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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걸린 무지개

장맛비가 그치고 모처럼 해가 떴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으므로 반대편을 바라보니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었다. 어느 시인은 저 무지개가 내일의 희망과 기쁨을 안겨줄 거라 믿으며 마음 속으로 기원했다. 어찌 보면 이 시는 학생들에 대한 훈화 같기도 한데 유안진 교수는 1980년대에 수필 같은 장문의 산문시 "지란지교를 꿈꾸며"로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 유안진 The Windflower Will Not Wither - Yu Anjin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 믿으리 Tomorrow's share is ..

공연 2023.07.28

Mission Impossible 7 - 재미와 제작비가 역대급!

주말에 가족과 함께 [1]을 보았다. 장맛비에 꿉꿉하고 무더운 날씨를 날릴 수 있는 선택지로서 영화관을 선택한 것이다. 돈은 좀 써야 하지만 시원한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 것보다 나은 게 없을 성 싶다.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가까운(163분) 대작이었음에도 시종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의 연속이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 중에는 미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많아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나 역시 개봉 초기라 영화평을 쓴다는 게 무리인 듯하지만 일단 스토리와 감상의 포인트를 정리해 둘 필요성을 느꼈다. 모르는 것은 Wikipedia와 Bard에게 물어서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다들 올 여름에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 영화와 을 꼽았다. 참고하기 위해 Wi..

영화 2023.07.24

NUMBERS: K드라마의 놀라운 변신

이제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할 때 Naver, Google 같은 검색 포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부터 인터넷 검색의 요령이 바뀌었다. 대면(face to face) 접촉이 어려워진 대신 동영상을 통해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YouTube를 많이 찾게 되었다. 그런데 YouTube에서는 평소 이용자가 주로 무엇을 찾아보는지 기억해두는 것 같다. 그 다음에 열어보면 검색창에 입력하지 않았는데도 전에 본 것과 비슷한 동영상 채널을 전면에 제시하곤 한다. 바로 알고리즘 때문인데 편리하기보다는 당혹스러울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면 YouTube 서버를 디톡스(detoxify, 제독/除毒) 시킬 필요가 있다.[1] 최근 YouTube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위와 같은 식으로 한국 드라..

드라마 2023.07.21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2023)

올여름 블락버스터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을 개봉하자마자 보았다. 정년퇴직한 지 5년이 된 입장에서 대학교수를 은퇴한 그가 무슨 모험(adventure)을 좇아 노년의 삶을 새로 개척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미리 예고편을 보고 갔음에도 영화를 보고난 소감은 '허황됨(absurdity)' 그 자체였다. 시나 소설, 영화는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할지라도 예술적 라이선스(Artistic license)라 하여 스토리 전개를 흥미롭게 하는 픽션을 가미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상상(fiction)과 사실(fact)의 거리는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1편 (Raiders of the Lost ..

영화 2023.07.09

코시안 소년의 개망초 소원

국내외 詩를 소개하는 '한사람 시와 마음' 블로거 친구가 보내준 동시 "개망초 봉고"를 읽고 가슴이 울컥해졌다. 시인처럼 나 역시 엄마가 베트남에서 한국에 시집 온 다문화 가정의 한 소년으로 감정이입을 한 것이다. 요즘은 동남 아시아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를 '코시안(KOrean aSIAN)'으로 부른다고 한다. 여름철 들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망초[1] 꽃을 꺾어 계란처럼 생긴 꽃은 바퀴로, 길다란 줄기는 차체로 삼아 봉고차를 만들어 동생과 같이 논다. 그런데 그 봉고차는 개울을 건너 바다를 건너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베트남으로 날아간다. 엄마의 고향 니짱(=나트랑, Nha Trang) 에 가서 피부가 까만 외할머니를 뵙고 시원한 수박을 한 덩이 선물하기로 한다. 그러면 돈을 많이 모아서 베트남 고..

Talks 2023.07.05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정부가 코로나 위기상황이 끝났음을 선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했을 때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잠시 행복을 느꼈다. 날도 더워지는데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써야 했다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얼마 전 아내가 심한 기침 감기를 앓았다.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목소리가 거의 잠겨서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기를 여러 날, 마침내 목소리가 회복되어 정상적으로 대화를 하게 되었을 때 전에는 몰랐던 기쁨을 느꼈다. 나 역시 건강검진을 위해 며칠 금식을 하면서 생수 한 모금의 고마움을 절실히 깨달은 바 있다. 이런 일을 계기로 하여 지금까지 별것 아닌 것, 당연히 누리는 것으로 알았던 일상(日常)의 많은 것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매일같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

Talks 2023.06.26

팬텀싱어4 결승 무대의 "Melody"

우리 한국 사람들은 흥겨우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전업 가수가 있고 그들의 등용문(登龍門)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유별난 것 같다. 장르도 트롯, 가요, 성악곡 등으로 나뉘어 있고 오디션도 전국 노래자랑 같이 제작진이 방방곡곡을 순회하면서 장기자랑처럼 진행하는 것도 있다. 수준이 높기로는 전문 심사위원과 방청객들 앞에서 가수(지망생)들이 콘테스트를 벌이기도 하고, 시청률이 높은 경우에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스마트폰을 이용한 문자 투표로 우승자를 결정하는 프로도 있다. 노래 부르기 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내가 주목한 프로는 이번에 시즌4를 마친 JTBC의 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여러 남성 4중창단이 배출되었거니..

공연 2023.06.05

증강현실(AR)에서의 Flower Show

강남 디자인 위크 2023 행사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서 5월 26일(금) ~ 5월 30일(화) 닷새 동안 열리고 있다. 강남구 주최로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학동역 사이의 여러 가구업체와 인테리어 전시장, 그리고 가두(街頭)가 행사의 무대이다. 주최 측에서는 행사기간 중 참가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QR 스탬프를 찍어 일정 갯수를 모으면 선물을 증정한다 하므로 먼저 주제관인 연빌딩(강남구 학동로 138)에 가서 사전예약 등록부터 하는 게 요령이라고 한다. 선물은 선착순으로 지급이 되므로 물량이 소진되기 전에 지도를 보며 관심있는 전시공간부터 찾아가볼 일이다. 여기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시공간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행사 참가 브랜드의 섭외 및 전시기획은 인..

전시 2023.05.27

영화 〈파벨만스〉(2022)와 스필버그 감독

지난 4월 하순 파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 The Fabelmans를 보았다. '파벨만 씨의 가족'[1]이라는 의미의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는 말을 들은 바 있기에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이어폰을 끼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E.T., 〈쉰들러 리스트〉, 〈인디아나 존스〉와 〈쥬라기공원〉 시리즈 같이 셀 수 없이 많은 흥행 대작을 만든 그의 저력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본래 이 블로그는 "영화 속의 법률 이야기"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법적인 논점(legal issue)을 찾을 수 없기에 다른 관점에서 이 영화를 분석해보기로 했다. 이 영화는 지난 1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제치고 제80회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개봉된지 얼마 ..

영화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