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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Kooza (상자, 2018)

11월 23일 저녁 가족행사의 하나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잠실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서커스 ('상자'라는 뜻)를 보았다.우리 가족은 2007년 여름 내가 UCLA 방문교수로 가 있는 동안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태양의 서커스 쇼를 본 적이 있다. 미국자동차여행자협회(AAA)를 통해 쇼와 저녁식사 패키지 티켓을 사서 즐겁게 구경을 한 기억이 있다. 중식당 Jade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분수 쇼를 보면서 저녁식사를 할 때는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며늘아이는 어렵사리 라스베가스에 갔다가 그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 했다. 결혼 전에 태양의 서커스 쇼를 예약을 하고 갔는데 마침 그 전날 호텔 부근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모든 공연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서울..

공연 2022.02.20

해바라기(Sunflower, 1970)

2017년 6월 어느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청사 앞 시민운동장 한 켠에 한 무리의 해바라기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전에 못 보던 장면인데 . . ."오래 전 유럽 여행을 할 때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철로변에 끝없이 해바라기밭이 펼쳐져 있던 광경이 떠올랐다.소피아 로렌이 주연을 맡은 이태리 영화 (Sunflower, 1970)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줄거리아주 애절한 멜로디의 “해바라기” - 헨리 맨시니의 영화음악으로 더 유명한 동명의 영화 (이태리어 I girasoli)는 유명한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이 1970년에 만들었다. 제작 당시 소비에트 유니언(USSR)에서 처음 촬영한 서방영화로 화제를 모았다. 스토리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2차대전이 발발..

영화 2022.02.20

침묵(Silence, 2016)

다음은 2017년 6월 25일자 (사)남북물류포럼에 실린 필자의 시론이다. KOLOFO 칼럼 제364호. 2017. 6.25.*    *    *문재인 정부는 민간인의 대북접촉을 승인하는 식으로 북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UN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이유로 관련 단체들의 방북을 불허하고 있다.금강산 관광단지와 개성공단을 폐쇄하기는 쉬웠지만 이를 재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안타까운 것은 폐쇄 결정을 할 때 몇 년 후 정권이 바뀌면 이와 상반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당시 위정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계자들의 열망과는 달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단지의 문이 닫힌 채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

영화 2022.02.20

전북의 화가 이덕순 개인전(2016)

전라북도가 자랑하는 화가 이덕순 개인전이 2016년 1월 초 인사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그 부군이 우리 학교 이상정 교수님이시기에 1월 8일 하오 전북 출신 경희대 교수들이 신년교례회를 겸하여 전시회를 축하하기 위해 인사동에 모였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태두인 이상정 교수님은 2009년 「미술과 법」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책을 출간하신 바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오래 전부터 미술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서양화가 이덕순 화백의 부군으로서 미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 내지 외조(外助)의 동기가 크지 않으셨나 싶다. 물론 그 책의 표지 그림은 이덕순 화백의 "등나무 꽃"이었다. 이덕순 화백의 그림은 그가 여행한 곳의 풍물을 즉석에서 스케치하여 구상화 그림으..

전시 2022.02.20

하우스 콘서트 - 양평 미들음악회(2010)

하우스 콘서트에는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이 초청받아 연주했다는 White House Concert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양평 미들 음악회의 하우스 콘서트가 있다. 2010년 8월 경희대 International Scholar이신 호주 NSW대 그린리프 교수님이 서울에 오셨을 때 진기한 한국 체험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미들(미리 들어보는?) 음악회의 오거나이저인 선화예중의 신난희 선생님이 우리 내외와 그린리프 교수님을 "제22회 콘서트" 체임버 리사이틀에 초대해주셨다.  8월 27일 경기지방에 산발적으로 국지성 호우가 내려 걱정을 하였다. 왜냐하면 콘서트는 실내에서 열리지만 참석자들이 정원에서도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서울 곳곳에 장..

공연 2022.02.20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 1999)

연전에 세계적인 미남미녀 스타 부부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결혼 11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 그 무렵 개봉된 영화 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은 영화 속에서도 부부간의 성적 트러블을 어렵게 풀어나가는 부부로 열연했기에 영화 속의 이야기(fiction)가 현실(reality)로 나타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는 컴퓨터를 통하여 다양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심지어 섹스까지도 가상현실 속에서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다. 감정의 동요, 성병과 임신의 위험이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다 보니 컴퓨터 채팅을 못하게 막는 남편을 살해한 어느 주부처럼 허구와 환상, 가상현실을 혼동하는 사람들마저..

영화 2022.02.19

더블 크라임(Double Jeopardy, 1999)

여러 편의 영화를 보노라면 원작을 토대로 한 극의 전개(플롯)에 공을 들였는지, 시각효과(컴퓨터 그래픽 같은 비주얼 이펙트)에 신경을 쓴 것인지, 평범한 줄거리이지만 톱스타, 글래머 여자배우 등의 눈요기 거리에 역점을 둔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이 관객들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수작(秀作) 여부가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돈을 많이 들인 대작이라고 해서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를 연출하였던 브루스 베레스포드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은 의 여성 버전이라 할 정도로 예측가능한 스토리 전개에다, 지성적인 배우라고 소문난 애슐리 쥬드, 토미 리 존스를 출연시키고 간간히 시애틀과 뉴올리안즈의 관광명소를 눈요기로 보여준다. 한 마디로 쉽게 만든 것이 역력한 태작(駄作;..

영화 2022.02.19

하이 크라임(High Crimes, 2002)

2002년 여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아들이 병역을 면제받은 데 의혹이 있다는 '병풍'이 정치쟁점이 된 가운데 대통령 직속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에서는 허원근 일병이 고참사병의 우발적인 총격을 받고 사망하였다고 폭로하였다. 군대가 조직적으로 자살을 조작하고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어느 부모가 이런 군대에 귀한 자식을 보내려 하겠느냐며 야당 대통령 후보의 입장을 두둔하는 여론이 일기도 하였다.이미 사건이 발생한지 20년이 다된 터에 진실발견이 지난(至難)할 것임은 분명한데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여기에는 이해를 따지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함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허 일병 사건과 비슷한 헐리우드 영화가 국내 상영되어 아주 유..

영화 2022.02.19

꿈(Dreams, 1990)

매 학기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본의 문화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1990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은 구로사와 아키라(黑澤 明) 감독이 자신의 꿈에 관한 8개의 에피소드를 각각 15분 정도의 길이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입니다.옛날 미국에서 레이저 디스크를 구입한 뒤 종종 틀어보았던 영화인데 몇 장면에서는 아키라 감독의 꿈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특히 반 고흐를 다룬 에피소드는 나로 하여금 고흐 특유의 꿈틀거리는 브러시 터치를 이해하게 만든 수작이었습니다. 더욱이 괴기스럽기만 하던 그림을 속속들이 이해하게 된 것은 오직 아키라 감독 덕분이었지요.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동양의 영화감독이 세계 영화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무엇보다도 그가 평생 꿈꾸었던 美의 추구가 어..

영화 2022.02.19

아버지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Father, 1993)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1987년 6월 항쟁은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박종철 군의 사인 은폐조작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학생과 국민들의 대통령 직선제 개헌요구를 공권력으로 억누르려 했으나 박종철군 사건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6·29 선언으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리고 치안본부장을 비롯한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았다.무릇 집권세력은 체제유지를 위해 개인의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민주화가 앞선 선진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993년 영국에서도 무고한 시민을 죄인으로 몰아 억울하게 15년간이나 옥살이를 시킨 경찰 간부들이 재판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영국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 사건의 전말은 피해자 주인공의 회고록(Proved ..

영화 2022.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