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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뛰어넘은 '오겜' 신드롬(2021)

G: 요즘 (이하 '오겜')을 안 본 사람은 대화에 끼지 못한다고 해요. P: 네, 저도 혼자서는 못 보았을 텐데 식구들이 연휴에 전편을 정주행하는 바람에 안 볼 수 없었어요. G: 저도 그랬지요. 나이가 있는 분이나 마음 약한 사람은 무궁화 술래 놀이를 하면서 총으로 쏘아 죽인다는 게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P: 사실 어려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총을 쏜다 해도 물감 든 탄환을 쏘아 탈락시키면 될 텐데 모두 관에 실려 나가잖아요! G: 사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말고도 딱지치기, 줄다리기, 달고나, 오징어놀이 같은 거 많이 하고 놀았지요. 나이 지긋한 분들은 아파트가 아닌 동네 골목길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많이 하고 놀았지요. P: 이러한 한..

드라마 2022.02.28

Isn't it Book's Day a Month?

G: 블로그에 Book's Day를 만드신다고요? 최근에 매우 인상적인 독서를 하셨나요? P: 팟방에서 '책걸상' 프로를 진행하는 강양구 YG(기자)-박재영 JYP(의사)가 제안한 건데요 매달 한 번씩 자기가 읽었던 책을 SNS를 통해 소개하자는 데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Book의 B와 비슷한 13일에 하면 더 좋겠다면서요. G: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시니까 여기에 올리실 책도 많겠군요. P: YG-JYP 말을 듣고 제 독서일기를 찾아보니까 2007년 UCLA에 가서 안식년을 보낼 때 책을 수십 권 읽었고 메모 해놓은 것도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독후감을 많이 올려놓은 베스트셀러는 빼고 블로그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지요. G: 아니, UCLA 로스쿨에 방문학자로 가서 ..

Talks 2022.02.28

渡美 만학도 화가의 세상 보는 눈(2021)

며칠간 늦더위에 비까지 뿌리던 꾸무럭하던 날씨가 화창하게 개었다. 2021년 10월 13일부터 인사동 마루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소연 개인전》을 보러 갔다. 여느 때 같았으면 차 없는 인사동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을 텐데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거리는 매우 한산했다.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곳 저곳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기념품 가게의 쇼윈도우를 구경하며 느긋하게 걸을 수 있었다. 산은 입사동기회 홍기용 회장의 개인전 "축하 인사말"이 우리가 간간이 들었던 그 간의 홍 회장 개인의 히스토리를 전해 주었다. 예순이 넘었어도 '청춘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53세에 미국 유학 길에 올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유서 깊은 펜실베니아 미술 아카데미(PAFA)에서 ..

전시 2022.02.28

가을이 되면 들려오는 노랫소리(2021)

계절이 바뀌면서 풀벌레 소리가 커졌다. 영화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의 OST도 많이 들려온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이 영화(1994)는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줄리아 오몬드가 출연하여 미국 몬태나 주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러드로우 가족의 애증과 성쇠를 보여준다. 본래 원제는 한 가족의 몰락이 그 고장의 전설이 되었다는 의미였는데 한국에서는 산악지형인 몬태나 주의 가을풍경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그냥 '가을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영화의 주제가 같은 "집으로 가는 길"은 OST에는 없는 가사의 노래로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이 불러 크게 인기를 끌었다. 강직하고 근엄한 러드로우 예비역 대령과, 성격이 각기 다른 3형제가 광활한 대자연의 몬태나에서 우애좋게 살다가 막내의 ..

공연 2022.02.28

예술과 외설 사이

학교 홈페이지와 다음 블로그에 단편적으로 올려놓았던 영화와 공연 기사에 대한 검색과 방문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을 알았다. 주지하다시피 Google Search가 어려운 이들 사이트는 검색의 용이성, 프로모션 효과 면에서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앞서 말한 대로 영화와 공연, 전시회에 관한 콘텐츠를 지인이 추천해준 Tistory로 옮기는 아주 단순반복적(boring)인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공개발행 기사는 하루 15개로 제한되어 이전(移轉)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던 차에 뜻밖에 ‘로그인 이용제한’ 경고를 받았다. 이유를 알아보니 바로 전날 올린 영화 에 나오는 한 장면의 스틸 사진이 ‘음란’ 청소년유해물로 문제가 된 모양이었다. 문제의 신은 스위스 호텔에 투숙 중인 두 노인이 구내 스파의 온탕 안에 몸을..

Talks 2022.02.28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 은퇴 후의 감상소감

APTV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방송에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 를 재방영하는 것을 보았다.전에 이 영화의 감상평을 쓴 적도 있어서 등장인물의 상호관계, 스토리는 대강 알고 있지만 미심쩍은 대목이 여럿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주의해서 보게 되었다. 첫째는 주인공 처크 놀랜드가 절망한 나머지 산에 올라가 목 매달고 죽으려 하다가 다시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데 그 계기가 무엇이었나 하는 것이었다.그 다음으로는 천신만고 끝에 귀중해보이는 서류상자 하나를 들고 와서 텍사스 랜치의 수신인 집 앞에 두고 오는데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궁금하였다.끝으로 마지막 장면에 상당한 시퀀스가 지속되는 십자 교차로에서 만난 여인과는 어떠한 관계가 맺어질까 하는 점이었다.  처음 영화..

영화 2022.02.28

아름다운 시와 노랫말의 번역

최근 기생충>, 오징어게임> 같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BTS 밴드 등 ‘한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한국 시(詩)에 대해서도 글로벌한 조명과 평가를 받을 때가 되었다고 본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의 번역은 노벨상 같은 국제적인 상(賞)을 염두에 두고 특정 시인의 시를 대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것 말고도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는 시가 얼마나 많은가!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아름다운 시가(詩歌)에 대해 정확하고 문학적인 번역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소설에 비해 순위가 밀렸던 시(詩)에 대해서도 누구 할 것 없이 번역에 나설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문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눈에 띄는 대..

Talks 2022.02.28

더 디그 (The Dig, 2021)

G: 코로나 거리두기로 영화관에 가긴 어렵지만 그래도 볼만한 화제작을 한두 편 추천해주세요.P: 요즘 열성 게이머들은 대형화면과 음향효과를 즐기러 영화관에 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영화관에 가는 이유가 있잖습니까? 동반자와 상의하여 예매를 하고 시간에 맞춰 먹고 마실 것을 챙겨 입장할 때의 짜릿함과 설레임. 그리고 화면 가득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그에 몰입하게 만드는 음향효과 -- 이런 것들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지요. 코로나 때문에 이걸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상미와 감동적인 스토리가 큰 여운을 남기는 최신작 몇 편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별도 표시가 없는 사진의 출처는 Netflix임  G: 네, 저도 영화관에 가서 디즈니와 픽사가..

영화 2022.02.28

존 다운랜드 뮤비(John Downland MV)

영국의 존 다운랜드(John Downland, 1563~1626)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대에 살았던 류트 연주가, 작곡가, 음유시인이었다. 서양의 바로크 시대와 겹치는 영국 르네상스 古음악 시대의 궁정음악가였다. 그의 대표곡 "흘러라 나의 눈물이여(Flow My Tears)"는 스팅의 노래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우연찮게 그의 또 다른 곡 "나의 비탄이 열정을 움직일 수 있다면(If My Complaints Could Passions Move)"을 비올라 연주로 들어본 후에는 묘한 감동을 받았다. 그것은 Complaints(뭔가 잘못된 것을 불평하고 호소하는 것)와 Passions(열정과 의욕)의 인상(impression)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만, 첫 줄의 영어 문장에서 동사와..

공연 2022.02.28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 2021)

G: 오늘은 영화 이야기부터 하자고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그 사이 무슨 특별한 영화를 보셨나요?P: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에 관한 정보를 찾는 분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1]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전공했던 법(法)과 관련이 있는 영화가 11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기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사항을 귀띔해드리려고 합니다.  G: 무슨 영화인데요?P: 아직 국내에 영화평도 별로 나오지 않은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라고. 번역하자면 '산골 촌놈의 슬픈 노래'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엊그제 2시간짜리 영화를 이틀에 나누어 보았는데요, 집콕하면서 영화에 빠지지 않도록 시청 시간을 스스로 제한한 면도 있지만, 영화의 내용이 너무 암울하여 "세상에 어찌 이런 엄마가..

영화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