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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Inferno, 2016)

G: 안녕하세요. 얼마전 우리가 감상평을 나누었던 '퀸스 갬빗' 드라마가 여전히 화제만발이라면서요? P: 네, 체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고 하니 누구나 거리감을 느낄 법한데 어느 불우한 고아 소녀의 재능 개발과 가족만들기, 세계챔피언이 되는 성공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후로 매우 감동적인 몰입도 높은 드라마/장편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1] G: 그럼 원작소설의 한계를 뛰어넘은 영화 중에 생각나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P: 네, 마침 코로나 판데믹 시대에 생각 나서 다시 본 영화 'Inferno'(2016)가 그러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댄 브라운의 'Da Vinci Code'를 원작과 영화 모두 보았기에 'Inferno' 역시 기대가 컸나 봅니다. 그런데 제가 본 적이 없는 그림, 안가본 곳이 많아서 그랬..

영화 2022.02.21

빨강머리 앤 (Anne with an E, 2017)

G: 요즘 '집콕' 생활 잘 하고 계십니까? P: 네, 영화 보는 게 취미인데 집에서 Netflix 보는 걸로 달래고 있지요. 옛날에 비디오 빌려다 보던 게 생각나더군요. 또 장거리 비행할 때 기내영화 보던 것도 생각 났어요. 한 가지 다른 점은 몇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동안 Netflix가 제 취향을 알아보고 계속 새로운 영화,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거예요. 중간에 광고도 없고 10초 앞뒤로 돌려보기/당겨보기가 가능하니 한번 빠지면 몇 시간은 쉽게 보게 되는 것 같았어요. "정주행"이란 말을 새삼 실감했지요. G: '정주행'은 연속극 볼 때 쓰는 말인데 무슨 드라마를 보셨지요? P: Netflix 오리지널로 세 시즌에 걸쳐 방영한 "Anne with an E"[1]였어요. 스토리를 다 알기에 제외하..

드라마 2022.02.21

The Lucky One (2012)

사람들은 하는 일이 잘 안풀릴 때면 로또 1등에 당첨되는 꿈을 꾸곤 한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이른바 로또 명당이라고 하는 판매소 앞의 줄이 길어진다고 하는 말도 있다. 코로나 집콕으로 답답증이 심해지면서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시네마 카타로그에서 2012년 영화 'The Lucky One' 포스터에 눈길이 갔다. 얼굴을 맞댄 두 젊은 남녀의 로맨스 영화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원작자가 감동의 영화 'The Notebook'의 원작소설을 쓴 니콜라스 스팍스(Nicholas Sparks)라니 적어도 '꽝'은 아니겠구나 하는 믿음이 갔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주인공이 럭키하다는 걸까? ※ 아래의 해설에는 영화의 스포일러와 결말이 포함되어 있다. 니콜라스 스팍스의 다른 소설/영화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기승전결..

영화 2022.02.21

경험한 적이 없는 가황의 비대면 공연(2020)

[Last night] Trot singer Na’s concert filled with sweats and tears showed awesome performance. 가황(가수의 황제)의 공연 땀과 눈물에 젖은 열정의 무대 2020년 9월 30일 밤 트로트의 황제 가황(歌皇)이라고 불리는 나훈아(73)의 비대면 공연이 열렸다. KBS 2TV가 방영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쇼를 통해서였다. 나훈아는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카리스마기 넘치는 총 30곡을 열창했다. 이 공연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특기할 만하였다. * 엄청난 관객동원력을 가진 가황임에도 관중이 1명도 없었다. 다만 KBS가 사전에 모집한 1000명의 랜선(LAN線) 관중(아래 사진)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

공연 2022.02.21

엔니오 모리코네 추모 콘서트(2020)

8월 1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지난 7월 6일 영면한 엔니오 모리코네(1928~2020)를 추모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세계 최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겨레 시네21, 예술의 전당이 발빠르게 공동 개최한 추모공연이었다. 영화 의 OST인 "가브리엘 신부의 오보에"는 우리나라 TV 방송(KBS )에서 "넬라 판타지아"라는 합창곡으로 소개되어 큰 인기를 끌었었다. 해설자인 오동진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영화를 보진 않았어도 모리코네의 선율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할 정도로 영화의 분위기와 느낌을 잘 전달해준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일까? 코로나가 아직 진정되지 않아 손소독, 발열체크, QR코드에 의한 관람자 등록, 한 자리씩 떨어져 앉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까지 많은 팬들이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해 몰려..

공연 2022.02.20

기적(Miracles from Heaven, 2015)

오늘날에도 과연 기적은 있는가? 우리도 기적을 체험할 수는 없는가?오래 된 신문을 뒤적이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기사와 사진에 눈길이 갔다.방 한쪽에 쳐박혀 있던 신문더미 속에 들어있었는데 마치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곱 개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 받은 일곱 살 은서가 엄마 품에 안겨 미소 짓는 모습이었다.[1] 일곱 살 은서는 날 때부터 모유조차 소화시키지를 못했다. 위장·소장·대장 등 소화기가 정상적으로 붙어는 있지만 연동 운동[2]을 하지 않는 '만성 가성 장폐색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았기 때문이다. 밥을 조금만 먹어도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다 토해내는 바람에 입으로는 아주 적은 양의 식사만 할 수 있었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은 80% 이상을 영양제와 수액 주사를 맞으며 근근이..

영화 2022.02.20

'미스터 트롯' 오디션의 이변(TV조선, 2020)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열세 살 초등학생이 우리가 잘 아는 "이 풍진세상"을 너무나 구슬피 불러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위축되어 있던 온 국민을 울린 것이다. 2월 15일자 조선일보는 어릴 때부터 트롯 신동 정동원 군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할아버지가 즐겨 부르시던 "희망가"를 13세 소년이 세상 초연한 듯 천진한 목소리로 슬프게 불렀다고 평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의 유전체(DNA)에는 근대사의 파란곡절을 겪으면서 맺혀 있는 한(恨)이 켜켜이 쌓여 있음에 틀림없다. 기독교 신자라면 다 아는 창세기의 야곱이 겪었던 인생의 신산(辛酸)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

공연 2022.02.20

기생충(Parasite, 2019)

2020년 2월 10일 우리나라 영화 100년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벌어졌다. 우리에겐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던 아카데미 오스카상을 무려 4개 -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 나 받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라가 온통 사회적ㆍ경제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전해진 이 소식은 온 국민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나 역시 TV 생중계를 지켜보다가 이 소식을 전했더니 다들 “Unbelievable”, “소오름~”이라고 각자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내가 운영하는 KoreanLII 웹사이트도 모처럼 대박이었다. 평소에 있는지 없는지 들어오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여러 부분 후보에 오른 후 ‘Parasite (2019 film)’ 방문자가 늘기 시작했다...

영화 202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