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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에 부르는 꽃 피는 4월의 노래

3월 하순부터 카톡 친구들이 여기저기 꽃이 만발해 있는 사진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을 비롯한 수많은 봄꽃과 야생화의 사진들이었다. 코비드19로 집콕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며, 또 내년에도 이 꽃을 볼 수 있으리라 기약할 수 없어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친구들의 배려와 아쉬움 가득한 마음[1]이 느껴졌다.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뀐다고는 하지만 우리들 연령대는 일단 걸렸다 하면 치명률이 높은 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이다. 꽃구경 하러 멀리 가서 인파와 교통체증에 시달릴 것을 감안하면 좋은 화질로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감상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따지고 보면 나 역시 국내외로 좋다는 곳을 많이 돌아다녀 보았다. 무엇보다도 봄철에 벚꽃과 목련화가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20년을 보냈기에 ..

전시 2022.04.11

마에스트라 여자경의 토요 콘서트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클래식 공연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2022년 들어서는 공연이 재개되는 듯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친(親)푸틴 음악가들이 무대에서 배제되면서 일부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25일 뉴욕 카네기 홀에서 비엔니 필하모니와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던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공연에서 배제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대타로 나서게 되었다.평소 암보(暗譜)로 피아노를 연주하던 조성진은 이날 리허설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거의 완벽하게 연주했다고 극찬을 받았다. 조성진은 빈 필과의 협연, 카네기 홀 데뷔 무대 둘 다 성공적으로 마치고 북미 투어에 돌입하게 되었다.  3월 19일 비와 눈이 ..

공연 2022.03.20

피렌체人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 Tistory에는 기존 블로그 Travel & People 게시물 중에서 영화・공연・전시와 관련이 있는 기사만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22 대선 때 우리나라에서도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만을 위하는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오래전에 읽었던 시오노 나나미의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를 떠올리고 그중의 인상적인 구절을 Daum 블로그에 올린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Tistory의 스킨을 고르다가 이탈리아 토스카나 전원풍경을 배경 사진으로 올리게 되었다. 타이틀이 “Law in Show & Movie”이므로 뭔가 사건/사연이 있음직한 부제가 있으면 좋겠기에 “What happened in Tuscany?”라고 붙였다. 피렌체와 토스카나 지방은 이미 영화(예: Between Calm..

Talks 2022.03.17

베스트 오퍼(The Best Offer, 2013)

최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 수집가인 삼성(이건희)과 간송(전형필)의 명암(明暗)이 엇갈렸다.이건희 회장의 별세 후 고인이 수집해 온, 이루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이건희 콜렉션을 유가족이 아무 조건없이 국가에 기부를 해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정부는 송현동 경복궁 옆에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한편 간송미술관에서는 2022년 1월 소장 국보 불상 2점을 K옥션 경매에 내놓았으나 유찰되고 말았다. 2020년에도 보물 2점을 내놓았다가 유찰되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약 30억원에 매입한 적이 있어 간송 미술관의 처사에 설왕설래가 많았다. 재방송[1]을 통해 다시 보게 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2013년작 (伊 La migliore offerta, 英 The Best Off..

영화 2022.03.12

이 시대의 진정한 위인(Great Men)

기존 Daum.net의 블로그 Travel & People의 기사 중에서 영화와 공연, 전시에 해당하는 것을 새로 만든 Tistory - Law in Show & Movie 로 그대로 옮겨왔다. 그 중에서 음악, 미술 등 다방면 아티스트들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Travel & People 블로그에서는 하도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누구를 무슨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스스로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도서실에 있던 위인전(偉人傳)의 주인공이나 사마천(司馬遷, BC145~86)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열전(列傳) 속의 인물과는 다르다. 지금까지 역사상의 롤 모델로 삼았던 인물이 중심이지만 그에 관해 국내 소개가 덜 되었거나 자료가 흔치 않은 인물도 여기에 정리해서 ..

Talks 2022.03.07

노동절 연휴(Labor Day, 2013)

요즘 점심 먹고 종편의 시사 프로를 보고난 후 경인방송(OBS)에서 재방송해주는 특집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옛날 보았던 영화의 기억을 되살려보기도 하고, 처음 보는 영화는 영화음악을 귀 기울여 듣거나[1] VOD로 볼 작정을 하곤 한다. 3월 들어서는 전기현 씨가 적을 사랑한 여인의 이야기에 이어 사랑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주인공을 다룬 영화 몇 편을 소개했다. 케이트 윈슬렛(1975~ ) 주연의 는 전에 영화를 본 적이 있고, 영화평을 남기질 못했는데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기에 여기 Tistory에 감상평을 올리기로 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Titanic, 1997)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하거니와 2008년 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에미 상..

영화 2022.03.05

고성의 조각 미술관 바우지움과 아야진 해변(2021)

강원도에 있는 '고성'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세대별로 다르다. 나이 많은 세대는 '통일전망대', '금강산관광'을 연상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 '아야진 해변' 같은 관광명소를 떠올린다. 동해안 해변을 찾아갈 때에도 나이든 이는 화진포, 송지호 같은 해수욕장, 젊은이는 서핑할 수 있는 곳, 바다 전망 좋은 카페로 키워드가 엇갈린다. 동해고속도로가 끝나는 속초 IC에서 행선지를 정할 때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명소 두 군데를 골랐다. 처음 찾아간 바우지움은 바위의 강원도 방언인 '바우'와 '뮤지엄'의 합성어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저 멀리 설악산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조각전문 미술관이었다. 고향이 춘천인 조각가 김명숙 씨가 치과의사인 부군 안정모 박사와 함께 고성군 토성..

전시 2022.03.01

로마 제국과 기독교

※ 필자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Travel & People 블로그의 기사 중에서 여기 Law in Show & Movie에 맞는 것은 그대로 또는 일부 수정하여 전재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번과 다음에 소개하는 책 내용은 어느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던 인류 역사와 교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G: 이 달 Book's Day에는 무슨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P: 지난 달에는 '로마 제국과 유대인'을 했으니 그 후속편으로 '로마 제국과 기독교'를 언급한 책 몇 권을 말씀드리지요. G: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기독교의 신이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면 로마 제국의 머리나 심장을 차지하면 기독교는 제국의 영토 곳곳으로 전파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도 로마에 가보면 포로 로마노에는 옛 제정시대 건물의 대리석..

Talks 2022.03.01

로마 제국과 유대인

※ 필자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Travel & People의 게시물 중에서 여기 Law in Show & Movie의 취지에 맞는 것은 이곳 Talks 항목에 그대로 또는 일부 수정하여 전재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번과 다음에 소개하는 책 내용은 어느 영화보다도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던 인류 역사와 교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G: 매달 13일(∵Book의 B가 13과 비슷)은 Book's Day이므로 그동안 읽었던 책을 소개해 주신다고 했죠? P: 네, 역시 LA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OMC(동양선교교회) 도서실에서 빌려본 책 중의 하나입니다. 기독교는 로마 제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우리와 같은 동양인의 시각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 7: 악명 높은 황제들》(pp.272~285..

Talks 2022.03.01

바리톤 흐보로스톱스키를 기리며(2021)

성악가 중에는 어느 배역을 위해 태어났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여럿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에 나오는 "Nessun Dorma" 하면 파바로티가 떠오른다. 로마 월드컵 전야제 때 쓰리 테너의 합동공연에서 손가락에 흰 손수건을 감고 그가 길게 뽑는 하이톤의 미성(美聲)에 관객들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모차르트의 에 나오는 "밤의 여왕 아리아" 하면 단연코 우리나라 소프라노 조수미라 할 수 있다. 조수미와 동갑인 러시아의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Dmitri Hvorostovsky, 1962-2017)는 러시아 로망스를 부르기 위해 태어난 성악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1] 지난 11월 22일은 디마(흐보로스톱스키의 애칭)가 커리어의 절정기인 55세에 세상을 떠난지 4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2017년 뇌종..

공연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