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도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대회를 개최한 NGO(시민단체)의 활동을 부각시키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찍이 70년대부터 월남전과 '워터게이트 사건'의 여파로 ..

영화 2022.02.15

와일드 씽(Wild Things, 1998)

별 생각없이 일상적으로 행동한 것이 악의적인 상대방의 함정에 빠져 누명을 쓰게 되었다면, 왕따를 당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 받을 위기에 처하였다면 그 심정이 오죽할까. 오래 전에 어느 작가는 누명을 쓰고 감방에 들어간 사람의 심정을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영화 필름을 거꾸로 돌리듯이 상황을 그 시점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아주 냉철하게 행동할 터인데 ……. 최근에도 그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검찰 수사와 국회 청문회를 연거푸 거쳤음에도 모든 국민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고급 옷 로비 사건'이 그것이다. 특별검사제가 도입되면 또 한 차례 대대적인 수사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 사건은 국내 굴지의 재벌 그룹 C 회장의 사법처리를 둘러싸고 재벌회장 부인이 검찰총장 부인의 ..

영화 2022.02.15

미드나잇 익스프레스(Midnight Express, 1978)

1998년 월드컵 한국-네덜란드 전 킥오프 전에 심야 주말영화로 TV에서 방영된 영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1978년 콜럼비아 영화사 제작)는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에는 주제가 자못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록 스타 , , 최신작 를 연출한 알란 파커에다 , , 등의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및 제작자인 올리버 스톤, , 등의 영화 주제가를 작곡한 조르지오 모로더, 촉망받는 신인배우 브래드 데이비스(1991년 41세때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 등의 리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78년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서 지명을 받아 각본상과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요컨대 이 영화는 실제로 70년대초에 미국과 터키간의 외교문제가 되었던 해외 여행중인 미국 젊은이에 ..

영화 2022.02.15

어 퓨 굿맨(A Few Good Men, 1992)

1992년 컬럼비아 영화사가 제작한 '어 퓨 굿맨(A Few Good Men)'은 어느 시대, 누구에게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진실의 발견과 애국심, 조직의 단합 등 추상적 개념이 난무하는 이 영화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 를 연출한 로브 라이너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영화는 헐리우드가 제작한 다른 법정영화와 마찬가지로 정의감에 불타는 변호사가 등장하여 진실을 은폐하고 권력과 재물을 탐하는 악당을 쳐부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국식 사법정의(司法正義)가 정답으로 제시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과연 그러할까'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쳐든다. 톰 크루즈와 데미 무어가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잭 니콜슨을 거꾸러뜨리는 것은 또 한 편의 '배트맨'을 보..

영화 2022.02.15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 1996)

IMF 체제하에서 온 나라가 구조조정으로 떠들썩하다. 환란(換亂)에 빠진 정부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덕분에 부채가 많은 기업이나 부실 자산이 많은 금융기관들이 홀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가차없이 퇴출 당하고 있다. 은행은 망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고 이미 5개의 은행이 P&A(자산·부채이전)란 이름으로 우량은행에 흡수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은행원이 직장을 잃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누구든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는 죄목의 선고를 받으면 변명 한 마디 못하고 물러나야 한다. 최근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며 언론과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장은증권 파동의 전말을 알아보자. 장은증권 직원들이 명퇴금 160억원을 챙기고 회사 문을 닫았다는 98년 7월 6일자 ..

영화 2022.02.15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1995)

에서 주연을 맡았던 팀 로빈스가 1995년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폴리그램 제작)이 미국 텍사스주의 사형수 칼라 페이 터커의 사형집행을 계기로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여성 사형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각계 각층의 구명 운동에도 불구하고 1998년 2월 3일 하오 6시 45분(현지시간) 텍사스주 헌츠빌 교도소에서 약물주사(lethal injection)를 맞고 38년의 생을 마감했다. 원래 "Dead Man Walking!(사형수 입장)"이란 미국에서 사형수를 형 집행장으로 호송할 때 간수장이 붙이는 구령이다. 동명의 영화가 사형제도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죄수가 결국 사형 당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사형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터커는 미국 사형제도의 존폐에 대한 논란을..

영화 202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