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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 2001)

우리나라가 IMF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직장인이 이른바 '구조조정'을 당했다. 다니던 회사가, 은행이 다운사이징 위주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잉여인력으로서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중에는 새로운 직장을 구하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한 케이스도 있고 심지어는 홈리스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나름대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며 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에 빠진 지도 5년이 되었으니 평생직장이 보장되는 샐러리맨으로 만족하며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지 사회심리학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느 노처녀의 '개인 구조조정 성공기'라 할 수 있는 영화 (Bridget Jones's Diary)는 우리의 흥미를 자아내..

영화 2022.02.19

돈 세이 워드(Don't Say a Word, 2001)

최근 대통령의 아들들을 둘러싼 게이트 사건에서 아연 화제가 된 것은 최규선 씨의 상상을 뛰어넘는 엽기적인 행각이었다. 그가 자신이 벌여온 사업이 젊은이들에게 성공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목숨마저 잃을지 모른다는 위험을 느꼈기 때문인지 대통령의 친서까지 복사해 놓고 구술 회고록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하기야 세기의 금융 스캔들로 알려진 베어링 은행 파산 사건의 닉 리슨도 회고록을 써서 자신의 명예회복을 꾀했다고 하니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세상물정에 밝은 최 씨 역시 회고록을 써서 돈을 벌 생각을 하였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가 1980년대부터 야당의 거두인 김대중 씨에게 접근하고 DJ의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외자유치에 수완을 보여 DJ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일, 현 정..

영화 2022.02.19

돌로레스 클레이본(Dolores Claiborne, 1994)

1995년말 우리나라에서 개봉된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은 법률영화라기보다는 심리영화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같다. 한 여자가 남편과 딸로부터 버림받고 게다가 살인 누명까지 썼다면 주인공의 기구한 운명에 누구나 동정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근친간의 성폭행, 미필적 고의 내지 부주의에 의한 살인, 범죄의 입증과 변론 등 몇 가지 흥미로운 이슈를 찾을 수 있고 이것들이 스토리의 전개에 빠져서는 안될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헐리웃이 좋아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는 고향인 메인주를 무대 삼아 많은 공포 미스터리 소설을 발표하고 있는데, 미국의 어느 서점엘 가나 '스티븐 킹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그의 소설은 독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영화 2022.02.19

런어웨이(Runaway Jury, 2004)

2003년 초 대법원은 사법발전 추진과제로 배심원 또는 참심원 제도의 도입을 제시했다. 그 이후 법조계를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한데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려면 법관만이 재판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은 헌법(제27조 1항)을 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배심원에 의한 재판이 벌어진다면 어떠한 사태가 벌어질까. 미국의 경우 주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6명 또는 12명의 배심원이 피고인의 범죄사실 또는 당사자간에 다툼이 생긴 사실관계의 판단을 담당하므로 그만큼 일반인의 상식에 부합되는 재판이 가능하리라 본다. 반면 원·피고측이 배심원을 매수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정을 다룬 게리 플레더 감독의 법정영화 (원제는 "Runaway Jury"로 'runaway victory'와 같은 뜻의 '결정적..

영화 2022.02.19

마제스틱(The Majestic, 2001)

2001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The Majestic,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은 우리를 타임머신에 태우고 50년 전의 미국 헐리우드로 데려간다. 주인공은 공산주의와는 무관한 사람인데 어느 날 갑자기 좌익분자로 몰려 고초를 겪는다. 직장도 위태로워지고 연인까지 떠나버리자 이름을 바꾸고 다른 사람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 된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에 불어닥친 매카시즘을 테마로 하여 과 같이 옛날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여러 가지 작위적이고 우연한 사건을 조합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비슷한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1987년 홍콩에서 아내를 죽인 남자가 살인죄를 면하기 위해 "북한 공작원과 위장결혼을 하여 북한에 끌려갈 뻔하..

영화 2022.02.19

메타버스에서 정원 꾸미기

※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그림작가와 플로리스트의 듀오 전시회를 보고 온 Professor와 Guest가 대담을 나누었다. G: 요새 인공지능,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 토큰) 같은 첨단기술용어가 일상언어가 되다시피 했어요. P: 지난 2월 12일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있는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담장 밖으로 (Over the fence)"라는 전시회를 가 보았어요. 거기서도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공중정원이 전시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 전시 기간 : 2022. 2. 9 ~ 2. 26(토) 오전 10시~오후 7시,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 장소: 2GIL29 Gallerry, 강남대로 158길 35 이길이구 빌딩 전시회 관련 기사: 회화작가와 플로리스트가 영감을 주고받아 창작한 작품 전시 G..

전시 2022.02.18

테일러 오브 파나마(The Tailor of Panama, 2001)

미군이 이라크 교도소에서 이라크 포로들을 학대하였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라크 전쟁에 대한 회의론과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공격계획"(Plan of Attack)이라는 책은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노려 전쟁을 감행했음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의 개전 명분, 즉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픽션에 불과했다고 한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군부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확증도 없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가정 하에 9·11 사건을 구실로..

영화 2022.02.18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1999)

오늘날 TV나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가 작중인물과 하나가 되어 간접체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를 보는 잠깐 동안이나마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한 요즈음에는 가상현실 속으로도 넘나들 수 있다. 그러므로 TV나 영화 드라마 속에서는 무수한 'If'의 답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 "내가 만일 백만장자라면 ······ " "내가 만일 여주인공(유명한 여자배우 ○○○)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다면 ······ " 이러한 가정법은 상상력의 날개를 타고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영화 (원제 "The Talented Mr. Ripley")는 그 가정법의 결말을 보여준다. 그렇지 않아도 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화제가 되었다. 알랭 들롱..

영화 2022.02.18

레인메이커(The Rainmaker, 1998)

IMF 체제하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분야의 전문변호사들은 여기저기 법률자문에 응하느라 寧日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신문보도에 의하면 변호사들이 對고객관계를 고려하여 대기업에 대립된 입장을 취하는 것은 극력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5대 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기업측 변호인은 진즉 진용이 갖추어졌으나 공정거래위원회를 대변할 변호사는 구할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개인변호사를 위촉했다는 것이다(한국일보 1998.12.29자 28면). 변호사도 일종의 비즈니스를 하는 이상 돈이 될 만한 사건을 맡아 열심히 하는 것을 흠잡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대기업과 유착되어 서민들의 정당한 권리주장을 짓밟는다면 이는 별개의 문제이다. 신참 변호사의..

영화 2022.02.18

시빌 액션(A Civil Action, 1998)

최근 들어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반대해 온 동강댐, 제주도 송악산 개발계획이 백지화되면서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과정을 지켜볼 때 지역개발을 서두르는 정부나 이윤을 앞세우는 대기업과 맞서 싸우는 환경운동은 보통의 열정만 가지고는 하기 어려운 것임을 직감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주민을 위하여 대기업과 환경소송을 벌이는 작은 로펌의 변호사 이야기를 그린 1998년작 (A Civil Action; '민사소송'이라는 뜻)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법률쟁송에 허덕이는 의뢰인들로부터 많은 돈을 받아내는 변호사도 자칫하면 파산할 수 있다는 점, 승소 여부가 불투명한 대형 민사소송은 그 자체가 막대한 투자를 요하는 벤처 사업이나 다름없다는 점..

영화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