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45

예술과 외설 사이

학교 홈페이지와 다음 블로그에 단편적으로 올려놓았던 영화와 공연 기사에 대한 검색과 방문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것을 알았다. 주지하다시피 Google Search가 어려운 이들 사이트는 검색의 용이성, 프로모션 효과 면에서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앞서 말한 대로 영화와 공연, 전시회에 관한 콘텐츠를 지인이 추천해준 Tistory로 옮기는 아주 단순반복적(boring)인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공개발행 기사는 하루 15개로 제한되어 이전(移轉)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던 차에 뜻밖에 ‘로그인 이용제한’ 경고를 받았다. 이유를 알아보니 바로 전날 올린 영화 에 나오는 한 장면의 스틸 사진이 ‘음란’ 청소년유해물로 문제가 된 모양이었다. 문제의 신은 스위스 호텔에 투숙 중인 두 노인이 구내 스파의 온탕 안에 몸을..

Talks 2022.02.28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 은퇴 후의 감상소감

APTV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방송에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 를 재방영하는 것을 보았다.전에 이 영화의 감상평을 쓴 적도 있어서 등장인물의 상호관계, 스토리는 대강 알고 있지만 미심쩍은 대목이 여럿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주의해서 보게 되었다. 첫째는 주인공 처크 놀랜드가 절망한 나머지 산에 올라가 목 매달고 죽으려 하다가 다시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데 그 계기가 무엇이었나 하는 것이었다.그 다음으로는 천신만고 끝에 귀중해보이는 서류상자 하나를 들고 와서 텍사스 랜치의 수신인 집 앞에 두고 오는데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궁금하였다.끝으로 마지막 장면에 상당한 시퀀스가 지속되는 십자 교차로에서 만난 여인과는 어떠한 관계가 맺어질까 하는 점이었다.  처음 영화..

영화 2022.02.28

아름다운 시와 노랫말의 번역

최근 기생충>, 오징어게임> 같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BTS 밴드 등 ‘한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여세를 몰아 그동안 관심 밖이었던 한국 시(詩)에 대해서도 글로벌한 조명과 평가를 받을 때가 되었다고 본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의 번역은 노벨상 같은 국제적인 상(賞)을 염두에 두고 특정 시인의 시를 대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것 말고도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는 시가 얼마나 많은가!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아름다운 시가(詩歌)에 대해 정확하고 문학적인 번역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소설에 비해 순위가 밀렸던 시(詩)에 대해서도 누구 할 것 없이 번역에 나설 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문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눈에 띄는 대..

Talks 2022.02.28

더 디그 (The Dig, 2021)

G: 코로나 거리두기로 영화관에 가긴 어렵지만 그래도 볼만한 화제작을 한두 편 추천해주세요.P: 요즘 열성 게이머들은 대형화면과 음향효과를 즐기러 영화관에 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영화관에 가는 이유가 있잖습니까? 동반자와 상의하여 예매를 하고 시간에 맞춰 먹고 마실 것을 챙겨 입장할 때의 짜릿함과 설레임. 그리고 화면 가득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과 그에 몰입하게 만드는 음향효과 -- 이런 것들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지요. 코로나 때문에 이걸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상미와 감동적인 스토리가 큰 여운을 남기는 최신작 몇 편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별도 표시가 없는 사진의 출처는 Netflix임  G: 네, 저도 영화관에 가서 디즈니와 픽사가..

영화 2022.02.28

존 다운랜드 뮤비(John Downland MV)

영국의 존 다운랜드(John Downland, 1563~1626)는 셰익스피어와 함께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대에 살았던 류트 연주가, 작곡가, 음유시인이었다. 서양의 바로크 시대와 겹치는 영국 르네상스 古음악 시대의 궁정음악가였다. 그의 대표곡 "흘러라 나의 눈물이여(Flow My Tears)"는 스팅의 노래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우연찮게 그의 또 다른 곡 "나의 비탄이 열정을 움직일 수 있다면(If My Complaints Could Passions Move)"을 비올라 연주로 들어본 후에는 묘한 감동을 받았다. 그것은 Complaints(뭔가 잘못된 것을 불평하고 호소하는 것)와 Passions(열정과 의욕)의 인상(impression)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만, 첫 줄의 영어 문장에서 동사와..

공연 2022.02.28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 2021)

G: 오늘은 영화 이야기부터 하자고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그 사이 무슨 특별한 영화를 보셨나요?P: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에 관한 정보를 찾는 분이 의외로 많은 것을 알고[1]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전공했던 법(法)과 관련이 있는 영화가 11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기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사항을 귀띔해드리려고 합니다.  G: 무슨 영화인데요?P: 아직 국내에 영화평도 별로 나오지 않은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라고. 번역하자면 '산골 촌놈의 슬픈 노래'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엊그제 2시간짜리 영화를 이틀에 나누어 보았는데요, 집콕하면서 영화에 빠지지 않도록 시청 시간을 스스로 제한한 면도 있지만, 영화의 내용이 너무 암울하여 "세상에 어찌 이런 엄마가..

영화 2022.02.28

시크릿 가든과 명상음악

북구의 혼성 그룹 '시크릿 가든'의 앨범을 들으며 명상음악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시크릿 가든은 노르웨이의 작곡가 롤프 뢰블란(Rolf Løvland)와 아일랜드 태생의 바이얼리니스트 피오뉼라 셰리(Fionnuala Sherry)를 주축으로 한 그룹이다.[1] 우리나라에서 특히 가을철 국민가곡이 되다시피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시크릿 가든이 본래 "Serenade to Spring"(봄의 소야곡)으로 발표한 곡을 성악가 김동규 씨가 개사를 하여 우리의 애창곡이 된 것이다. 또 시크릿 가든의 "You Raise Me Up"은 찬송가처럼 불리기도 한다. 2005년 10월 시크릿 가든의 서울 공연 때 아일랜드의 유명한 시에 곡을 붙였다는 설명과 함께 직접 연주를 들었..

공연 2022.02.28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2021)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Encounters between Korean Art and Literature in the Modern Age, 2021. 2. 4 ~ 5.30)를 보러 갔다. 언론 보도나 전시를 보고 온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보면 1920년대 이후 국내 화가들의 활동을 문학에 접목시킨 아주 참신한 기획이라고 해서 코로나19를 무릅쓰고 찾아간 것이다. 봄비가 내리는 화요일 오후 고궁은 고즈넉했으나 석조전 오른편의 미술관 입구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정 인원만 시간제로 입장시키고 있었다. 미리 예약한 사람과 밖에서 대기표를 받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렸다.[1] 전시실로 들어가보니 일제 강점기였던 1920~40..

전시 2022.02.28

반 고흐 "아몬드 꽃"(2021)

'꿩 대신 닭'이라고 미국 서부에서도 'Like-벚꽃' 구경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물론 'Real-벚꽃' 구경은 워싱턴 DC 포토맥 강변에서 할 수 있다. LA에 사시는 형님이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 CA)의 아몬드 농장에 다녀왔다며 아몬드 꽃이 만발한 사진을 여러 장 보내오셨다. 우리가 좋아하는 벚꽃동산 못지 않았다. 지금 이맘 때면 한창인 섬진강 매화축제가 금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초봄에 군락을 이루고 하얗게 꽃이 피는 매화나무, 벚나무 단지는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땅콩 이상으로 즐겨 먹는 아몬드는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일대의 농장에서 재배하는 것들이다. 2007년 LA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면서 5번 프리웨이 양 옆으로 한 없이 ..

전시 2022.02.21

기타 듀오의 드뷔시 "달빛"(2021)

G: 4월 27일 밤에는 금년에 가장 큰 핑크빛 슈퍼문이 떴다고 하죠. 서울에선 구름이 낮게 깔리고 빗방울까지 떨어져 볼 순 없었지만요…… P: TV 뉴스 시간에 이스탄불 등 세계 각지의 보름달 뜨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저는 오늘 오전에 이미 음악으로 달빛을 감상하고 황홀경에 빠졌답니다. 오전에 KBS 1FM에서 우리나라의 세계 정상급 기타리스트 박지형과 김진세 듀오가 드뷔시의 달빛(Claire de Lune)을 라이브로 들려주었거든요. 조성진의 YouTube 피아노 연주도 유명하지만 기타 듀오 연주는 처음 접했는데 눈을 감고 감상하니 정말로 달빛 아래 길을 거니는 느낌이 들었어요. G: 저도 그 느낌을 알 것 같습니다. 달빛이 눈부시지 않고 시선이 가는 곳의 사물을 부드럽게 감싸줄테니까요. P: 기타..

공연 2022.02.21