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생의 각오라 할까 인생의 행로를 바꿀 만큼 새롭게 결심을 한 장소가 어디 있었던가? 동해의 일출을 지켜보던 어느 해변가? 제주도 산방굴사 앞? 스위스 알프스 산자락의 빙하호? 미국 그랜드 캐년의 전망대? 영어로 번역하면 이런 말이 될 것이다. "Would you tell me the place where your course of life has shifted?" 8월 말 동해 바다의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똑 같이 푸르지만 수평선 아래는 짙푸르고 가끔 흰 포말을 이고 해변으로 파도가 밀려와 투명해 보이는 하늘과 차이가 날 뿐이었다. * 동해안 강릉 연곡 해변 여름의 끝자락, 해수욕장도 문을 닫았고 백사장에는 사람들의 어지러운 발자국만 남긴 채 갈매기만 몇 마리 앉아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