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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픽션의 차이: 교섭(2023)

설 연휴 기간 중에 영화 을 보았다. 식구들 사이에 무슨 영화를 볼지 설왕설래가 있었다. 사건의 전말을 다 아는데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 황정민과 현빈 게다가 애드립의 명수로 소문난 강기영의 연기대결이 볼 만하지 않겠느냐, 한국 영화 사상 처음인 요르단 로케이션(헐리우드 영화에선 , 등 사례가 많다)이라니 궁금하다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결론은 임례순 감독이 어찌보면 뻔한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신묘한 연출로 관객몰이(손익분기점은 350만명)를 할지 직접 확인해보기로 하고 영화관으로 갔다. 우선 영화의 무대인 아프가니스탄(영화 에서는 월터 미티가 아프가니스탄과 히말라야 산지를 찾아간다)과 지형과 인물이 흡사한 요르단에서 촬영을 한 것이 볼거리였다. 여성 감독이 연출을 했음에도 멜로적 요소는 모조리 배제하고..

영화 2023.01.25

미련이 많은 미련퉁이

작년 11월 분변검사 결과 대장암 검사를 받으라는 의사소견이 나와서 동네 가까운 병원에 예약을 하러 갔다. 평소 혈압약과 함께 복용하는 어린이 아스피린을 며칠 전부터 끊고 갔는데 대장내시경 검사 사흘 전부터는 삼가야 할 음식이 수도 없이 많았다. 한 마디로 내시경 검사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와 잡곡, 해조류, 씨있는 과일, 견과류 등이다. 이틀 후에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어제부터 식이조절을 했어야 했다. 생각해 보니 김치와 견과류 외에는 딱히 문제될 만한 게 없어 13일 금요일 아침으로 예약을 했다. 주말에는 식사 약속이 잡혀 있는 점도 고려했다. 또한 금년은 홀수 해로 위장 내시경검사도 예정되어 있던 터라 진정(수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할 때 동시에 위 내시경검사까지 받기로 하니 모..

Talks 2023.01.14

바리톤 고성현의 노래 "인생이란"

며칠전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나름대로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그 계기는 친구에서서 받은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고 나서 머리를 스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어서 설명과 함께 내 코멘트를 곁들여 기왕이면 저작권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애당초 영문으로 작성했었다. 그러나 블로그의 영문기사를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블로그에 타인의 글을 퍼다 옮길 때의 기준을 새로 정했다. - 블로그의 독자층(readership)을 넓히는 한편 저작권이 문제되지 않도록 표현을 달리 하거나 내 스타일의 영어로 쓰도록 한다. -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와 공동작업(collaboration)이 가능하게끔 가급적 블로그 기사를 KoreanLII와 연계(hyperlink)시키도록 한다. 예컨..

공연 2023.01.10

스마트폰이 바꿔놓은 우리의 삶

며칠 전 친구로부터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케 하는 사진과 만평을 받아보고 "과연 그렇구나" 무릎을 쳤다. 아래 소개한 스마트폰 말고도 TV와 PC 모니터가 얇아진 것 이상으로 사람들의 몸은 비대해진 것, 학원내 총기사고와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태도, 성평등 의식의 제고, 태투의 성행 등 부지불식 간에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이 바뀐 것을 비교 적시한 내용이었다. 너무 재미있는 내용이어서 설명과 함께 내 코멘트를 곁들여 기왕이면 저작권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영문으로 작성했다. 그러나 블로그의 영문기사와 일러스트레이션은 흥미로운 내용임에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반면 필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에는 Smartphone 항목이 따로 없었기에 블로그의 영문 기사를 통째로 옮겨 Korea..

Talks 2023.01.07

무엇이 기쁨을 안겨주는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서울에서 공연 중인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연을 보러 갔다. New Alegria - alegria는 스페인어로 '기쁨', '행복'이란 뜻이므로 새롭게 느끼는 기쁨 또는 행복이란 제목의 공연이었다. Alegria는 이미 1994년부터 전세계의 250개가 넘는 도시를 다니면서 순회 공연을 하던 쇼 프로였다. 여기에 New를 붙인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던 공연을 새 단원들이 새롭게 만들어 공연을 펼치는 것이라고 이해가 되었다. 그 동안 Quidam, Kooza (상자) 등으로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한 바 있는 태양의 서커스 단은 이번에도 잠실운동장 부지에 빅탑을 설치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국내 언론에 많이 홍보가 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0월 20일..

공연 2022.12.18

조형물을 이노베이션한다면?

12월 14일 오후 논현동 소재 토브 홀에서 열리고 있는 아트 콘텐츠 기획사 FLOW의 '유연한 공존'(Flexible Coexistence)이라는 주제의 이색(異色) 전시회를 보러 갔다. 토브 홀은 잡지출판사인 더북컴퍼니의 지하에 마련된 다목적 복합문화 공간이다. 성경 창세기에서 천지를 창조하신 여호와가 하신 "보기에 좋았다"는 히브리어의 영어 표기 Tobe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12월 15일이 전시 마지막 날이기에 더 이상 토브 홀에서의 관람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자리를 빌어 전시장에서 큐레이터에게 설명을 들은 대로 여러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올리고자 한다. 전시품은 홍성철 작가의 다채로운 'String hands'와 은판을 망치로 두들겨 여러 모양으로 만드는 강웅기 작가의 '조..

전시 2022.12.15

吾唯知足: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

현대인은 여간해서는 만족할 줄 모른다. 지난 주말 일본에 온천 여행을 다닐 때에도 비행기 연발에 대해, 고속도로의 교통체증에 대해, 투숙한 료칸이 이름난 유황온천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크고작은 불평불만의 소리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부터 연락선이 아닌 제트여객기를 타고, 또 도보나 마차가 아닌 리무진 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녔던가! 동네 목욕탕에만 가도 좋았는데 이젠 수질이 좋고 약효가 있는 온천에다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을 찾기에 이르렀다. 김상문 친구가 '오유지족(吾唯知足)'이란 사자성어와 함께 그 말의 유래, 관련 한시(漢詩)를 소개했다. 오유지족(吾唯知足)을 풀어서 보면 네 글자에 모두 입 구(口) 자가 들어 있다. 입 구(口)를 가운데 쓰고 상우좌하(上右左下)에 다섯 五(오), 새 隹(..

Talks 2022.12.03

고향 산천의 골짜기와 돌

시인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살면서 고국을 그리워 했다. 재미 의사 마종기 시인은 어느 해 고국을 다녀간 후 강원도 골짜기의 수석을 떠올리며 시를 썼다. 고향산천은 골짜기의 물 냄새도 다른가보다. 그래서 연어는 그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모천(母川)으로 회귀한다지···. 그래서 마종기 시인도 미국 대학병원에서 의사를 하다가 은퇴 후 고국으로 돌아왔다. 강원도의 돌 - 마종기 The Stone of Gangwon-do by Mah Chonggi 나는 수석(水石)을 전연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 강원도의 돌. 골짜기마다 안개 같은 물 냄새 매일을 그 물소리로 귀를 닦는 강원도의 그 돌들, 참, 이쁘더군. Tho’ I have no idea about viewing stones (suiseki..

전시 2022.11.15

Rest in Peace

핼러윈 축제가 뭐라고 그들은 왜 그곳으로 몰려 갔을까?[1]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대부분이 20대인] 이태원 희생자들 이렇게 빛나는 젊음인 것을 Itaewon victims mostly in their 20s Collapsed with Bright youth left behind! 있어서는 안 될 일에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 곳에서 무사히 빠져 나왔기를, 사람 많은 곳에는 안식이 없고, 참된 즐거움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하는 법이니. 갈대 - 신경림 Reed by Shin Kyeong-nim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At some point, reeds were weeping inside qu..

Talks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